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효성중공업을 통해 대한민국 전력망 기술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압기 전용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국내 최대 규모로 건설되는 이번 공장은 기술 국산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향한 효성중공업의 도약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 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전력 서철수 부사장, 경남 김명주 경제부지사, 산업통상자원부 이호현 차관, 국민의힘 김종양 국회의원, 효성 이상운 부회장,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국회의원, 국민의힘 최형두 국회의원. [사진=효성]
◆창원서 국내 최초 전압형 HVDC 공장 착공..."K-전력 리더 도약"
효성중공업은 30일 경남 창원공장 내에서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 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을 비롯해 허성무(더불어민주당), 최형두·김종양(국민의힘) 국회의원,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등 주요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이번에 신축되는 HVDC 공장은 약 29,600㎡ (약 9,000평) 규모로, 총사업비 약 2,540억 원이 투입돼 2027년 7월 완공될 예정이다. 효성은 이번 공장 신축을 포함, 향후 2년간 HVDC 사업 전반에 총 3,3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래 송전망의 필수 기술...국산화로 수출 경쟁력 확보
효성은 2017년부터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전압형 HVDC 핵심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200MW급 전압형 HVDC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며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관련 기술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
효성중공업의 이상운 부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그동안 해외 기업이 독점해온 전압형 HVDC 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자주성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효성중공업은 ‘K-전력’을 대표하는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HVDC는 기존 교류방식 송전에 비해 먼 거리에서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특히 효성이 보유한 전압형 HVDC 기술은 재생에너지와의 연계성이 뛰어나 탄소중립과 RE100(Renewable Energy 100)과 같은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에도 적합하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효성 HVDC가 중추적 역할
효성중공업의 HVDC 기술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지역의 재생에너지 전력원을 수도권 전력망으로 연결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압형 HVDC는 날씨에 민감한 재생에너지 특성에 맞춰 실시간 양방향 전력 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전력계통 안정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재생에너지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의 성공적인 추진에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국내 유일 전압형 HVDC 기술 보유기업이라는 점은 사업의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 유지보수 및 사고 대응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강점을 제공한다.
◆글로벌 전력시장도 주목...‘K-HVDC’ 수출 확대 기대
글로벌 전력시장에서 HVDC 기술은 재생에너지 확산과 국가 간 전력망 연결(슈퍼 그리드)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HVDC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전압형 HVDC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HVDC 시장은 2024년 약 122억 달러(약 16조 8,000억 원)에서 2034년 약 264억 달러(약 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만 8.1%에 달한다. 효성은 지난해 성공한 기술 국산화를 기반으로 현재 협의 중인 해외 프로젝트와 함께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창원 HVDC 공장이 가동되는 2028년부터 효성중공업의 변압기 전체 생산능력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교류 전력시장과 직류 전력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HVDC 공장 신축을 통해 국내 산업의 기술 독립은 물론, 성장성이 높은 글로벌 전력시장에서도 한국 전력기술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첨단 에너지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효성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