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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신고포상금 상한 폐지…이재명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험대

- 불공정거래 30억·회계부정 10억 상한 폐지...부당이득 최대 30% 지급

- 내부자 제보로 ‘숨은 카르텔’ 잡는다...美 회계사기 가능성 12~22% 감소

- 포상금 커질수록 허위신고·늑장신고·공매도 악용 논란도 커져

  • 기사등록 2026-05-21 15: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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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승재 기자]

주가조작 신고포상금 상한 폐지…이재명 \ 코리아 프리미엄\ 의 시험대지난 20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미지=더밸류뉴스 I AI 생성]

주가조작·회계부정 신고포상금 상한이 사라진다. 정부가 불공정거래와 회계부정 제보자에게 부당이득 또는 과징금의 최대 30%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꾸면서, 자본시장 신뢰 회복이 밸류업 정책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신고하면 돈을 더 준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불투명한 지배구조, 주가조작, 회계부정 문제를 시장 내부의 제보로 잡아내겠다는 취지다. 다만 포상금이 커질수록 허위 신고와 포상금 사냥, 공매도 세력의 악용 가능성도 함께 커질 가능성도 있다.


주가조작 신고포상금 상한 폐지…이재명 \ 코리아 프리미엄\ 의 시험대지난 6일 국세청에서 「코스피 7000 시대, “코리아 프리미엄” 안착을 위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를 통해 제시한 주가조작 사례. [자료=국세청]

신고포상금 상한 사라진다...부당이득 최대 30% 지급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 혁신’ 국정과제의 후속 조치다. 핵심은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 30억원, 회계부정 신고포상금 10억원 상한을 폐지하는 것이다. 


주가조작 신고포상금 상한 폐지…이재명 \ 코리아 프리미엄\ 의 시험대금융위원회 CI. [자료=금융위원회]

포상금 산정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등급별 기준금액을 정한 뒤 기여율을 반영했지만, 앞으로는 부당이득 또는 과징금의 최대 30%에 신고자의 적발·제재 기여율을 곱해 포상금을 정한다. 금융위는 규모가 큰 불공정거래와 회계부정일수록 포상금이 늘어나 신고자에게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담자 신고 요건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불공정거래 가담자가 수사기관에 고발되거나 통보되면 포상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으로는 타인에게 범죄 참여를 강요했거나 5년 내 위반행위를 반복한 경우가 아니라면 일정 부분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범행 구조를 가장 잘 아는 내부 가담자의 제보를 끌어내겠다는 장치다. 


포상금 선지급 제도도 도입된다. 원칙적으로 포상금은 과징금 등이 납입된 뒤 지급되지만, 소송으로 국고 납입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개정안은 과징금 부과 결정 시점에 포상금 지급 예정액의 10%, 최대 1억원을 먼저 줄 수 있도록 했다. 시세조종에 사용된 원금이 몰수·추징된 경우에도 그 일부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회계부정 제재도 강화된다. 회계부정이 장기간 이어지면 위반 기간에 따라 과징금을 매년 20~30% 가중한다. 회사로부터 직접 보수나 배당을 받지 않았더라도 사적 유용금액, 횡령·배임액 등 경제적 이익이 있으면 실질 책임자에게도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개정안은 오는 26일 공포 즉시 시행된다.


내부자 제보가 ‘숨은 작전’을 흔든다...美 “회계사기 가능성 12~22% 감소”


신고포상금 확대의 긍정적 효과는 내부자 제보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주가조작과 회계부정은 외부 감시만으로 적발하기 어렵다. 시세조종 주문, 차명계좌, 허위 공시, 회계자료 조작 등은 조직 내부자나 가담자가 아니면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지난 2023년 SG증권발 폭락 사태는 이런 문제를 보여준 사례다.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는 시세조종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시세조종 인정 범위가 줄면서 징역 8년으로 감형됐지만, 벌금 1465억1000만원과 추징금 1815억여원이 함께 선고됐다. 이 사건은 장기간 누적된 시세조종 의혹이 시장 충격으로 드러난 대표 사례로 남았다. 


