기사 메일전송

두나무, 우리 시대 '성공한 오디세이' 될 수 있을까... NTF·메타버스 관심↑

- 창업 10년만에 재계 44위 등극...가상자산 '거품' 꺼지며 도전 맞아

- NFT, 메타버스 이어 ESG 경영 나서

  • 기사등록 2022-11-11 17:45:41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이상협 기자]

두나무는 우리 시대 '성공한 오디세이'가 될 수 있을까. 


오디세우스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 주인공이다. 그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해 영웅이 되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쳐 갖가지 고난을 겪는다. 천신만고 끝에 고향에 도착해보니 그의 아내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구혼자들이 나서고 있고 그의 아들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오디세우스는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결국 승리한다. 


단 한 줄로 요약하면 '고진감래(苦盡甘來)'. 


◆창업 10년만에 재계 44위... 재계 '혜성' 등장


두나무(대표이사 이석우)는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의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44위를 기록하며 한국 재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2년 설립돼 불과 10년만에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이다. 수십년 업력을 가진 한국타이어(46위), 태광그룹(48위), 동원그룹(51위)은 물론이고 '유통 공룡' 쿠팡(53위)을 일거에 뛰어넘는 순위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나무는 대기업 집단 후보에도 끼지 못했다.


'구혼자들을 죽이는 오디세우스'. 1812년 제작. 

성공 비결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를 주력 비즈니스로 '베팅'했고 이것이 먹혀든 것으로 요약된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목마'로 일거에 승리를 거둔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여기까지가 성공 스토리이다. 올해들어 두나무에 '고난'이 닥치고 있다. 가상자산 열풍이 순식간에 꺼지면서 두나무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두나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7850억원, 영업이익 5661억원, 당기순이익 17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61.3%, 69.7%, 88.2% 급감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돼 거래 수수료 매출액에 편중된 수익구조가 그대로 영향을 받았다. 두나무의 거래플랫폼을 통한 수수료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773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98.5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나무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두나무 사업보고서]

또, 업비트 거래수수료로 수취해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평가손실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그간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하며 수익성이 대폭 올랐으나,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가 터지고, 글로벌 기준 금리 인상 등으로 악재가 겹쳐 전년동기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두나무 (공정)자산총액은 8조6808억원으로, 지난해 말 자산총액(10조8225억원) 대비 약 20%(2조1417억원) 감소했다. 공정위 대기업집단 순위는 60위쯤으로 내려갔다. 자산총액 5조원 미만이 되면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된다.  


◆가상자산 '거품' 꺼지며 도전 맞아... NFT, 메타버스 론칭 


두나무는 이같은 도전 극복을 위해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돌파구는 NFT(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메타버스, 블록체인으로 요약된다. 


두나무는 지난해 11월 컨텐츠기반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 NFT 베타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어 지난 3월 업비트 앱에 업비트 NFT 기능을 추가했다. 지난 7월 두나무, 네이버, 라운드원 스튜디오로 구성된 두나무 컨소시엄이 ‘KBO(한국야구위원회) NFT 디지털 사업’의 단독 공식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NFT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달 9일 한글날 기념 ‘문자도 ㅎ’ NFT를 출시하며 NFT 발행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9일 두나무와 안상수 디자이너가 선보인 NFT '문자도 ㅎ'. [이미지=두나무]

또, 지난해 11월 '세컨블록'을 론칭했다. 세컨블록은 국내 최초로 화상 채팅 기능을 결합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세컨블록은 가상의 공간인 '블록'을 직접 생성해 모임, 강의, 재택근무 등을 할 수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과 연계해 강연, 전시회, 콘서트 등을 진행하는 등 물리적 한계를 넘어 화상 채팅 기능으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낮춰 현실 확장성을 높였다. 두나무는 향후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로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정교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세컨블록은 지난 7월 주식회사 텐덤의 커리어 관리 플랫폼 ‘커리어월렛’과 오픈 커리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취업준비생 지원 행사로, 취업 특강, 면접상담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코로나19, 경제 위기로 심화된 청년 취업난에 일자리 정보 인프라를 제공하고, 진로상담 등 소통의 장을 메타버스를 활용해 마련한 것이다. 이 행사는 두나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과도 연관이 깊다.


◆ESG 경영위원회 출범... 비즈니스 변화 대응 관심↑

 

두나무의 이같은 새 도전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두나무가 이제부터 보여주는 전략과 행보가 향후 생존과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나무의 지금까지의 성공은 '운'(fortune)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두나무가 영속기업(Going concern)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인 가는 이제부터 얼마나 적절하고 순발력있게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비즈니스 역사를 돌이켜보면 혜성처럼 반짝 떴다가 순식간에 명멸한 기업이 숱하게 널려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가깝게는 STX가 그렇고 멀리는 율산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반짝 떴다가 명멸한 기업의 몰락 원인을 분석해보면 비즈니스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거나 경영자의 오판 혹은 자만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S&P 조사에 따르면 1950년대 글로벌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45년이었지만 최근 10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15년에 불과하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잘 나가던 기업이 몰락하는 순서를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원칙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생명이 끝나는 단계'로 요약하고 있다. 

  

두나무는 신사업에 이어 ESG로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나무는 오는 2024년까지 ESG 경영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선언하고 지난 4월 지속가능경영 강화를 위해 ESG 경영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ESG 경영위원회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이석우 대표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는 블록체인·핀테크 전문기업 중 ESG경영위원회를 설립한 것은 국내 최초이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두나무의 송치형(왼쪽) 의장, 이석우 대표이사. [사진=두나무]

두나무는 청년을 위한 ESG 활동으로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유망 스타트업 육성, 지방∙IT(정보기술) 인재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 신성장 미래산업에 투자를 통해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계획이다.  



tkdguq0423@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2-11-11 17:45:4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