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서울 종로구 수송동)은 오는 9월 27일까지 2025년도 ‘OCI 영 크리에이티브스(YOUNG CREATIVES)’에 선정된 신진 작가 허주혜, 김우경의 개인전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OCI미술관이 만 35세 이하의 유망한 작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매년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올해 선정된 6명 중 두 명의 작품을 먼저 소개하는 자리다.
◆신진 작가의 새로운 시선
허주혜 작가는 1층 전시 공간에서 개인전 '그 언젠가'를 선보인다. 그는 도시 속에 남아 있는 유물과 풍경을 수묵화로 재구성하며, 다양한 시점과 감각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전통적인 매체인 수묵을 현대적 시선으로 변용한 이번 작업은 관람객에게 익숙한 도시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는 동시에, 한국적 정체성과 현대적 사유가 만나는 지점을 탐색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 OCI 영 크리에이티브스(YOUNG CREATIVES) 허주혜&김우경 전시회 포스터. [사진=OCI]
2층에서는 김우경 작가의 개인전 '여름 자리 펴고 선'이 열린다. 김 작가는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설치 작업을 통해 사물 간의 관계와 자율성을 시각화하고, 감각의 흐름이 공간 속에서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 스스로 전시에 개입해 의미를 발견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신진 작가의 실험성과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중견 작가와의 세대적 대화
허주혜_'그 언젠가' OCI미술관 전경. [사진=OCI]
이번 전시 기간 동안에는 특별전 ‘OCI 어게인 : 귀한 인연’도 함께 진행된다. 이는 과거 OCI미술관과 깊은 인연을 맺은 작가를 다시 초대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중견 작가 허용성이 참여했다. 허 작가의 '다시 쓰는 편지'는 오늘날 청년 세대가 겪는 실존적 불안을 절제된 회화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인물들의 내면과 일상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하면서 세대적 감수성을 반영한 이번 작품은 OCI미술관 3층에서 전시된다.
OCI미술관의 ‘OCI 영 크리에이티브스(YOUNG CREATIVES)’는 2010년 시작된 이래 올해로 16년째를 맞았다. 이 프로그램은 신진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 1,000만 원을 비롯해 개인전 개최, 큐레이터와의 협업, 비평가 매칭, 전시 홍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아티스트 투어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왔다. 지금까지 총 102명의 작가가 이 과정을 거쳐 활동을 시작했으며, 국내 현대미술계의 새로운 세대를 이끄는 중요한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적으로 양정욱 작가는 2015년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다 지난 2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4’ 최종 수상자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관객과 소통하는 예술 무대
김우경_'여름 자리 펴고 선' OCI미술관 전경. [사진=OCI]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은 “지금까지 100명이 넘는 작가가 ‘OCI 영 크리에이티브스(YOUNG CREATIVES)’를 통해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구축하고 미술계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30일 오후 3시에는 허주혜, 김우경 작가가 직접 전시장을 거닐며 작품을 소개하는 관객 참여 프로그램 ‘아티스투어(ARTISTOUR)’가 열린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현장 관람객뿐 아니라 OCI미술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젊은 작가들의 창작 의도를 직접 듣고 작품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OCI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신진 작가와 중견 작가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작품 세계를 펼침으로써 세대 간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신진 작가의 실험정신과 중견 작가의 성숙한 시각이 공존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