실제 신고포상금이 조사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불공정거래 신고자에게 9370만원 포상금을 지급했다. 신고자는 주가 상승을 목적으로 한 부정한 수단과 계획을 상세히 적고 녹취록 등 증빙자료를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바탕으로 기획조사에 착수했고, 혐의자 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미국은 포상금 제도를 더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2011년 제도 도입 이후 2023 회계연도 말까지 약 400명의 제보자에게 총 20억달러(약 3조94억원)에 가까운 포상금을 지급했다. 2024 회계연도에는 수상자 중 62%가 회사 내부자였고, 38%는 투자자·경쟁사·시장관찰자 등 외부자였다. 


주가조작 신고포상금 상한 폐지…이재명 \ 코리아 프리미엄\ 의 시험대필립 G. 버거 미국 시카고 대학 회계학과 교수. [사진=시카고 대학]

또한 필립 G. 버거(PHILIP G. BERGER) 미국 시카고 대학 회계학과 교수의 연구는 도드-프랭크법의 신고포상금 조항이 적용된 뒤 회계사기 가능성이 12~22%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포상금이 단순한 사후 보상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사전에 회계와 내부통제를 정비하도록 압박하는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자본시장에서 이 효과는 밸류업 정책과 맞닿아 있다. 밸류업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숫자를 믿을 수 있어야 배당도, 실적도, 주가도 평가받는다. 신고포상금 확대는 시장 신뢰라는 밸류업의 전제를 강화하는 제도다.


포상금 커질수록 ‘사냥꾼’도 몰린다...허위신고·늑장신고 우려


문제는 포상금이 커질수록 제도 악용 유인도 커진다는 점이다. 가장 큰 논란은 ‘늑장신고’ 가능성이다. 미국 제도는 제재금의 10~30%를 포상금으로 준다. 이 구조에서는 사기 규모가 커질수록 포상금도 커진다. 미국 내부에서도 제보자가 범죄를 초기에 막기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허위·반복 신고도 제도 운영의 부담으로 지적된다. SEC는 2021년 연례보고서에서 일부 신청자들이 자신이 제공한 정보와 집행 사건 사이에 합리적 관련성이 없는데도 수십건, 많게는 수백건의 포상금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SEC는 이런 무익한 청구가 정당한 제보자의 포상금 심사를 늦추고, 직원들의 검토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SEC는 2021년 9월 수백건의 무익한 포상금 신청을 반복한 2명을 프로그램에서 영구 배제했다.


한국도 포상금 상한이 사라지면 신고 유인은 커지지만, 사실관계가 부족한 의혹 제기나 사건과 관련성이 약한 반복 신고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제도의 실효성은 포상금 규모보다 신고 내용의 구체성, 증빙자료, 제재 기여도를 얼마나 엄격하게 심사하느냐에 달려 있다.


외부 세력의 참여도 논란이다. 미국에서는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자들이 SEC 포상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었다. 한 연구는 최근 포상금의 약 40%가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자 등 외부 제보자에게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제보와 동시에 공매도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포상금이 추가 보너스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국에서도 이 논란은 남의 일이 아니다. 불공정거래 제보는 시장 투명성을 높일 수 있지만, 포상금이 과도하게 부각되면 ‘시장 감시’와 ‘투기적 정보전’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특정 기업 의혹을 제기하고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은 뒤 포상금까지 받는 구조가 생기면 제도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이번 개정안의 성패는 금액이 아니라 심사 기준에 달려 있다. 구체적 증빙이 있는 신고와 단순 의혹 제기를 구분해야 한다. 내부자와 외부 제보자, 가담자와 피해자, 공익 제보와 투자 이익 목적 제보도 나눠 봐야 한다. 포상금 상한 폐지는 자본시장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포상금 제도가 ‘작전 세력의 내부 균열’을 만들지, ‘포상금 사냥 시장’을 만들지는 앞으로의 집행 방식이 결정할 것이다. 


eric978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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