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포켓몬 30주년을 맞아 다시 주목받는 포켓몬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캐릭터 카드 경쟁에 나섰다. 포켓몬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 거래액이 급증하고 희귀 카드가 수천만원에 거래되는 등 수집 열풍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은행도 포켓몬 7종을 적용한 체크카드를 선보이며 팬덤과 금융상품을 연결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 포켓몬 7종 카드에 담았다…IBK기업은행, 'I-포켓몬 체크카드' 출시
IBK기업은행(은행장 장민영)이 인기 포켓몬 캐릭터를 카드 디자인에 적용한 비대면 전용 상품 'I-포켓몬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피카츄와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씨, 고라파덕, 푸린, 메타몽 등 총 7종의 디자인으로 구성해 금융 혜택에 캐릭터를 고르는 재미와 소장 가치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IBK기업은행이 피카츄와 파이리, 꼬부기 등 포켓몬 캐릭터 7종을 디자인에 적용한 비대면 전용 ‘I-포켓몬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사진=IBK기업은행]
'I-포켓몬 체크카드'는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금액의 0.2% 기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온라인 쇼핑과 커피, 대중교통 등 생활밀착형 영역에서는 0.6% 특별 할인을 적용해 캐릭터 디자인뿐 아니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혜택도 함께 담았다.
발급 대상은 만 7세 이상 개인 고객으로 1인당 1종만 발급받을 수 있다. 아이-원 뱅크(i-ONE Bank) 개인 앱과 IBK카드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아이-원 뱅크 개인 앱의 ‘내아이체크(check)카드’ 서비스를 통해 부모가 대신 신청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카드를 통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포켓몬 캐릭터를 통해 혜택과 재미를 동시에 드리겠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디자인과 혜택으로 일상의 즐거움을 더하는 금융 상품을 선보이겠다"라고 전했다.
◆ 포켓몬 팬덤 다시 폭발…품절·카드깡 이어져
IBK기업은행이 포켓몬을 카드 디자인에 활용한 배경에는 올해 출시 30주년을 맞아 다시 뜨거워진 포켓몬 IP의 인기가 있다. 포켓몬은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와 굿즈를 선보이며 어린이뿐 아니라 기존 성인 팬층의 수집 수요까지 끌어내고 있다.
포켓몬스터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포켓몬 이즐 교통카드'가 출시됐다. [이미지=BGF리테일]
포켓몬 IP가 실제 상품의 구매 수요로 이어진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포켓몬스터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출시된 '포켓몬 이즐(EZL) 교통카드'는 피카츄와 메타몽, 망나뇽, 뮤, 이브이 등 30종으로 구성돼 전국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됐다. 특히 CU가 먼저 선보인 키링형 교통카드 3종은 일주일간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이틀 만에 완판됐으며, 이에 힘입어 지난달 22일 CU의 전체 교통카드 매출도 전주 같은 요일 대비 150.4% 증가했다.
일반 카드 형태의 포켓몬 교통카드 역시 출시 직후 품절이 이어졌다. 무작위로 포켓몬 디자인이 들어있는 방식으로 판매되면서 CU와 세븐일레븐 등에서 초도 물량이 소진됐고, 이마트24도 사전 예약 물량이 전량 소진됐다. GS25에서는 출시 첫날부터 나흘간 판매율이 99%에 달했으며 자체 앱 '우리동네GS'에서도 포켓몬 교통카드가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또 트레이딩 카드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비교적 쉽게 수집할 수 있는 포켓몬 카드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무작위로 구성된 카드팩을 개봉해 희귀 카드를 노리는 이른바 '카드깡'까지 하나의 소비문화로 확산되면서 포켓몬 IP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거래 플랫폼 '크림'의 발표에 따르면, 포켓몬은 탄생 30주년을 맞아 TCG 거래액이 3406%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크림]이 같은 열기는 실제 거래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이 발간한 '2026 상반기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26년 상반기 포켓몬 TCG는 직전반기대비 거래액이3406% 증가한 고속 성장 중인 브랜드로 나타났다. 올해 30주년을 맞아 기념 상품과 수집형 카드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정판 거래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포켓몬 카드 구매 경험이 있는 20대 A씨는 "친구와 함께 50만원어치 카드를 구매했지만 기대했던 희귀 카드는 나오지 않아 사실상 '카드깡'에는 실패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손해를 봤지만 어떤 카드가 나올지 모르는 재미가 있어 기회가 된다면 다시 구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 한 장에 4800만원…수집품 넘어 '투자자산' 된 포켓몬 카드
포켓몬 카드 시장이 커지면서 카드의 역할도 단순한 수집품에서 거래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한정된 수량만 배포되거나 오래전에 발매된 희귀 카드에는 높은 가격이 형성되면서 카드를 확보한 뒤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희귀 포켓몬 카드들이 매물로 등록되어 있다. [이미지=크림]
이 같은 수요는 실제 희귀 카드의 거래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림에 따르면 지난해 이벤트 현장에서 한정 배포된 '메타몽 프로모 카드'는 기존 거래가보다 2532% 오른 65만8000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 7월에는 '포켓몬 TCG 피카츄 P 뭉크전 썬&문 프로모 카드'가 48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개별 희귀 카드뿐 아니라 포켓몬 카드 시장 전반의 가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국내 증시와 비교하면 상반된 흐름이 두드러진다.
포켓몬 시장 가치 지수(왼쪽)와 코스피 지수(오른쪽)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 AI생성]
TCGIndex의 '포켓몬 시장 가치 지수(Pokémon Market Value Index)'는 지난 5월 12일 83만1007에서 10일 14시 30분 기준 97만6716으로 약 1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약 17.8% 하락한 것과 대조적으로 포켓몬 카드 시장의 가치는 상승하며 수집품이 하나의 거래 대상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포켓몬 상품 수요는 품절 이후 2차 거래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앞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포켓몬 이즐 교통카드' 30종 전체를 모아 50만원에 판매하는 매물도 등장했다. 실제 사용을 위한 결제수단이라기보다 캐릭터를 모으고 보유하려는 수요가 별도의 거래가치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포켓몬 실물 카드의 소장 가치가 높아지면서 IBK기업은행의 체크카드에도 관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포켓몬 캐릭터 7종을 각각 카드 디자인으로 선보인 만큼 향후 특정 디자인에 대한 선호와 희소성이 높아질 경우 금융 혜택과 별개로 카드 자체의 소장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IBK기업은행의 'I-포켓몬 체크카드' 출시는 금융 혜택에 소비자가 선호하는 캐릭터를 직접 선택하고 소장하는 요소를 더해 기존 금융상품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춘식이와 스폰지밥에 이어 포켓몬까지 협업 대상을 넓힌 기업은행이 캐릭터 IP를 활용한 카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