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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무서워 가업 승계 포기”… 상속세 2만명 시대, 우리은행의 ‘100년 기업’ 해법

- 상속세 2만명 시대가 불러온 '기업 엑소더스'...우리은행의 해결책

- 상속세로 인한 기업소멸...지역경제 심각한 타격

- 우리은행식 '생산적 금융'...'100년 기업' 늘리는 견인차 역할 기대

  • 기사등록 2026-02-11 15: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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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홍승환 기자]

'상속세 폭탄'이 더 이상 일부 재벌가만의 이야기가 아닌 시대가 됐다. 국세청의 최신 확정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상속세 과세 대상자는 사상 처음 2만명을 넘어섰다. 불과 5년 전과 비교해 2.5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정부는 2024년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는 세법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통과가 무산됐고, 2025년 2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현 대통령이 "소수 자산가만 이익을 보는 특권 감세"라며 반대 의사까지 개진한 상황이다. 


과도한 세 부담에 견실한 중소기업들이 가업 승계를 포기하고 사모펀드(PEF)에 회사를 넘기는 '기업 엑소더스(Exodus)'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국내 한 시중은행이 기업과 자산가를 지키기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은행권 최초 ‘기업승계지원센터’ 신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금융권 최초로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기존 임시 조직(TFT)이던 ‘가업승계전담ACT’를 상설 전문 센터로 격상시킨 것이다. 이 센터는 단순히 상속세액을 계산해 주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지향한다. 


“세금 무서워 가업 승계 포기”… 상속세 2만명 시대, 우리은행의 ‘100년 기업’ 해법서울시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우리은행]

이를 위해 기업금융 전문가와 자산관리(WM) 전문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외부 회계법인 및 법무법인과 제휴해 ‘원스톱 승계 컨설팅’ 체계를 구축했다. 은행권에서 대출이나 예금 유치가 아닌 ‘기업 승계’를 전면에 내건 전담 조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 축적 수단 없애는 ‘부의 재분배 역설


우리은행이 이처럼 조직을 확대한 배경에는 급변하는 조세 환경이 있다. 2024년 기준 상속세 과세 대상자는 2만1193명으로 사상 처음 2만명을 돌파했다. 13배 급증한 과세 인원보다 더 심각한 건 명목 최대 50%, 실질 60%에 달하는 살인적인 세율이 낳은 ‘기업 소멸’ 부작용이다.

 

“세금 무서워 가업 승계 포기”… 상속세 2만명 시대, 우리은행의 ‘100년 기업’ 해법OECD 상속세 최고세율 비교. [자료=더밸류뉴스]실제로 세계 1위 손톱깎이 업체였던 ‘쓰리세븐’은 창업주 작고 후 150억원의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2008년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이후 실적이 반토막 나며 지역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 세계적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과 콘돔 시장 1위 ‘유니더스’ 역시 상속세 부담 탓에 창업주 일가가 경영권을 포기하고 사모펀드(PEF)에 회사를 넘긴 대표적 사례다. 멀쩡하던 1등 기업이 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 때문에 주인이 바뀌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공장 이전이 발생하며 양질의 일자리가 증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100년 기업’ 사라지면 지역경제 죽는다


가업 승계 실패는 곧 지역 경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중소기업연구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원활한 가업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 내 약 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에서 창업 100년을 넘긴 기업이 10여 곳 안팎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극복해야 할 현실이다. 


“세금 무서워 가업 승계 포기”… 상속세 2만명 시대, 우리은행의 ‘100년 기업’ 해법국내 10년 이상 장수 기업 비율. [자료=더밸류뉴스]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그 기업이 지역 사회에서 지탱해 온 고용 생태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기업의 영속성을 지키는 것이 곧 국가 경제의 허리를 튼튼히 하는 과제가 된 이유다.

 

형식적 부의 재분배 넘어 진정한 ‘생산적 금융


이런 맥락에서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의 출범은 정책의 빈틈을 메우는 시의적절한 ‘시장 친화적 해법’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부의 세제 개편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현장의 기업인들은 당장 폐업과 매각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센터는 △가업상속공제 요건 분석 △지분 증여 스케줄링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자본 솔루션 등 기업인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난제들을 금융과 결합해 풀어준다. 고객인 기업이 세금 문제로 문을 닫거나 해외로 떠나지 않고, 국내에서 2세, 3세로 이어지며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금융기관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상생’이자 ‘생산적 금융’이다. 


최상진 우리은행 종합기획부 부부장은 "안정적인 경영 승계로 영속성을 유지하는 장수기업은 경영 성과와 고용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돕고 생산적 금융을 확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이번 시도가 단명하는 한국 기업 생태계에서 ‘100년 기업’을 늘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hongsh789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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