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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00만 시대, 질주 뒤에 남겨진 ‘보험 인프라’ 개선 과제

- 배터리 소유권 분리 도입…보상 체계 및 표준 가치 산정 모델 필요성 대두

- 범퍼 등 경미손상 수리기준 법제화 시, 연간 약 873억원 사회적 비용 절감

- 825만 대 커넥티드카 주행 데이터…UBI 고도화가 합리적 요율 산정의 관건

  • 기사등록 2026-05-19 1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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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도하 기자]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하며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4월 기준 신규 등록 전기차는 10만 대를 넘어섰으며, 전체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20.1%를 기록했다.

 

정부는 ‘전기차 전환 지원금’ 신설과 함께 ‘배터리 구독 서비스’ 규제 특례를 의결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팽창의 이면에는 급격한 기술 및 정책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동차 보험 제도의 지체 현상이 관찰된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올해부터 주요국의 보조금 축소와 규제 완화로 성장 둔화 국면(캐즘)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관련 인프라 정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의 배터리 소유권 분리로 보상 책임이 이원화되며 보험 요율 산정이 모호해진 데다, 수리 시장의 정보 비대칭에 따른 과잉 수리, 커넥티드 데이터 활용 미비 등 보험 인프라의 구조적 결함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전기차 100만 시대, 질주 뒤에 남겨진 ‘보험 인프라’ 개선 과제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섰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 소유권 분리 모델 도입…'보상 책임 이원화'로 분쟁 가능성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제8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기반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포함한 16건의 규제특례(규제 샌드박스) 안건을 모두 의결했다. 이에 소비자는 차량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값을 제외하고 차체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실증사업은 올해 10월부터 2년간 현대차 전기차 2000대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구조는 사고 발생 시 차체 소유자인 운전자와 배터리 소유자인 리스사 간의 손해 책임 주체를 분리시킨다.


전기차 100만 시대, 질주 뒤에 남겨진 ‘보험 인프라’ 개선 과제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 내용. [이미지=국토교통부]

현재 전기차 보험료는 데이터 부족과 고액 수리비 등의 영향으로 내연기관차 대비 평균 1.5~2배가량 높게 형성되어 있다. 배터리 소유권이 분리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사가 산정하는 보상금과 리스사가 요구하는 배터리 잔존 가치 보상금 사이의 격차로 인한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스사는 자산 가치 유지를 위해 신품 교체를 선호하는 반면, 보험사는 감가상각을 적용하려는 경향이 있어 객관적인 가치 평가 모델의 정립 여부가 향후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정보 비대칭과 과잉 수리…'경미손상 수리기준'의 실효성 쟁점

 

전기차 수리 시장은 정보 비대칭이 큰 ‘신용재’ 시장의 특성을 보이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부품 교체와 과잉 수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팩의 미세한 손상에도 전체를 교체하는 관행은 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범퍼 등 외장 부품의 경미손상 수리기준을 법제화하여 수리 관행을 정착시킬 경우 연간 약 873억원의 수리비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비업계와 보험업계 간의 공임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정비업계는 원가 미반영을 이유로 공임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보험업계는 정비업체 수 증가를 근거로 맞서는 상황이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 이용 시 리스료에 이자와 마진이 포함되어 소비자의 실질적인 총소유비용(TCO)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수리비 산정 체계의 투명성 확보 여부가 향후 전기차 경제성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화재 불안과 리스크 분담…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평가 요구

 

전기차 확산의 주요 걸림돌 중 하나인 화재 사고는 소비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본카가 ‘전기차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고 전기차 구매 시 우려 사항으로 ‘배터리 성능 저하’(67.2%)와 ‘화재 및 사고에 대한 불안’(66.6%)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배터리 결함 여부를 입증하는 과정이 복잡해 보험사와 제조사 간의 책임 공방이 장기화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전기차 100만 시대, 질주 뒤에 남겨진 ‘보험 인프라’ 개선 과제리본카의 ‘전기차 소비자 인식’ 설문조사 결과. [자료=리본카]

이에 정부는 제조물 책임보험(PL) 가입 여부를 보조금과 연계하고 리콜 등 안전관리 책임을 제조사에 명시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소비자들의 42.3%가 ‘배터리 상태 및 수명 보증’을 핵심 구매 기준으로 꼽으며, 배터리 실명제와 정비 데이터 공유를 통한 객관적 가치 평가 체계의 구축 여부가 리스크 분담의 형평성을 결정할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 커넥티드 데이터의 부상…'실시간 요율 산정 체계'로의 전환

 

과거 통계적 요율 산정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운전습관 연계 보험(UBI)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커넥티드카는 지난 2023년 말 기준 약 825.4만 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31.8%를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약 10배 급증했다. 연간 최대 12.7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차량데이터 시장의 성장은 보험 요율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달 보험료를 갱신하는 모델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주행거리 연동(PAYD)과 운전습관 연동(PHYD)을 넘어 배터리 상태까지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관리형(MHYD) 모델로의 진화가 논의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권에 도입된 ‘차량 5부제 특별약관’은 현재 전기차를 제외한 차종을 대상으로 하나, 커넥티드 데이터를 통해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보험료를 할인해준다는 점에서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의 기초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데이터 주도권 확보를 통해 합리적인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전기차 보험 시장의 ‘깜깜이 요율’ 논란을 해소할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hsem5478@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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