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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방산 기술력 바탕 '우주∙항공 산업' 진출...저궤도 위성 선점

- 영국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 3억달러 투자...저궤도 위성 운영

- 어성철 신임 대표, 재무 전문가...M&A, 기업가치UP 나설 듯

  • 기사등록 2021-10-01 08: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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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당대의 최첨단 신기술은 군용 무기에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현대인에게 친숙한 인터넷, 반도체, 레이더 등은 모두 미국 국방부가 처음 개발에 나선 것들이다. 


이 점에서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은 신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화'라는 용어가 '한국화약'의 줄임말이라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한화그룹은 방위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에서 방위산업에 관련된 계열사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의 '한화 방산 3사'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군용 항공기 엔진과 자주포를 생산한다면, 한화디펜스는 총포탄을 만들고, 한화시스템은 군용 전자장비를 생산한다. 


'한화 방산 3사'에 속하는 한화시스템(대표이사 어성철)이 군용 전자장비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항공 산업에 본격 나서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 본사. [사진=더밸류뉴스]

◆국내 최초 독일에 '적외선 저감장치(ICIA)' 수출


지난달 27일 한화시스템은 독일 위성체계업체인 OHB System AG와 위성에 탑재되는 ‘적외선(IR) 검출기 냉각장치 진동저감장치(ICIA)’ 수출계약을 맺었다. 진동저감장치는 위성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효율적으로 저감시켜 위성의 관측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장치다.


이번에 독일 OHB사에 공급하게 될 진동저감장치는 진동 크기가 상이한 궤도의 미세 진동 저감뿐만 아니라 발사 진동환경에서의 진동저감에도 효율적 대응이 가능해 해외 우주시장에서 기술적 우위 및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위성 탑재체 IR센서 냉각기에 탑재될 진동저감장치. [사진=한화시스템]

위성은 발사부터 우주에서 임무운용 등 여러 환경에 노출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은 고해상도 영상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위성의 적외선(IR) 센서는 고속으로 비행하면서 영상을 획득하기 위해 고감도 센서가 탑재되며 이 때 발생하는 열잡음(Thermal Noise)을 최소화하기 위해 극저온 냉각기가 사용된다. 이런 냉각기는 위성의 궤도 운영시 미세한 진동을 유발시켜 관측 위성의 고해상도 영상 품질을 저하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항공우주연구원, 오현웅 조선대 교수와 함께 진동저감장치 개발 공동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SCIE 저널 '에어로스페이스'에 ‘80kg급 X-대역 능동형 초소형 SAR 위성 설계’ 논문을 등재시키는 등 초소형 위성 제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원웹 투자로 우주 산업에 한발짝 


앞서 8월 한화시스템은 영국의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3억달러(3465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로 지분율 8.8%와 이사회 의결권을 확보했다. 원웹은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최초의 저궤도위성(LEO) 운영 업체다. 세계 최초로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254개의 활성화된 군집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이후 같은 달 22일 원웹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로켓에 위성 34기를 실어 쏘아 올렸다. 올해 5번째 발사로, 한화시스템이 합류한 이후로는 첫번째 발사였다. 이번 발사로 원웹의 위성 288기가 궤도에 자리를 잡았으며 내년까지 위성 648기로 우주인터넷망을 만들어 글로벌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2021년 윈웹 발사 일지. [이미지=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원웹 투자를 통해 새로운 위성통신 생태계에 빠르게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한화시스템이 투자하고 있는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 업체인 카이메타와 한화페이저를 통해 기술 파트너로서의 위치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노하우 확보가 가능해 저궤도 통신 사업을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화시스템은 또한 미국의 도심항공(UAM) 기체 개발 및 제작업체인 오버에어(Overair)의 연내 시리즈B 투자에 앞서 브리지론 형태의 전환사채에 3000만달러(347억원)를 투자했다. 신규투자유치 지원 및 신규투자유치까지 운영효율성 강화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미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월 오버에어의 시리즈A 투자(1130억원)을 통해 보통주 지분율 45.18%를 보유하고 있다.


◆어성철 신임 CEO, 재무 전문가...올해 매출액 2조원 상회 기대


한화시스템의 실적도 매년 증가세에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6429억원으로 전년비 6.27% 증가했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비 20.18% 늘어난 1조9744억원으로 예상되나 일각에서는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소폭 줄어들 전망인데 이는 공격적인 투자 여파로 분석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 증가에 비해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방산과 ICT(정보통신기술)의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기대되지만 신사업(에어모빌리티, 위성통신, 디지털플랫폼) 투자에 따른 초기손실 반영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시스템 최근 연간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실제 한화시스템은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우주개발 및 항공모빌리티에 투자 중이다. 원랩 지분 인수를 포함해 약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신사업 준비에 사용됐거나 집행이 확정된 상태로 추정된다. 회사는 최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상반기 두 차례의 분기실적을 모두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만큼 수익성도 개선됐다. 이에 현금창출능력도 제고되면서 투자 여력도 커져 향후에도 유사한 형태의 M&A(인수합병) 및 지분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달 1일 어성철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변화와 혁신이 예고되고 있다. 어 대표는 한화시스템 방산부문장에서 이번에 승진과 함께 신임 대표이사를 맡았다.

1964년생인 어 사장은 충주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한화그룹으로 입사했고,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재무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에서 근무했다. 재무 전문가로 평가되는 만큼 신사업과 관련된 인수합병(M&A), 기업가치 제고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한화시스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의 전자광학(EO)∙적외선(IR)∙영상레이다(SAR) 탑재체 관련 독자개발 능력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한화시스템 뿐”이라며 “향후 초소형 SAR위성, 저궤도 통신위성 서비스 등 위성 사업영역을 더욱 넓혀 나가며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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