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예린 문화평론가·출판마케터·비평연대] 2025년이 이제 정말 하루 남았다. 이런 일 저런 일로 고생 많았던 올 한 해도 꾸역꾸역 흘러가서 벌써 새로운 해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올해는 좀 글렀지만 내년엔 정말 좀 달라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많은 목표들을 떠올려 보곤 한다. 매일 30분은 운동하기, 아침에 일어나면 물 한 잔 마시며 하루 시작하기, 재테크 공부 시작하기 등등.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목표들을 언제 봤나 더듬어 보니 작년 이맘때, 재작년 이맘때, 그렇게 추억을 거슬러 올라가고야 만다. 해가 지나도 목표가 변하지 않는다는 건 실천에 실패했단 뜻이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정말 달라진 나를 만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방법은 간단하다고 이 책은 말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 것.”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조세프 응우옌 지음, 박영준 옮김, 서삼독. [이미지=알라딘]
광고 속 한 장면처럼 “야, 너두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도 모자랄 것 같은데, 모든 것을 믿지 말라니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일까? 자신을 의심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당신의 ‘생각’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출근길 버스를 놓쳤다고 생각해 보자.
버스를 놓친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에이, 가뜩이나 출근하기 싫은데 버스도 놓치고 오늘은 운이 나쁘네.” 사실 버스를 놓친 것과 오늘의 운은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운이 나쁘다’라는 생각은 당신의 판단이다. 이 사소한 판단 하나가 더해지자, 오묘하게 더 기분이 나빠지고, 오늘 하루 뭔가 해야 할 때면 마음 한편이 계속 찜찜해지고 잘 안 풀릴 것 같아 불안해진다. 즉, 생각이 개입하면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출발하는 원리인 것이다. 그렇기에 책은 자연스레 드는 생각을 믿지 말라고 말한다.
생각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행하는 뭔가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지는 어떤 것을 가리키는 ‘명사’입니다. 반면 사고는 우리가 행하는 특정한 행동을 일컫는 ‘동사’입니다. 사고는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_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중에서
그러니 새해를 좀 다르게 보내고 싶다면, 우선 내가 내 생각에 좌우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어색하고도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원래 하던 대로 행동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부정적 감정이 떠올랐을 때 하나하나 의미를 따지고 곱씹으면서 자리에 앉아 뭉개고 있어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멈춰서(Pause), 스스로에게 이 생각이 정말 나를 평안하게 만들어주는지 묻고(Ask), 생각하지 않기를 선택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Understand), 곱씹어 생각할수록 괴로워진다고 말하고(Say), 아무 생각 없이 현재를 느끼기(Experience)를 권한다. 일명, 멈추기(PAUSE) 권법이다. 걱정이 많아 차일피일 미뤘는데 일단 힘 빼고 시작해 보니 어떻게든 해결되었던 적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를 좀 더 긍정적으로 경험하는 습관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피아노에 잘못된 건반이 없듯이 우리가 삶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에도 ‘잘못된’ 결정은 없습니다. 단지 저마다 다른 삶의 경로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느 길을 선택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겁니다. _ 책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중에서
그럼에도 여전히 내가 바르게 나아가고 있는 게 맞는지 불안을 완벽히 털어낼 수 없는 날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혹 내가 생각하기를 포기해서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의심이 들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스스로의 직관을 믿어보자. 여기서 말하는 직관은 생각과는 다르다. ‘속이 후련한 느낌을 선사하면서도 가장 소중한 가치와 일치하는 쪽’을 고르게 도와주는 감각이다. 만약 마음이 기우는 쪽이 당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면 그건 직관이 아닌 생각의 방해이니 넘어가지 말 것. 직관은 역사 속 지혜로운 현자나, 누구보다 세상살이에 바삭한 라이프 코치보다도 당신에게 맞는 길을 잘 알려줄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삶을 살아간다면 자신을 무한한 가능성에서 차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_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중에서
새해에 들어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마음속에 꼭 품고 갔으면 하는 문장이다.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결과를 두려워하며 제자리에 맴돌지 말고, 일단 저지르고 무엇 하나라도 얻어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자꾸만 나의 가능성을 한계 짓는 생각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새로운 나를 만나는 데 주저하지 말자. 그렇다면 다가오는 2026년에는 분명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고통받으며 흐지부지 사는 삶이 아닌, 흔들리지 않고 줏대 있게 나만의 삶을 개척할 수 있을 테다. 그렇게 붉은 말처럼 나의 길로 기운 좋게 달려 나가길 바란다.
황예린 문화평론가·출판마케터·비평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