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재 정지훈 기자
'일요일에도 일해서 열 받는 중' 지난달 31일 오전 7시 30분 마포구 평화공원 평화광장.
등판에 '일요일에도 일해서 열 받는 중'이란 문구를 붙인 스태프들이 곳곳을 분주히 돌아다녔다. 이들이 황금 같은 일요일에 일하면서 열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설레임RUN' 때문이다. 2025 설레임런은 ‘열 받는 러닝대회’을 콘셉트로 한 이색 스포츠 행사다. 설레임런은 달리기로 인해 체온이 오르는 상태와 감정적으로 들뜨고 흥분된 상태를 함께 의미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몸과 마음이 열 받는 순간을 이겨내는 ‘이열치열’ 이색 러닝인 셈이다. 얼마나 열 받는지 알기 위해 일요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기자들이 직접 가봤다.
설레임RUN에서 제공한 레이스 킷(KIT). 설레임 COOLISH 티셔츠, 배번호, 헤어밴드, 설레임 가방, 달바 선 에이징 엠플 등이 들어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열 받기 전 예열하기...먹고, 뽑고, 잡고
행사장에서 사람들이 줄을 가장 길게 서있던 곳은 '설레임 쿨-렛'이었다. 설레임의 '쿨'한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는 설레임쿨링티슈, 설레임부채, 설레임쿨링백이 룰렛 상품으로 준비돼 있었다.
취재진은 물품보관소 앞에서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설레임 밀크맛과 올여름 신상 제품인 설레임 말차맛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고 설레는 마음으로 대기 줄에 합류했다.
기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설레임 쿨-렛'을 돌리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설레이는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1등 상품인 쿨링백에 당첨됐다. 하지만 이미 물품보관소에 짐을 다 맡겨버린 상태. 쿨링백을 맡기기 위해 또 다시 물품보관소에 갔다올 생각을 하니 가쁨은 잠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설레임RUN' 후원사인 엔젤리너스 부스도 다녀왔다. 이곳에서는 공잡기를 통해, 커피와 아이스티 한잔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었다. 색깔이 있는 공은 추가 상품을 받을 수 있어 본 기자도 색깔 있는 공을 잡으려 열심히 손을 휘적였다. 허나 손에 잡힌 건 하얀색 공이였다. 씁쓸한 기분과 씁쓸한 아메리카노는 기자의 마음을 더 열 받게 했다.
기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엔젤리너스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이외에도 신일전자, 아미노맥스 등 여러 후원사의 즐길 거리와 포토존 등도 '설레임RUN' 시작 전 행사장의 열기를 더했다.
참가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 설치된 설레임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설레임RUN 코스 완주기...‘열오르→약오르→뛸수없→복불복→설레임’
설레임RUN은 세 그룹으로 나누어서 러닝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춰 △달리면서 열 받는 그룹 △뛰다 걷다 열받는 그룹 △걷다가 열받는 그룹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취재진은 달리면서 열 받는 그룹에서 설레임RUN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윽고 '설레임 Coolish'라고 써진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이 고개를 좌우로 스트레칭하며 출발선 앞에 섰다.
'5, 4, 3, 2, 1, 출발!'
참가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설레임RUN' 마라톤을 출발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쉬지 않고 완주하겠다는 다짐으로 뜨거운 햇살을 이겨내며 뛰다보니, 설레임RUN의 첫번째 이벤트 '열오르 ZONE'이 취재진을 맞이했다.
열오르 ZONE은 맨발로 10m 길이의 파란색 지압판 위를 걷는 코스다. 열오르 ZONE에서는 참가자들의 '아악'하는 비명소리가 사방에서 끊이지 않았다. 기자도 신발끈을 하나하나 풀고 발바닥에서 전두엽까지 전달되는 찌릿찌릿한 자극을 몸소 체험하니 저절로 '으악' 소리가 재생됐다.
참가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설레임RUN' 첫 번째 코스 '열오르 ZonE'에서 지압판 코스를 통과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지압 판으로 한껏 '열'이 오른 상태에서 두 번째 코스 '약오르 ZONE'에 도착했다. 이 ZONE은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스태프들이 물총세례로 참가자들을 약 올리는 코스다.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가니 스태프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 집중사격을 당했다. 심지어 하이파이브를 하는 척 하면서 갑자기 물총을 뿌리는 스태프도 있었다. 안 그래도 덥고 힘든데 물총까지 맞으니 정말 약이 올랐다.
기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설레임RUN' 스태프에게 물총 세례를 맞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약오르 ZONE을 지나 2㎞지점에 도달하니 갑자기 악 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뛰지 않습니다! 천천히 걷습니다!"
칼날처럼 단호한 목소리에 기자는 자동적으로 정자세를 유지하며 달리던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빨간색에 'Ranger' 마크가 그려진 모자를 쓴 유격 조교들이 있었다. 군대에서 봤던 유격 조교들이 여기에는 왜 있을까.
뛸수없 ZONE은 뛰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오직 경보로만 진행해야 해서 참가자들의 열을 배로 올리는 코스다.
설레임RUN의 세 번째 코스인 '뛸수없ZonE'에서 조교가 참가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뛸수없 ZONE에서 걷다가 다시 뛰다보니 페이스가 무너져 내리면서 다리가 무거워지는게 실시간으로 체감됐다. 무더운 날씨에 목도 말라질 때쯤, 네 번째 코스인 '복불복 ZONE'이 나타났다. 복불복 ZONE에서는 시원한 물과 미지근한 물이 무작위로 제공돼 참가자들의 '열'을 증폭시키는 코스다.
분명 설명에는 시원한 물과 미지근한 물이 섞여있다고 했지만 기자는 이미 '열'이 바짝 올라서 모든 물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기획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열'을 오히려 식힐 수 있는 기회였다.
기자가 설레임RUN의 네 번째 코스인 '복불복ZonE'을 지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복불복 ZONE에서 열을 식히면서 힘을 얻어 남은 절반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기자가 설레임RUN을 완주하며 기뻐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코스 말미에는 꽁꽁 얼은 설레임을 먹을 수 있는 '설레임 ZONE'이 준비돼 있었다. 기자는 차가운 설레임으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히며 완주 후 성취감과 행복함을 만끽했다.
완주를 한 참가자에게는 메달에다 롯데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과자와 음료수를 기념품으로 받았다. 기념품이 너무 많아서 한 손에 들기 힘들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열린 설레임RUN 완주 기념 메달. [사진=더밸류뉴스]
◆설레임RUN 피날레, 충주지씨 X 김원훈 무대와 경품으로 채운 설레임RUN 하이라이트
러닝 일정이 종료된 후에는 흥미 있고 즐거운 부대행사가 진행됐다. 지예은, 지석진의 프로젝트 그룹 ‘충주지씨’는 대표곡 ‘밀크쉐이크’를 선보이며 설레임런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설레임런 앰배서더 김원훈 또한 무대에 올라 참가자들의 이목을 끄는 럭키드로우 행사를 진행하며 흥을 한껏 돋았다.
지석진, 지예은의 프로젝트 그룹 '충주지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열린 설레임RUN에서 기념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참가자가 직접 참여하는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열 받는 이색 콘셉트에 걸맞은 착장으로 대회를 참가한 베스트 드레서를 선정하는 ‘열 받는 드레서’ 행사장에서는 러닝 실력뿐만 아니라 트렌드와 재치를 겸비한 다양한 참가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치열한 러닝 후 설레임으로 열기를 식히는 순간, 설레임이 주는 시원함과 즐거움을 제대로 경험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설레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