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치킨(대표이사 송호섭)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2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하며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격 인상과 원산지 논란, 비용 절감을 위한 모델 교체 등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지난해 11월 부임한 송호섭 대표는 가맹점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국 순회 간담회, 가맹점주 복지 개선, 해외 진출 확대 등 브랜드 쇄신과 글로벌 도약을 통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2년 연속 업계 1위 수성...가격 인상과 원산지 논란 '뜨거운 감자'
bhc치킨이 2년 연속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영예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격 인상과 원산지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hc는 지난해 매출 53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5.5% 성장했다. 이는 2위 BBQ치킨(4732억원), 3위 교촌치킨(4249억원)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bhc는 지난 2022년 5075억원 매출로 처음 업계 1위에 오른 이후 2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bhc의 성장세 이면에는 논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해 말 bhc는 대표 메뉴인 '뿌링클'을 포함한 85개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 회사 측은 가맹점주의 수익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동시에 가맹점에 제공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도 평균 8.8% 높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원산지 논란이다. bhc는 가격 인상 약 7개월 전인 지난해 5월, 순살치킨 메뉴 7개 원료육을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변경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브라질산 닭고기에 0% 관세를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료비가 국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메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업계 불황과 고물가·고비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bhc치킨, 10년 장수 모델 전지현 교체... 치킨업계 비용 절감 '몸부림'
bhc치킨은 비용 절감을 위해 10년간 전속 모델로 활동한 배우 전지현을 새 모델 황정민으로 교체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모델 교체로 bhc치킨은 상당한 광고비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bhc치킨의 이러한 움직임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비용 절감 노력을 대변한다. 업계는 광고 모델 교체나 무모델 전략 채택, 재료 변경, 사업구조 개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치킨업계가 직면한 여러 난관 때문이다. 인건비와 배달료, 원재료 인상 등 비용이 급등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과 소비자 반발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업계는 가격 인상 대신 비용 감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bhc치킨 관계자는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본사가 부담한 부분이 많다"며 "추가로 가맹점 복리후생 지원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hc치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5.2% 감소했다.
◆송호섭 대표, 가맹점과의 상생 강화...리브랜딩 박차 가한다
이러한 도전 속에서 bhc그룹의 송호섭 대표가 가맹점주와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며 bhc치킨 리브랜딩에 나섰다. 나이키, 로레알 마케팅팀을 거쳐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송 대표는 지난해 11월 bhc그룹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해 브랜드 가치 제고와 다양한 상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송 대표는 취임 후 가맹점주와의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올해 1월부터 전국 7개 권역을 순회하며 가맹점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를 3·6·9·12월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특히 가맹점주들로부터 안건을 사전 접수받아 논의하는 방식을 도입해 실질적인 소통을 강화했다.
bhc치킨은 가맹점주의 수익 개선을 위해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납품용 튀김유 공급가를 4500원 인하했으며, 가맹점주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과 상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조리 과정이 번거로운 '포테킹' 메뉴를 단종시키기도 했다.
송 대표는 "가맹점주 간담회는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상호 해결점을 찾아가는 공감대의 자리"라며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 성장하는 초석으로 다지겠다"고 밝혔다.
bhc치킨은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태국, 미국 등에서 10개 매장을 출점했으며, 현재 5개국에서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반기에는 대만 진출도 예정되어 있어, 올해를 해외 확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