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SV 예방 항체 개발을 위한 글로벌 펀딩을 확보하며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미국 처방이 급증하며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였다. 경보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산시설 실사를 통과하며 글로벌 의약품 생산 경쟁력을 입증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RSV 예방항체 개발 펀딩 확보…임상 1b상 가속
SK바이오사이언스 CI(왼쪽). 라이트재단 CI(오른쪽). [이미지=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대표이사 안재용)는 라이트재단(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과 펀딩 계약을 체결하고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 단일클론항체 후보물질 ‘RSM01’ 개발을 위한 임상 비용을 지원받는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지원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총 40억원 규모로, 회사는 이를 임상 1b상 진행에 투입할 계획이다.
RSM01은 앞서 미국 게이츠 MRI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도입한 후보물질이다. 해당 항체는 미국 바이오기업 아디맙(Adimab)이 게이츠 MRI와 협력해 설계했으며, 초기 연구와 임상 1a상까지는 게이츠 MRI가 수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단계부터 임상 개발은 물론 공정 개발과 상업화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선진국 시장 진출과 함께 저개발국 공급도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업화를 추진하고,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해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 셀트리온 ‘짐펜트라’, 美 처방 급증…성장 국면 진입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제품. [이미지=셀트리온]
셀트리온(대표이사 기우성 김형기 서진석)도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같은 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가 미국에서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기준 월간 처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늘었고, 출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월 처방 규모는 지난해 1분기 전체 처방량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 지표 역시 확대 흐름을 보였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 도소매 유통채널에 공급된 짐펜트라 출하량은 1년 전보다 약 3.5배 증가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출하 증가가 실제 처방 확대와 맞물려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수요가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셀트리온의 ‘3P 전략’이 꼽힌다. 의료진(Provider), 보험자(Payer), 환자(Patient)를 동시에 겨냥한 영업과 마케팅 전략이 보험 커버리지 확대와 처방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를 포함한 보험사와 계약을 맺으며 전체 보험 시장의 90% 이상에 해당하는 환급 커버리지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 경보제약, 아산공장 FDA 실사 통과…cGMP 관리체계 확인
경보제약 본사 전경. [사진=종근당]
경보제약(대표이사 김태영)은 생산 경쟁력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 경보제약은 FDA가 충남 아산공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 실사에서 ‘VAI(Voluntary Action Indicated)’ 판정을 받아 실사를 통과했다고 18일 밝혔다. VAI는 일부 보완 사항은 있으나 제품 품질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로, 별도 규제 조치 없이 개선을 이어갈 수 있는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실사는 미국 시장 공급을 앞둔 5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세프토비프롤’과 면역조절 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FDA는 제조공정, 품질관리 시스템, 원자재 운영 등 전반적인 cGMP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들을 두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방식이 한층 다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약 및 바이오 후보물질 임상 개발, 해외 시장 처방 확대, 글로벌 규제기관 실사 통과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단순 기술 수출을 넘어 개발과 판매, 생산 전 영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