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전력망 확충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LS그룹이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전 밸류체인을 앞세워 통합 솔루션 제공에 나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핵심은 HVDC(초고전압 직류송전)다. 기존 교류 대비 송전 손실이 적고, 장거리에서 최대 3배 이상의 전력을 전달할 수 있어 AI 시대 전력 수요 대응의 현실적 해법으로 꼽힌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역시 HVDC 기반 국가 전략 인프라 사업이다.
◆해저케이블부터 변환설비까지...LS의 ‘턴키 경쟁력’
LS의 경쟁력은 단일 제품이 아닌 통합 수행 능력에 있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 생산부터 포설까지 일괄 수행하는 턴키 솔루션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LS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제주에서 전남까지 HVDC 해저케이블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장거리 해저 HVDC 케이블을 상용화한 기업은 LS를 포함해 단 6곳에 불과하다.
LS전선이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 5동을 준공하며, 아시아 최대급 HVDC 케이블 생산 역량을 갖췄다. [사진=LS]
LS전선은 지난해 7월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5동을 준공하며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최대급 HVDC 생산 설비를 확보했다. 이어 한국전력의 ‘동해안-신가평’ 송전망 구축 사업에 세계 최초 500kV 90℃ 고온형 HVDC 케이블을 적용해 공사에 착수했다. 해당 구간은 동해 발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동해안-수도권’ 프로젝트 1단계로, 국가 전력 수급 안정성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LS전선은 제주-진도, 제주-완도, 북당진-고덕 등 국내 모든 HVDC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동해안-신가평’ 사업 역시 전 구간을 단독 공급한다.
◆해상풍력과 에너지 고속도로를 잇는 포설 역량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전남 영광 안마도 인근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각각 해저케이블 공급과 포설을 맡으며 역할 분담형 시너지를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총 1GW급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개발 사업인 ‘해송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도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사진=LS]
LS마린솔루션은 튀르키예 테르산 조선소와 초대형 해저케이블 포설선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적재 중량 1만3000톤 규모의 HVDC 전용 포설선 확보에 나섰다. 해당 선박은 아시아 최대, 글로벌 Top5 규모로, HVDC 해저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물론 유럽·북미 초장거리 해저망 수요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변환설비의 마지막 퍼즐...LS일렉트릭
HVDC 송전의 또 다른 축은 변환 설비다. 전력을 보내기 전 교류를 직류로, 수전 시 다시 교류로 바꾸는 과정이 필수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HVDC 변환용 변압기 상용화에 성공하며 이 영역에서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HVDC 설비를 시험 하고 있다. [사진=LS]
LS일렉트릭은 부산 사업장에 1008억원을 투자해 2생산동 증설을 완료,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연 20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부산 사업장은 국내 유일의 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기지다.
동해안-수도권 HVDC 사업 일환으로 동해안-신가평 구간 변압기 24대를 수주했고, ‘500kV 동해안-동서울 HVDC 변환설비 건설사업’에서도 2단계 프로젝트 변압기 40대를 공급했다. 최근에는 전압형 500MW급 변압기 개발과 시험을 완료해 신부평 HVDC 변환소 적용을 앞두고 있다.
◆케이블 자산관리부터 데이터센터까지
LS전선은 올해 CES 2026에서 한국전력과 케이블 상태판정 기술(SFL-R) 사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실시간 전류 모니터링 기반 고장 위치 탐지 기술로,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에 최초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LS일렉트릭 부산 공장에서 작업자가 초고압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LS]
LS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에서도 국내 점유율 70%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수주액만 2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가 2028년 1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겨냥한 LS의 전략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HVDC를 축으로 한 생산·시공·변환·운영까지 이어지는 통합 역량이 수주를 좌우하는 국면에서, LS그룹은 국가 전력망 사업의 가장 현실적인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