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지인들이 최 회장의 비상장 드라마 제작사 아크미디어 주주 명부에 등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아연 CI.
◆ 최윤범 회장, 아크미디어 전환사채 인수 → 지인들이 유증 참여
20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2021년 아크미디어 주주명부에 최 회장 일가(7.26%),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2.55%), 이인옥(조선내화家·3.56%), 정유희(현대家·3.79%),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LG家·2.55%), 김모 회장(10.18%) 등이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창배 대표는 최 회장과 경기초·청운중 동문이고 윤관 대표는 최 회장과 경기초등학교 동문이다. 정유희는 고(故)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창업주 손녀이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이하 영풍·MBK)가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0년 5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약 236억6000만원을 출자했다. 이후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아크미디어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주변 인사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같은 해 7월 해당 펀드는 아크미디어 전환사채 25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펀드 출자 → 최 회장의 아크미디어 전환사채 인수 → 최 회장 지인의 주주(유증) 참여 → 원아시아 펀드의 아크미디어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영풍·MBK는 최 회장 측이 펀드의 후속투자를 예상하고 먼저 투자 기회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펀드 출자자가 개별 투자처와 집행 시점을 결정한 것처럼 연결하는 것은 자의적해석이라고 반박해 왔다.
◆ 아크미디어, 기업가치 한때 1조원대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진 것은 그 뒤 원아시아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이의 거래 과정에서다. 원아시아 측은 2022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던 그레이고 지분 42.53%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크미디어에 500억원을 투자하면서 주식 1302주를 주당 약 3838만원에 취득했다. 이 투자단가를 당시 발행주식에 적용하면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으로 계산된다.
원아시아 측이 카카오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원아시아 펀드의 투자 대상인 아크미디어에 다시 투자한 거래 구조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최 회장이 앞서 인수한 아크미디어 전환사채의 주당 전환가격은 25만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아크미디어 투자에 적용한 주당 약 3838만원과 비교하면 150배 이상 차이다.
이는 두 거래의 주당 가격을 비교한 수치로 최 회장이 투자금의 150배를 벌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후속 투자에서 훨씬 높은 가격이 책정되면서 최 회장을 비롯한 기존 주주들의 보유 지분에 큰 평가가치가 부여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 디스패치는 고려아연이 원아시아 펀드 8개에 5631억원을 출자했으며, 원아시아가 아크미디어뿐 아니라 하이헷과 슬링샷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에도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아크미디어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고려아연 투자 결정을 함께 내렸거나 투자 과정에 관여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고려아연측은 원아시아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했을 뿐이며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시점, 자금 집행은 운용사(GP)가 투자심의와 실사를 거쳐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