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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2030년 모듈러주택 1.6만 가구 발주… 법·기술·비용 '삼중 과제'

- 2030년까지 발주 물량 확대… 공장 제작으로 주택 공급 기간 단축

- 특별법 10개월 넘게 국회 계류… 시장 규모·공급 실적 통계도 공백

- 20층 이상 고층화 기술 검증 필요… 높은 건설 원가는 상용화 걸림돌

  • 기사등록 2026-10-28 10: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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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듈러주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30년까지 모듈러주택 1만6000가구를 발주해 공공주택 건설 방식을 바꾼다고 밝혔다.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건설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에도 대응한다.


그러나 발주 계획과 달리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 모듈러 건축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은 10개월 넘게 국회에 머물러 있고 공급 실적과 시장 규모를 파악할 공식 통계도 마련되지 않았다. 기술과 사업성도 숙제다. 국내 고층 공동주택에 모듈러 공법을 대규모 적용한 사례가 부족하고 기존 공법보다 20~30% 높은 공사비로 인해 민간 기업이 쉽게 참여하기 어렵다.


공급 목표를 실제 입주 성과로 연결하려면 법률 정비와 기술 검증, 원가 절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올해 2100가구부터 착수… 2030년 공기 50% 단축 목표


한국토지주택공사, 2030년 모듈러주택 1.6만 가구 발주… 법·기술·비용 \ 삼중 과제\ LH 모듈러주택 발주 계획. [자료=더밸류뉴스]

LH는 올해 모듈러주택 발주 규모를 기존 계획인 2000가구에서 약 2100가구로 늘렸다. 이달 고양창릉 A3블록(668가구)과 남양주왕숙2 A10블록(555가구)에서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모를 진행하고 오는 12월 포천송우2 A1블록(916가구) 전 세대에 해당 공법을 적용하는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연간 3000가구씩, 2030년 5000가구를 발주한다.


모듈러주택은 벽체, 바닥, 설비 등 건물의 주요 부분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건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탈현장건설(OSC) 방식이다.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공법과 달리 현장 기초공사와 공장 제작을 병행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20~30% 단축할 수 있다. 작업자의 현장 투입을 줄여 안전사고 위험 감축과 품질 확보도 가능하다.


LH는 지속적인 발주로 제조업체의 시설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2030년에 RC 공법 대비 공사 기간을 최대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관련 기업과 함께 인공지능(AI) 가전 및 에너지 관리 기술을 접목한 주거 모델도 검토 중이다. 다만 발주는 계약 단계의 계획으로, 실제 준공·입주 시점까지 앞당길 수 있을지는 사업별 시공 성과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 분리발주 갈등에 입법 지연… 정책 기초자료도 부족


한국토지주택공사, 2030년 모듈러주택 1.6만 가구 발주… 법·기술·비용 \ 삼중 과제\ LH가 세종시 6-3 생활권에 416가구 규모의 모듈러 주택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LH]

공급 속도전과 달리 법률 체계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12월 발의된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등 관련 법안은 10개월 넘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에는 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과 건축 표준 마련, 발주 방식 개선 등 모듈러 공법에 맞는 제도적 지원 근거가 담겼으나 정부가 공급 확대 방침을 내놓는 동안 법률 제정은 진전이 없었다.


핵심 쟁점은 공장 제작과 설치를 한 사업자가 맡을 수 있도록 하는 통합발주 특례다. 모듈러 업계는 전기·소방·정보통신 설비까지 일괄 제작해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관련 전문 공사업계는 기존 분리발주 원칙이 약화돼 사업 기회와 전문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행 제도도 주로 현장 시공을 기준으로 마련돼 공장 제작품의 감리와 성능 인증 등에 적용할 세부 기준을 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계 공백도 있다. 국내 모듈러주택이 얼마나 공급됐고 관련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보여주는 공식 통계가 없다. 정부는 업계 자료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생산 능력과 실제 공급 실적을 체계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공급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제조사별 생산 여력과 준공 실적 등을 일관된 기준으로 집계해야 발주 확대의 실효성을 판단할 수 있다.


◆ 13층 실적 넘어 고층화 도전…비용 경쟁력이 관건


고층화라는 기술적 과제도 남아있다. 국내에서 준공된 대표적인 모듈러 공동주택은 2023년 완공된 지상 13층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이다. GS건설이 시흥거모 A1블록에 14층 규모의 스틸 모듈러 동을 적용할 계획이고 현대엔지니어링이 20층 이상 아파트에 활용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고층 건축물 전체에 공법을 적용해 대량 공급한 사례는 아직 없다.


층수가 높아질수록 모듈 간 접합부의 구조 안전성, 화재에 견디는 내화 성능, 층간소음과 차음 성능 등을 검증해야 한다. 해외 고층 모듈러 건축 사례가 있더라도 국내 공동주택의 설계 조건과 건축 기준에 맞춘 실증이 필요하다. 건설사들이 엘리베이터 등 개별 공정에 모듈러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를 대단지 아파트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가격 부담도 크다. 업계는 모듈러주택 공사비가 기존 RC 공법보다 20~30%가량 높다고 본다. 공장 설비를 먼저 갖춰야 하고 부재 운송과 현장 설치에 별도 비용이 드는데다 부품 규격도 표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추가 공사비의 절반가량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재정 지원만으로 가격 차이를 메우기는 어렵다.


LH의 대규모 발주가 민간 제조업체의 생산량 확대로 이어지고 설계 표준화와 기술 검증을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을지가 모듈러주택 공급 확대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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