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며 자기자본 3조원대 진입을 추진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더해 신종자본증권을 한도까지 발행할 경우 자기자본은 6월 말 약 2조3000억원에서 최대 3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두나무 지분 투자로 높아진 단일기업 익스포저 부담을 완화하고 향후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 2.3조→최대 3.2조…종투사 진입 위한 체급 키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자산운용이 보통주 5000만주를 2500억원에, 한화생명보험이 전환우선주 5000만주를 2500억원에 각각 인수한다. 주당 발행가격은 5000원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증자 후 지분율은 46.73%로 예상된다.
유상증자와 함께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추진한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4000억원 한도가 설정됐을 뿐 실제 발행 여부와 규모, 금리, 발행 시기는 시장 상황과 자금 수요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자본확충 규모는 확정된 9000억원이 아니라 최대 9000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추진으로 한화투자증권은 최대 3조2000억원의 자기자본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6월 말 약 2조3000억원에서 5000억원 유상증자 후 약 2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신종자본증권까지 한도 전액인 4000억원을 발행하면 자기자본 규모는 약 3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선 배경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는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주요 사업의 자산 운용과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신평도 증권업은 자기자본 규모가 사업영역과 영업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인 만큼 이번 자본확충이 중장기 성장 여력과 사업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 두나무 9.84% 보유…자본확충으로 집중위험 완충
이번 자본확충은 단순한 외형 확대뿐 아니라 기존 투자자산에 대한 재무 완충력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주요 주주다.
두나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보통주 343만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9.84%로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25.51%, 김형년 13.10%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한화투자증권은 6월 말 기준 두나무 3대주주이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한신평은 '이번 유상증자가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과 손실흡수력을 확대해 두나무 지분 취득으로 높아진 단일기업 익스포저 부담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두나무 지분가치 변동에 따른 자본변동성과 단일기업 집중위험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두나무 지분은 한화투자증권의 디지털자산 사업과 연결되는 전략적 자산인 동시에, 지분가치 변동에 따라 자본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번 자본확충은 이 같은 집중위험에 대한 완충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까지…늘어난 자본 활용이 관건
한화투자증권은 자본확충 이후 디지털자산 분야에서도 사업기회를 적극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과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 전략적 제휴,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협업 등을 검토해 관련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장병호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안정적인 재무기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늘어난 자본을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느냐다. 한신평은 자본확충 이후 영업 확대 과정에서 위험자산과 레버리지가 증가할 경우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가 일부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여부와 자본적정성 관리 수준, 신규 사업의 수익 기여도 등이 향후 주요 점검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디지털자산 관련 투자를 이미 확대해 왔다. 지난 7월 글로벌 금융 특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디지털에셋(Digital Asset Holdings)에 약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완료하고, 골드만삭스와 미국예탁결제원(DTCC) 등이 활용하는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 생태계에 합류했다. 앞서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Xangle), 웹3 인프라 기업 크리서스(Kresus), 실물자산(RWA) 토큰화 기업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에도 투자해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이번 자본확충 이후에도 자체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과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확대된 자본이 종투사 진입뿐 아니라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