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NABO)가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3.5%에서 내년 2.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설비투자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되겠지만, 올해의 높은 성장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교역조건 개선 폭 축소 등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NABO 경제전망: 2026~2030'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향후 5년간 우리 경제를 지출·생산·소득·지속성장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실질GDP 성장률을 3.5%로 예상하고 내년에는 2.7%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도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확장적 재정기조가 실질소득 개선을 뒷받침하면서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중 성장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다소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명목GDP 증가율은 올해 22.0%에서 내년 7.3%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실질 성장률이 3.5%에서 2.7%로 떨어지는 데다 GDP디플레이터 상승률도 올해 17.8%에서 내년 4.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크게 개선된 교역조건의 효과가 내년에는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기적으로는 2026~2030년 실질GDP가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민간투자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지고 실질소득 여건 개선에 힘입어 민간소비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예산정책처는 전망기간 중 실제 성장률이 추세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한 뒤 점차 추세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성장률은 올해 2.2%, 2026~2030년 평균 2.3%로 추정됐다. AI 관련 투자가 확대되고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자본과 기타 생산요소의 성장 기여도는 높아지는 반면, 인구 감소로 노동 부문의 기여도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소득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올해 21.8%, 내년 7.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1인당 GNI는 올해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내년에는 7000만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내다봤다.
국회예산정책처 로고 [이미지=국회]다만 국민소득 증가가 가계의 실제 소득 개선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시장에서는 내년 취업자 수가 18만명 증가하고 증가율은 0.6%를 기록할 전망이다. 명목임금은 내년 6.5% 상승하고 2026~2030년에는 연평균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외 여건은 주요 하방 위험으로 꼽혔다.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AI 투자 둔화 가능성과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통상 불확실성, 주요 수출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 심화 등이 한국 경제의 성장경로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중심의 성장 쏠림 현상은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을 경우 성장의 과실이 일부 산업과 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반도체 수혜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산업·계층 간 격차가 구조적으로 고착되지 않도록 경제성장의 성과가 국내 투자와 고용, 가계소득으로 확산되는 경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