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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몸집은 글로벌, 공정성은 제자리… 게임은 무엇으로 스포츠가 되는가

  • 기사등록 2026-10-08 07:30:03 | 업데이트 2026-10-08 09: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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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손민정 기자]

지난 17일 크래프톤이 주최한 ‘PUBG 아시아 스타즈 2026’에서 발생한 부정행위(방플) 논란은 게임 경쟁의 공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경기 중 상대방의 방송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며 플레이 위치와 전술 정보를 파악하는 행위는 일반적인 개인 스트리밍 방송에서도 금지사항으로 여겨진다. 하물며 국가의 이름을 걸고 참가한 국제 이벤트 대회에서 이러한 행위가 벌어졌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는 사건이다.


타인의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방플은 전통 스포츠로 치면 경기장 카메라를 통해 상대 팀의 작전 정보를 훔쳐보며 경기를 치르는 것과 같다. 실제로 미국 프로야구(MLB)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중계 카메라와 모니터를 이용해 상대 투수의 구종 사인을 염탐한 사건은 스포츠계를 뒤흔든 대형 스캔들이었다. 공정한 조건이라는 전제가 무너진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온전한 경쟁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건은 대회 내에서 마무리되지 못했다. 초기 대응이 매끄럽지 못하면서 논란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 이용자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졌고, 성희롱과 비방 등 2차 가해까지 이어졌다. 베트남에서는 PC판 ‘배틀그라운드’의 현지 발행 허가 여부를 둘러싼 법적·제도적 문제까지 제기됐다. 한 참가자의 부정행위가 대회 운영 논란을 넘어 기업의 현지 사업과 신뢰 문제로까지 확산된 셈이다.


이번 사건을 키운 것은 주최 측의 대응이었다. 논란이 커진 뒤 크래프톤은 외부 정보 활용에 대한 판단 기준과 제재 수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사실관계와 참가자들의 행동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초기 사실관계 설명이 미흡했고, 한국 참가자들의 보이콧을 ‘참가 철회’로 표현하는 등 소통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으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주최 측의 역할은 단순히 경기를 여는데 그치지 않는다. 규칙을 명확히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정하게 판단해 경기의 신뢰를 지키는 것까지 책임져야 한다.


프로 경기와 달리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라고 해도 공정한 경쟁의 원칙까지 가벼워져서는 안 된다. 공정한 룰과 이를 준수하려는 의식이 없다면, 대회에 대한 신뢰 역시 유지되기 어렵다.


게임 경기가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결과 때문만이 아니라, 동일한 규칙 아래 서로를 존중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에 있다. 게임이 스포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규모에 걸맞은 페어플레이와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최 측과 참가자 모두 공정성의 가치를 재정립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게임 행사의 확장은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이다.


[기자의 눈] 몸집은 글로벌, 공정성은 제자리… 게임은 무엇으로 스포츠가 되는가손민정 더밸류뉴스 산업부 기자. [사진=더밸류뉴스]


sounds060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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