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가 글로벌 최대 탄소크레딧 거래소 운영사인 미국 엑스팬시브(Xpansiv)와 손잡고 탄소시장 사업 강화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엑스팬시브(Xpansiv)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은보(왼쪽)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9월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엑스팬시브(Xpansiv) 본사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서 존 멜비(John Melby) 엑스팬시브 CEO와 글로벌 탄소시장 협력을 약속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이번 협약은 한국거래소가 아시아 탄소시장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을 개설한 데 이어, 최근 자발적 탄소시장(Voluntary Carbon Market, VCM) 성격의 ‘KRX 탄소크레딧시장’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인증된 고품질 탄소감축 실적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엑스팬시브는 세계 최대 탄소크레딧 거래플랫폼 씨비엘(CBL·Carbon Benchmark Listings)을 운영하며, 이를 기초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Chicago Mercantile Exchange)에서 탄소크레딧 선물이 거래되고 있다. 전 세계 약 60개국 1,500여 개 계좌가 참여하고 있으며, 누적 거래량은 3억 톤에 달한다. 블랙스톤(Blackstone),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맥쿼리그룹(Macquarie Group)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투자자로 참여해 시장 지배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MOU를 통해 △한국거래소와 엑스팬시브 간 시장 연계 △국내 기업 대상 해외 탄소크레딧 거래 인프라 제공 △탄소크레딧 선물 상장 및 지수 개발 등 추가 협력을 추진한다. 정은보 이사장은 체결식에서 “한국거래소는 아시아 최고의 탄소시장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엑스팬시브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엑스팬시브 존 멜비(John Melby) CEO는 “KRX와의 협력이 통합된 글로벌 탄소시장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거래소의 탄소크레딧시장 개설이 기업들의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해외 기관의 유동성을 국내 시장에 유입시키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 우량 탄소크레딧을 손쉽게 매매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