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에서 쌓아온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을 퇴직연금으로 확장해, 기존 사업자·법인 중심의 시장을 가입자 중심의 비대면 투자형 연금 시장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키움증권이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더밸류뉴스]
키움증권은 28일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6월1일 퇴직연금 사업을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국내 47번째 퇴직연금 사업자로 시장에 진입한다.
◆ 엄주성 대표 “고객 성공해야 키움도 성장”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퇴직연금 시장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선 만큼, 이제는 단순 보관이 아니라 고객의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자산관리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사진=더밸류뉴스]
엄 대표는 “퇴직연금은 길게는 30년 이상 이어지는 긴 투자”라며 “그 긴 시간 속에서 비용 차이도 고객 자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성공해야 키움증권도 성장할 수 있다는 원칙을 수수료 구조에 담았다”며 “가입자 중심의 투자형 온라인 플랫폼을 새롭게 설계해 고객 스스로 더 스마트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투자형 연금 플랫폼, 고객 장기 수익률 제고, 신뢰할 수 있는 연금 서비스를 퇴직연금 사업의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기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축적한 직관적인 매매 환경과 IT 경쟁력을 퇴직연금 자산관리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 표영대 상무 “10년 준비…연금도 이제 키움”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 상무는 “키움증권 퇴직연금은 10년을 준비했다”며 “2016년 신탁업 인가를 받은 이후 퇴직연금 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표영대 키움증권 상무. [사진=더밸류뉴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시장 진입 시점이 지금이라고 판단한 배경으로 시장 구조 변화를 들었다.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20년이 지나며 적립금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섰고, 원리금 보장 상품 중심이던 시장이 ETF 등 투자형 상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물 이전 제도 시행으로 가입자의 사업자 선택권이 커지고, 퇴직연금 업무가 오프라인 대면 중심에서 온라인 비대면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진입 배경으로 제시했다.
표 상무는 “초기 퇴직연금 시장은 키움증권의 사업 성격과 맞지 않는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키움증권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온라인 투자 플랫폼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퇴직연금의 핵심 차별점은 기존 주식 거래와 유사한 ETF 매매 환경이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고객이 별도 계좌로 자금을 옮기거나 실시간 체결 내역 확인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기존 주식 매매 기능을 퇴직연금 플랫폼에 적용했다. 고객은 영웅문S#에서 퇴직연금 ETF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적립부터 인출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적립 단계에서는 자동투자와 적립식 투자를 통해 연금 자산을 키우고, 인출 단계에서는 퇴직연금·개인연금·ISA 등 절세 계좌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적립·인출·전환한다.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해 AI 포트폴리오 자동 운용 솔루션도 준비했다.
수수료 정책도 전면에 내세웠다. 키움증권은 DB·DC·IRP 전 제도에 대해 가입 후 1년간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조건 없이 면제한다. IRP 계좌에는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 체계도 도입할 예정이다. 고객 수익률이 키움증권이 정한 기준 수익률에 미달하면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식이다.
표 상무는 발표 말미에 “키움증권은 47번째 퇴직연금 사업자로 승인을 받았다”며 “기호 47번 키움증권을 기억해 달라”고 말해 현장 분위기를 풀기도 했다. 그는 “연금은 투자, 투자는 21년 국내 주식 1위 키움증권”이라며 “연금도 이제 키움”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2035년까지 증권업권 내 시장점유율 10%, 적립금 순위 톱5를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 “후발주자보다 온라인 특화 사업자”…올해는 안정화 집중
질의응답에서는 후발주자로서의 경쟁력, 지점 없는 영업 구조, 상품 라인업, 수수료 정책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송수열 키움증권 팀장, 표영대 상무, 이승진 팀장. [사진=더밸류뉴스]
키움증권은 지점이 없다는 점을 약점보다 차별점으로 설명했다. 개인 고객은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가입부터 운용, 상담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DB·DC 법인 영업은 기존 기업금융·구조화금융 등 법인 영업 조직과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표 상무는 “다른 사업자들이 지점 영업망과 오프라인 법인 조직을 중심으로 법인 영업을 해왔다면 키움증권은 그 시장도 비대면 온라인으로 바꿔갈 예정”이라며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비대면에서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적립금 목표에 대해서는 사업 안정화에 무게를 뒀다. 표 상무는 “올해는 사업을 시작하고 안정화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초기 적립금 목표는 5000억원 이내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초기 적립금 목표는 5000억원 이내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상품 라인업도 실물 이전 수요에 맞춰 준비했다. 키움증권은 원리금 보장 상품의 경우 기존 사업자들이 장기간 구축한 협약 수준으로 준비했고, 펀드와 ETF도 퇴직연금 전용 상품 및 타 사업자에서 많이 판매되는 상품 중심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ETF는 다른 사업자에서 가능한 상품을 모두 등록해 실시간 매매에 불편이 없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외화 상품도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에서 외화 RP를 먼저 공급하고, 향후 채권과 적립금 규모에 따른 ELS 발행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미지=키움증권]
한편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사업 개시를 앞두고 개인형퇴직연금(IRP) 사전등록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사전등록은 MTS 영웅문S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참여 고객에게는 IRP 서비스 출시 시점에 맞춰 계좌 개설 안내가 제공된다. 키움증권은 사전등록 고객에게 키움포인트를 지급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연금 투자 커뮤니티 서비스 ‘연금크루’, 개인별 연금 수령 설계를 지원하는 ‘통합연금개시’, 투자 수익을 연금으로 모아가는 ‘수익모아연금’, 이자·배당 금액을 연금으로 적립하는 ‘이자배당투자’ 등 차별화된 퇴직연금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