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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적자에도 길게 본다...'신약 R&D' 승부 거는 이유 - 올해 상반기 제약사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2위… - 윤웅섭 회장, "멀리 보고 신약으로 승부해야"
  • 기사등록 2021-11-21 16: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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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이러다 회사에 무슨 일 닥치는 거 아닙니까. 연구개발도 좋지만 수익성도 고려해야지요."


3년째 적자에도 신약 연구개발(R&D)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일동제약(대표이사 윤웅섭)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제약사는 신약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영업이나 광고로 제약사가 이익을 내는 시대는 갔다"며 신약 개발을 밀어 부치고 있는 일동제약의 향후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2위(17.60%)... "제약사는 약(藥)으로 승부해야"


'아로나민'으로 잘 알려진 일동제약은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2위를 기록했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결과 일동제약은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 484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17.61%에 해당한다. 1위 셀트리온이 바이오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동제약은 전통 제약사 가운데 사실상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한 셈이다.  


30대 제약바이오주 2021년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순위. 단위 억원, %. 시총 순위는 O일 기준. [자료=버핏연구소]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를 살펴보면 483억원(2017년)→546억원(2018년)→574억원(2019년)→786억원(2020년)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액 대비 20% 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 5년 일동제약 연구개발비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일동제약은 2016년부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두 자리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2016년 연구개발비는 212억원으로 매출액의 10.5%를 차지했다. 이후 2019년까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 10~11%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78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4%로 크게 늘었다. 매출액도 2016년 2000억원대에서 2018년부터 5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최근 5년 일동제약 영업손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 기간 수익성은 악화됐다. 연구개발비 증가세가 매출액 증가세보다 가팔랐기 때문이다. 제약사의 재무제표에서 연구개발비는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에 속하기 때문에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면 영업이익은 감소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영업손실 22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보니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일동제약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 증권]

◆당뇨병 독일 임상 1상 착수... "되는 것에 집중, 안되는 것 빨리 포기"


일동제약이 이같은 '계획된 손실'을 밀어 부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신약개발'이다.


성과는 언제쯤 빛을 볼 수 있을까?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전략은 ‘Quick Win, Fast Fail’로 요약된다. 우리 말로 하면 '성과가 나는 것들만 가져가고, 안되는 것들은 빠르게 포기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초기에 많은 파이프라인을 투입해 빠르게 탐색을 진행하고 그 중에 임상적 POC(Proof Of Concept, 전임상 개념검증)가 확인된 물질들만 본격적인 허가 및 임상 단계에 들어가는 전략이다. 


일동제약은 현재 1개의 파이프라인(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IDG16177)이 독일에서 임상 1상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 IDG16177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에 1건의 미국 임상 1상(NASH) IND 신청이 예정돼 있다. 상상인증권은 "향후 일동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이 진전될 경우 시장에서 일동제약은 전통 제약사에서 신약 개발사로 관점이 달라질 것"이라며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2건을 보유한 제약사의 시가총액이 3000억원대인 것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당뇨병 치료제 외에 일동제약은 안(眼) 질환 치료제, NASH 치료제 등을 포함해 10건의 R&D 파이프라인을 진행하고 있다. 녹내장 치료제와 ARDS 치료제를 포함한 6종은 현재 임상 전 단계에 있고 당뇨병 치료제 ID11052와 지난해 개발을 시작한 위식도 질환 치료제 등 2건은 탐색 단계에 있다. 


현재의 일동제약이 2010년대 초반 H제약사를 연상케한다는 시각도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H제약사가 연구개발에 돈을 쏟아 붓다가 2010년대 초반 부도가 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결국 오너가 밀어 부쳐 '죽음의 계곡'을 넘자 지금의 톱 제약사로 등극했다"고 회고했다.


서울 서초구 일동제약 본사 전경. [사진=일동제약]

이러한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다수의 파이프라인 확보, 전문가 영입,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데 일동제약은 전문 바이오기업과 협력하며 전략적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인 아보메드와 지난 1월 신약 R&D 제휴 및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10월에는 신약 공동개발 협약을 맺어 저분자 화합물을 활용한 표적치료제 등 유망 분야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협력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신약개발전문회사 아이리드비엠에스(대표이사 이윤석)에 1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윤웅섭 대표, "멀리 보고 경쟁력 확보해야"  


제약업계에서 일동제약처럼 영업이익을 내다가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적자로 전환된 사례는 흔치 않다. 적자를 감수하고 연구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전략은 전문 경영인은 엄두 내기 어렵다. 


이같은 전략은 '오너 3세' 윤웅섭 대표이사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윤 대표는 윤용구(1908~1993) 일동제약 창업주의 손자이다. 윤용구 창업주는 경성약학전문학교를 졸업한 1세대 약사로 국내 최초 유산균 영양제 비오비타를 개발했다. 


윤 대표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미국 조지아주립대 회계학 석사를 졸업하고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CEO를 맡고 있다. 윤 대표는 "당장의 실적보다도 새로운 사업 분야를 찾고 제약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제약사가 살아남는 길"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사진=일동제약] 

윤 대표는 사업 다각화도 이끌고 있다.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전문의약품에서 제품군 변화를 추진했다. 항생제와 위장약 뿐 아니라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과 출시에도 앞장섰다. 2017년 온라인 의약품판매 사이트 ‘일동샵’을 만들어 온라인 유통체제를 구축하면서 신규 거래처를 포함해 1만3000여개의 약국을 회원으로 확보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신약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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