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중소 렌터카 업계와의 상생 범위를 금융 지원에서 차량과 영업기회 제공까지 확대하고 있다. 차량 구매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소 렌터카 업체들의 자금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실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차량과 대차 수요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캐피탈은 자사 금융서비스를 이용 중인 중소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할부원금의 상환을 6개월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발생하는 이자의 50%를 감면하는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조합이나 연합체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현대캐피탈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중소 렌터카 업체라면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현대캐피탈 본사 전경. [사진=현대캐피탈]
◆ 700개 중소 렌터카에 7400억 금융…상환 부담 낮춘다
중소 렌터카 업체의 사업 구조상 차량 확보에는 적지 않은 초기 자금이 필요하다. 보유 차량 자체가 영업 자산인 만큼 신차 구입이나 차량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은 업체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캐피탈은 이러한 중소 렌터카 업체의 특성을 고려해 금융 부담을 직접 낮추는 방식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기존 대출을 일괄적으로 재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기간 원금 상환을 미뤄주고 이자 부담까지 줄여 단기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캐피탈이 제주특별자치도렌터카조합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사진=현대차]
현대캐피탈의 중소 렌터카 지원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대자동차, 제주특별자치도렌터카조합과 함께 제주 지역 렌터카 업체를 대상으로 잔가 보장형 금융상품을 마련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차량 매각 시 신차 구매가의 최대 65%까지 중고차 가격을 보장하고, 기존보다 할부금리를 0.2~0.4%포인트 낮추는 방식이었다. 현대캐피탈은 대출한도 상향과 심사정책 개선도 함께 추진했다.
올해 3월에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렌터카 업체용 금융상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일부 상품의 할부금리를 기존보다 0.3~0.8%포인트 낮추고, 계약 종료 시 차량 반납이나 유예금 상환, 대출 연장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단발성 지원보다는 중소 렌터카 업체의 차량 확보와 금융비용 절감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온 셈이다.
◆ 금융 넘어 ‘차량·영업기회’까지…상생 범위 확대
현대캐피탈이 추진하는 이번 상생 프로그램의 특징은 금융지원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자사 장기리스·렌터카 차량이 사고나 고장으로 단기 대차가 필요한 경우 중소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보유 차량의 가동률을 높이고 추가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장기렌터카 계약 종료 후 반납되는 차량을 중소 렌터카 업체에 우선 양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렌터카 업체에 차량은 영업을 위한 핵심 자산이다. 대규모 차량을 직접 매입하기 어려운 중소업체가 현대캐피탈의 반납 차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초기 차량 확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캐피탈 장기렌터카 차량의 전국렌터카공제조합 보험상품 가입 확대도 검토한다. 금융·차량 조달에 이어 보험 영역까지 중소 렌터카 업계와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결국 현대캐피탈의 이번 지원책은 단순한 이자 감면보다 중소 렌터카 업체가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과 차량, 영업기회를 함께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 ‘경쟁’보다 ‘공존’…렌터카 생태계 상생모델 만든다
최근 렌터카 시장을 둘러싸고 캐피탈사와 전업 렌터카 업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지만, 현대캐피탈은 중소 렌터카 업체와의 관계에서는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중소 렌터카 업체 약 700곳에 이미 금융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은 양측이 단순한 경쟁 관계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동차금융회사가 차량 구매자금을 공급하고, 렌터카 업체가 이를 기반으로 영업자산을 확보하는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은 사고대차 수요와 반납차량까지 중소업체와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기존 금융 공급자 역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금융사의 포용금융과 실물경제 지원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자동차금융을 활용한 중소사업자 지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자동차금융은 차량 제조부터 판매, 정비, 보험, 중고차 등 여러 산업과 연결돼 있어 관련 지원이 실제 사업 현장의 유동성과 영업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중소 렌터카 업계와 상생하고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금융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중소 렌터카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상생하는 렌터카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약 700개 중소 렌터카 업체에 차량 구매 등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련 금융 규모는 약 7400억원이다. 현대캐피탈은 신청 규모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을 통한 중소 렌터카 업계의 경제적 혜택이 최대 1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