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과 주주환원 투자상품, 주주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삼성전자의 주주서한 회신과 관련해 우선주 매입·소각 제안의 핵심은 특정 주식 우대가 아닌 자기주식 매입·소각 최대화라고 재차 밝혔다. 우리자산운용은 전사 데이터와 AI 에이전트를 결합한 플랫폼 ‘WISH(위시)’를 도입했고, 대신자산운용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함께 평가하는 주주환원 펀드를 출시했다.
◆ 라이프자산운용, 삼성전자 회신에 입장…“자사주 매입·소각 최대화가 핵심”
라이프자산운용(대표이사 강대권 남두우)이 삼성전자의 주주서한 회신과 관련해 주주제안의 핵심은 ‘자기주식 매입·소각 최대화’이며 우선주 매입·소각은 이를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라이프자산운용 CI. [이미지=라이프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9월 14일 삼성전자 이사회와 경영진에 주주서한을 보냈고,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로부터 우선주 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의 회신을 받았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삼성전자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함께 매입·소각하는 방안을 결정할 경우 이를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금융계열 주주 지분율과 관련한 지배구조 제약으로 보통주 매입·소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우선주 매입·소각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소각에 따른 해당 지분율 문제가 없고 최근 보통주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돼 같은 재원으로 더 많은 주식을 매입·소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보통주와 우선주가 상법상 서로 다른 종류주식이기 때문에 종류별 매입 비율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내놨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자기주식 매입 당시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22% 낮게 거래되자 1회차 매입 물량의 약 35%를 우선주로 정했던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10% 이상 낮게 거래될 경우 우선주 매입 비중을 높여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는 “우리 제안의 목적은 우선주를 특별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기주식 매입·소각을 최대화하자는 것”이라며 “보통주와 우선주를 함께 매입·소각한다면 당연히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주주환원의 방법과 규모는 삼성전자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고려해 독립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회사 측의 검토 의사를 존중하고 제안을 충실히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우리자산운용, 데이터·AI 플랫폼 ‘WISH’ 전사 오픈
우리자산운용(대표 최승재)이 전사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데이터·AI 플랫폼 ‘WISH’를 구축해 전사에 오픈했다.
우리자산운용이 WISH를 구축해 전사에 오픈했다. [이미지=우리자산운용]
WISH는 ‘우리 인베스트먼트 & 스트래티지 허브(Woori Investment & Strategy Hub)’의 약자로 투자 전략과 목표를 현실로 구현하는 지능형 허브라는 의미를 담았다. 펀드회계와 투자정보, 포트폴리오 관리 등 사내 핵심 시스템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펀드평가사, 법령정보 등 외부 20여개 기관의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 단일 플랫폼에 통합했다.
핵심 지표 246종의 정의와 계산식도 통일해 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임직원도 동일한 기준으로 산출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임직원이 일상적인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사내외 데이터를 분석해 답변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수십 분이 걸리던 조회·분석 업무는 3분 이내로 단축됐다. 매월 최대 2~3일이 소요되던 경영 핵심성과지표(KPI)와 부서별 손익 보고서도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내부통제 등 주요 업무에는 부문별 AI 에이전트를 적용했다. 종목 분석 리포트 초안 작성은 평균 6시간에서 8분, 채권시장 일일 시황 브리핑은 4시간에서 5분, 해외 사모펀드 문서 판독은 4시간에서 5분으로 각각 단축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투자광고 심의 업무에도 AI를 적용했다. 관련 규정과 법령 750쪽을 학습한 AI가 54개 점검 항목을 확인해 투자광고 심의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2분으로 줄였다.
다만 AI가 최종 투자 판단이나 내부통제 의사결정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수치 계산은 사전에 검증된 코드가 담당하고 AI는 분석 결과와 근거를 제시하며 최종 결과는 담당자가 직접 검토·승인하도록 구성했다.
우리자산운용은 향후 부문별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고 사내 지식 통합검색과 규정 변경 모니터링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단호연 우리자산운용 AX전략팀장은 “WISH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전 임직원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회사의 핵심 자산으로 전환한 플랫폼”이라며 “반복적인 자료 수집과 가공은 AI와 시스템이 맡고, 임직원은 운용 판단과 고객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 자산운용사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대신자산운용, ‘대신 주주환원고배당펀드’ 출시
대신자산운용(대표이사 정만성)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규모가 크면서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대신 주주환원고배당펀드’를 출시한다.
대신자산운용이 대신 주주환원고배당펀드를 출시한다. [사진=대신증권]
이번 펀드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과 현재 주가 수준을 함께 분석해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주식형 펀드다. 핵심 투자지표는 ‘주주환원율’과 ‘주주환원수익률’이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는 비중을 나타낸다. 주주환원수익률을 함께 활용해 현재 주가 대비 주주환원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도 평가한다.
보유 종목의 주가가 올라 주주환원의 상대적인 매력이 낮아지면 매도하고, 주가 조정으로 주주환원의 가치가 다시 높아질 경우 매수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주주환원의 지속 가능성도 종목 선정에 반영한다. 일회성 정책보다는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실시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편입하며 현금 창출력과 이익 개선 여부 등을 함께 살펴 주주환원을 이어갈 여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한다.
대신자산운용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2026년 예상 주주환원율은 31%로 미국 70%, 일본 67%보다 낮은 수준이다. 회사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이 지속될 경우 관련 기업의 가치가 재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펀드는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공모형 상품으로 설정일은 10월 6일이다. 대신증권을 포함한 10개 판매사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판매처는 향후 확대할 예정이다.
이재우 대신자산운용 마케팅부문장 전무는 “시장은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주주와 어떻게 성과를 나누는지도 기업가치 판단의 핵심 지표로 본다”며 “배당에 그치지 않고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주는지 또 현재 주가에서 그 가치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함께 따져 투자하는 것이 이 펀드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