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화 신현숙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최장수 CEO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13년4개월)으로 조사됐다.
21일 더밸류뉴스 취재 결과 자기자본 5조원이 넘는 국내 9대 증권사 가운데 재임기간이 가장 긴 CEO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었다.
이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5년3개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4년11개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4년4개월),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4년4개월),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1년5개월),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1년 3개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5개월) 순이다.
◆1위 최희문 부회장, 역대 최장수 증권사 CEO 등극... 철저한 성과급제 논란도
최희문 부회장은 2010년 2월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해 6월 현재 13년4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최희문 부회장은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가 갖고 있던 '역대 최장수 증권사CEO'(12년9개월) 기록을 넘었다. 최희문 부회장의 임기 만료일은 2025년 3월이다. .
2010년 3월 최 부회장 취임 당시 메리츠증권은 순이익이 200억원대에 머물렀는데 지난해 8280억원을 기록했다. 12년만에 41.2배(4004%)배 증가한 것이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57조 375억원, 영업이익 1조925억원, 당기순이익 828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45.35%, 15.18%, 5.76% 증가했다. 최희문 부회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를 주요 수익모델로 발굴해왔다. 메리츠증권 위상도 퀀텀점프했다. 최 부회장 취임 당시 메리츠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됐지만 이제는 '자기자본 6위 증권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철저한 성과급 체제로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이익률이 하락 추세인 것도 고민거리다. 최근에는 이화그룹 김영준 전 회장 등이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계열 상장사 3곳이 거래 정지되자 메리츠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이화전기 주식 5838만2142주(32.22%)를 전부 매도해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통해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400억원을 투자한지 1년 8개월 만에 9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채 NH투자증권(2위), 장석훈 삼성증권(3위)... 실적 개선으로 장수CEO
2위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로 2018년 3월 취임해 5년 3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2020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년 임기로 연임하는 데 성공했다. 임기 만료일은 2024년 3월이다. NH투자증권은 농협중앙회(이하 농협) 계열사로 오너가 존재하지 않아 농협 회장이 바뀔 때마다 계열사 대표이사들도 물갈이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농협 계열회사에서 장수 CEO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그럼에도 정영채 대표가 장수 CEO에 등극한 것은 실적을 해마다 개선해왔기 때문이다. 원만한 인품으로 주변 신망이 두텁다.
3위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2018년 7월 취임해 다음달이면 꼬박 재임 5년을 채우게 된다. 역대 삼성증권 CEO 가운데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 이전까지 삼성증권 최장수 CEO는 배호원 전 대표(4년1개월)이었다.
장석훈 대표는 2018년 7월 CEO 취임 당시 삼성증권이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었지만 순발력있게 수습하고 실적을 개선해오고 있다. 임기만료일은 내년 3월 1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