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반에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며, DB손해보험(대표이사 정종표)이 주주와의 능동적인 소통으로 지배구조의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일회성 배당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5년 만에 내부 통제 기구를 부활시키고 이사회의 독립적 기능을 명문화하는 등 새로운 시스템 경영 체제를 구축하며 시장의 기대에 화답하는 모습이다.
DB손해보험은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DB금융센터에서 제5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역대급 배당 확정과 함께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특히 이번 주총은 조 단위 해외 인수합병(M&A)과 거버넌스 고도화 등 산재한 과제 속에서, 얼마나 투명한 시스템 경영을 입증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밸류업'의 실무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5년 만의 ‘내부거래위’ 부활 안건…시스템이 만드는 투명 경영
서울시 강남구 DB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DB손해보험]
이번 주총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의 신설을 골자로 한 정관 변경(제2-5호 의안)이다. DB손보는 지난 2019년 폐지했던 내부거래위원회를 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5년 만에 복구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는 계열사 간 거래의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기업 가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경영진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기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적 장치도 겹겹이 쌓았다. 기존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제2-2호 의안)해 이사진의 실질적인 견제 기능을 강조했으며,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제2-1호 의안)해 소액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조치는 시장 저평가 요인을 해소해, 현재 시장에서 0.4~0.6배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정상화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감사위 독립성 강화…8000억 규모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 실익 사수
DB손해보험 주당순자산가치와 주가순자산비율 변동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또 다른 핵심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분리 선임’ 건이다. 올해 9월까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감사위원 2인을 다른 이사들과 분리 선출해야 하며, 이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상법 개정에 따라 이사진의 독립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측은 김소희 전 AIG손해보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현승 LHS자산운용 회장 등을 후보로 내세워 보험 실무 및 자산운용의 전문성 확보에 나섰다.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후보들과 함께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해, 지난해 말 기준 12조201억원에 달하는 보유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을 효율화하는 전략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지점은 주총 전후로 전개되는 실질적인 주주 실익 사수 행보다. DB손보는 지난 2월 27일, 보유 자사주 중 44.4%에 달하는 388만4000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약 7981억원 규모의 이번 소각이 실행되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며, 향후 선행 주당순자산가치(BPS)가 기존 추정치 대비 약 5.0% 상승하는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 주당 7600원 배당 결실…연결 기준 밸류업 로드맵 주목
DB손해보험 배당지표. [이미지=더밸류뉴스]
실적 기반의 주주 환원 역시 가시화된다. DB손보는 이번 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7600원의 배당안을 처리한다. 이는 전년 대비11.8% 상향된 수치로, 견조한 펀더멘털을 주주와 나누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
향후 시장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연결 기준’의 변화다. DB손보는 상반기 중 미국 보험사 포테그라(Fortegra)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며, 편입 시 동사의 별도 실적 대비 약 10%대의 순이익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주총 이후 포테그라 편입을 반영한 연결 기준의 새로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재정립된다면, 시장에서는 현재 5.3% 수준으로 기대되는 향후 3개년 배당수익률은 추가 상향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DB손해보험이 상반기 중 미국 포테그라 인수를 완료하면 연결 기준의 소통이 예상되며,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에 주주제안이 제시된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며 “현 주가에서 향후 3개년 배당수익률은 5.3%로 기대돼 상향 조정의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