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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지 기자의 이벤트 투자] "버핏 회장님! 주식 투자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기사등록 2016-07-25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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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주식 시장의 출렁임이 예사롭지 않네요. 증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확정으로 하강곡선을 탔다가 상승한 뒤라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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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기록하는 것을 고려하면 곧 조정국면이 올까 염려가 됩니다.  '투자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라면 불확실성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버핏에 관한 기사와 책을 참고해 가상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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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지(이하 차) : 오마하의 현인을 이렇게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사실 버핏 회장은 저에게 무척 친숙한 분입니다. 2010년 저는 회장과 경영대학원 학생들과의 대화를 수록한 워렌 버핏의 주식투자 콘서트를 번역했습니다. 저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이기도 합니다


워렌 버핏(이하 버핏) : 저에 관한 책을 번역한데다 주주시라니 반갑군요. 오랜 기간 저희와 함께 하시겠군요. 해마다 연말에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우리 주식의 약 98%를 연초부터 보유하던 주주들이 갖고 있어요. 저희 주주들도 ‘10년을 보유하지 않을 주식이라면 단 10분도 갖고 있어선 안된다는 제 철학에 공감해 주시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임원들에게 다음 분기이익이 아니라 최장기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회사를 경영하라고 요청합니다. 


: . 저도 장기투자를 목표로 버크셔 주식을 샀습니다. 사실 제 포트폴리오는 버크셔 뿐 아니라 버핏 회장의 보유주로 가득차 있답니다. 올해 2월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와 최근 브렉시트 때 들어가서 저가 매수를 할 수 있었죠. 덕분에 미국주식 계좌가 현재 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은행 이자보다 높아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버핏 : 브렉시트는 경제적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사건이었죠. 게다가 아직 시작도 안한 사건이니만큼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영향이 컸던 것 같네요. 가치투자자라면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모두가 두려운 때는 가장 기회가 많을 때죠. 사실 진정한 투자자는 변동성을 환영합니다. 위기 때 현금과 용기가 결합하면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가 되죠 


: 공포에 전염되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군요. 


: 투자는 사업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동시에 무섭게 확산하는 시장 심리에 휩쓸리지 않을 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제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와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과 같다고 말씀하셨죠. 앞으로 시장 폭락으로 투자자 손실 발생이라는 신문기사 제목을 보면 마음속으로 시장 폭락 때 안 사면 손실이지만 사면 이득이라고 해석하세요. 


: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한다는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투자할 때 지능(IQ)보다 성향이 중요하다고 하신 말씀에 동감합니다. 패닉과 하락세에 맞서 냉정을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버핏 : 연구에 따르면 집단에 순종하면 뇌에서 기쁨과 관련된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하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역발상 투자는 그러한 성향을 갖춘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능에 관해서 사칙연산이 가능하다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수학적 재능이 타고난 편이기는 하지만 머리순으로 투자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헤지펀드 연봉킹은 모두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채워졌겠지요. 베타, 효율적 시장, 현대 포트폴리오이론, 옵션가격 결정, 신흥시장 등을 몰라도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기업을 평가하는 법시장가격을 바라보는 법만 공부하고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기르면 됩니다. 


: 게다가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시더군요. 사실 저는 회장께서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 기업이 공시한 내용을 보기 위해 증권거래위원회를 직접 찾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투자할 만한 회사의 재무 상태를 모두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투자 가능성을 빠르게 평가할 수 있으시군요. 


: 그 시절에는 무디스나 S&P는 직접 찾아가 원하는 문서를 요청해야만 공시를 볼 수 있었죠. 복사기도 사용할 수 없어 일일이 메모를 해야했어요. 이렇게 준비를 하면 수학 천재가 아니라도 편안하고 빠르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노아도 비가 올 때 방주 만드는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를 해둔거죠.


하지만 이렇게 준비를 하는 저도 실수를 합니다. 제가 항공주에 투자했다 실패한 사례는 유명하죠. 그 당시 저는 합리적인 가격에 팔리는 훌륭한 회사를 찾지못해 피했어야 할 유에스항공에 투자하고 말았죠. 투자결과에 상심한 저는 라이트 형제가 탄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가 추락했다면 자본가들에게 좋았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답니다. 


: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같은 평범한 사람도 서울의 현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하지만 오를 종목을 고르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투자종목을 선정하는 원칙을 좀 귀띔해 주시죠. 


: 저는 투자결정을 내릴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지, 유보이익을 쌓을 수 있는지, 사업 내용이 이해가 가는가, 경영진이 훌륭한지, 가격이 적절한가를 봅니다.

1938<</span>포춘> 기사에서는 코카콜라와 같은 대기업이 코카콜라처럼 변함없는 제품을 팔아 10년 매출 기록을 세운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런 기업을 찾으십시오. 이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인덱스 펀드 투자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유언장에서 아내를 위한 돈의 90%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했어요. 


: 얼마 전에는 미국 보험회사를 인수하셨죠. 지난달에는 호주 보험사 IAG에 투자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보험회사를 좋아하시더니 여전히 매력을 느끼시나 봅니다 


버핏 : 저는 보험사를 버크셔의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지급하기 전에 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죠. 이번에 인수한 의료배상책임보험사인 MLMIC는 지난 40여 동안 뉴욕의 의사를 소송에서 보호한 보석 같은 회사입니다. 저는 1951년 자동차보험회사 가이코에 투자하며 보험사와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저는 1만달러를 투자해 50%의 수익을 얻었죠. 그 이후 저는 내셔널인뎀니티와 제너럴리 등 여러 보험사를 인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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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함께 상장사의 단기실적전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신 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 분기실적 전망치가 기업을 단기성과에 집착하게 해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최고경영자(CEO)가 성장률 내부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이 주당 이익이 장기적으로 예컨대 연 15%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면 이는 화를 자초하는 일입니다.


목표 달성을 약속하는 경영자들은 분식회계의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경영자가 둘에 둘을 더하면 얼마입니까?”라고 물으면 협조적인 회계사는 어떤 숫자를 염두에 두고 계십니까?”라고 대답한다죠. 


: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버핏 회장을 제치고 세계 3위 부자로 등극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서운하지는 않으십니까? 회장께서 약 32500억원 어치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빌 게이츠의 자선재단 등에 기부하신 영향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이 올들어 9.4% 올라 순자산은 같은 기간 약 3조원 늘어났다니 대단하십니다. 


: 하하. 전혀 서운하지 않습니다. 베조스는 뛰어난 CEO입니다. 아마존은 올해 초고속 배송, 클라우드 서비스, 킨들과 에코의 성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어요. 만약 제가 배가 아팠다면 그를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칭찬하지 않았겠죠. 다만 현재로서는 아마존이 너무 비싸게 거래돼 투자계획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 훌륭한 후계자들이 저와는 달리 기술주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 나중에 버크셔 보유주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한국은 박스피라고 불릴만큼 코스피가 6년 동안 박스권을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네요. 국민연금 등 큰손들도 점차 해외투자를 늘린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 한국에도 저평가된 훌륭한 기업이 많이 있지요.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길 기대해 봅니다. 그래야 한국에도 가치투자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칭찬받는 투자를 조심하세요. 위대한 투자는 대개 지루한 법이니까요.


[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ihs_buffe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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