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한 상황에서 양질의 주거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가 바로 그것.
토론회를 주최한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전문가들은 한자리에 모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주택 공급 체계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복기왕(앞줄 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건설업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 공공 중심 공급 한계…“지속가능한 민간 역할 확대”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토론회 시작에 앞서 회의를 주최한 국회의원들의 축사 및 인사말이 진행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떤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주택공급 활성화 정책에 맞는지 조금이라도 공통 분모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꽉 막혀 있는 주택 공급의 활로를 여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형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진보 정부는 규제를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논의한다는 프레임이 있는데 반드시 그렇진 않다”며 “여야 상관없이 시장을 안정시키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주택을 공급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 중심의 공급 망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라며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급 체계를 마련해야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들의 인사말도 이어졌다.
김재식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800곳을 넘는 건설사가 폐업했다는 소식은 건설업계의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낸다”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논의된 의견들이 주택 공급 활성화의 실질적인 해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민간임대 감소세 뚜렷…사업성·보증제도 개선 요구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첫 발제는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라는 주제로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이 맡았다.
먼저 김 실장은 민간임대주택 공급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역설했다. 민간임대주택의 공급은 공공주도 공급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주택시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서민과 중산층에 안정적인 거주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임대주택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는 지속적인 공급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민간임대주택은 청년 세대 주거불안 해소, 저출산, 고령화 문제 완화 등에 효과적인 방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임대주택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김 실장이 임대주택 통계를 재분석해 낸 자료에 따르면 민간임대주택 공급량은 202년 153.3만호에서, 2024년 134.9만호로 줄어들었다. 민간 임대사업자 수 역시 2020년 38만명에서 2024년 23만명으로 39% 하락했다.
등록민간임대주택의 감소 원인으로 주택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각종 규제 등을 꼽았다.
김 실장은 등록민간임대주택 공급물량 확대로 공공임대 공급효과를 높이고 임차인 주거안정에 기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정책으로는 △임대보증제도 적정화 △유동성 지원 강화 △민간임대주택 건설기반 조성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자 육성 등을 제언했다.
김정섭 울산과학기술원 교수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다음 발제자로는 김정섭 울산과학기술원 교수가 나섰다. 그는 ‘민간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비사업 현황 주택 공급 실태를 진단했다.
김 교수는 주택 공급의 핵심 수단으로 정비사업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정비사업 통계에 따르면 정비사업을 통해 46만 호 이상이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순공급 증가량 10만 호를 상회하는 수치다.
그는 민간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를 위해 4P 정비사업 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4P 정비사업 구축 모델이란 Public(지방정부/공기업), Private(조합/시공사), People Partnership(지역사회/주민)을 주축으로 한 정책 추진 모델로, 공공과 민간, 주민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사업성을 확보하면서도 공공성을 균형 있게 담보하겠다는 취지다.
◆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도 늘려야…정부 “제도 보완 검토”
이창무(가운데)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토론을 이끌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토론 발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논의를 이끌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상무는 조합에 대한 사업성 개선 논의가 필수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는 사업 속도, 인허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책 방향을 사업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공공기여에 대한 기부채납의 운영이 지자체별로 달라 일관된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본부장은 “민간 임대 같은 경우에는 임대 의무 기간이 2분의 1을 경과했을 때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해서 분양 전환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 제도는 시장의 가격 결정 조건과 분양 시기 등에 대한 부담을 민간에 맡김으로써 여러 문제들이 해소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의 공급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사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역세권과 업무 중심지에 입지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제도적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신축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세제 혜택이 2027년까지 연장됐지만, 금융·규제 측면의 부담이 공급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위원은 “투기적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향후 4년간 오피스텔 공급이 연평균 7000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오피스텔 공급을 현실적인 차선책으로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미숙 연합뉴스 부장은 “비 아파트 주택 시장에서 보증 문턱이 높아 사업상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가 많지만, 전세 사기의 위험때문에 보증 기준을 낮추기에는 딜레마가 있다”며 “역전세난으로부터 임차인을 지키고 비 아파트 공급도 활성화할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제언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태 국토부 민간임대정책과장은 “오늘 특히 보증과 관련한 논의가 많이 이뤄졌다”며 “임대보증금 반환 제도 개선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육성하기 위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같은 제도 활용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조민우 국토부 주택정비정책과장은 “현재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데, 시행령 등 부차적인 절차를 고려하면 본회의 통과가 시급한 시점”이라며 “국회에서 많이 신경을 써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