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안보를 앞세워 심해 채굴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대표 업체 중 한 곳인 TMC(The Metals Company)의 사업성과 재무 구조를 둘러싼 글로벌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주요외신 등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가 심해저 광물 채굴 허가 절차를 전례 없이 빠르게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핵심 기업들의 사업 모델은 여전히 불확실성과 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TMC에 대해서는 '경제성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전문가들의 혹평도 제시됐다.
TMC는 태평양 심해저에 매장된 망간단괴를 채굴해 니켈·코발트·구리·망간 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으로 오는 2027년 이전 상업 채굴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고려아연이 최대 1800억원을 투자해서 지분 5%를 인수한 기업이다.
광산·자원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TMC의 사업성 전망 자체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TM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경제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상업 채굴 개시 이후 약 8년차에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문제는 그 시점에 사실상 현재 확인된 주요 광구 자원이 대부분 소진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광산 컨설턴트 스티븐 에머먼(Steven Emerman)은 “최선의 시나리오가 겨우 손익분기라는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광산 투자 관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지금이 사업을 접어야 할 시점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네바다주 광산지질국장이자 네바다 광산·지질국 책임자인 사이먼 조윗(Simon Jowitt) 역시 “현재 프로젝트 규모만으로는 실질적인 수익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TMC의 전망치 자체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입장이다. 미래 광물 가격은 높게 가정한 반면, 채굴 비용과 운영 리스크는 과소평가됐다는 것이다. 특히 TMC가 사업 논리로 내세웠던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코발트 수요 전망도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고 배터리 기술 변화로 니켈·코발트 사용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 콜로라도 광산대학의 광물경제학 교수 이안 랭(Ian Lange)은 “심해저 채굴 기업들은 육상 광산이라는 훨씬 저렴하고 이미 존재하는 대체 공급원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실제 문제는 허가가 아니라 경제성 자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해 생태계 파괴 우려도 여전하다. 환경단체와 해양학계는 심해 생태계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채굴이 진행될 경우 해양 생물 다양성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일부 연구에서는 시험 채굴 이후 해당 해역 생물 개체 수와 종 다양성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는 대부분 국제해저기구(ISA) 체제를 따르고 있어, 미국의 독자적 심해저 채굴 추진이 국제법적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지 : TMC, 고려아연한편 국내에서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TMC 지분 5%를 최대 1800억원에 인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고려아연 측은 미래 핵심 광물 확보 차원의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고, 심해저 채굴 기대감 속에 TMC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TMC의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확대되면서 주가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 기대가 극대화됐던 지난해 10월 주당 10.65달러에 비해 현재 TMC 주가는 절반 수준인 주당 5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상업 채굴의 실제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이 여전히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