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대표이사 박현철)이 ‘국내 30대 건설사’ 가운데 매출액 대비 일감(수주잔고)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 수주잔고비율은 6.65배(665.09%)로 1위를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21년, 2022년 조사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5.13배), 동부건설(4.87배), 한화건설(4.13배), 코오롱글로벌(4.11배) 순이다.
수주잔고비율(order backlog ratio)이란 수주잔고를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건설사가 매출액에 비해 '일감'이 얼마나 풍부하게 남아 있느냐를 보여준다. 수주잔고비율이 높을수록 일감을 많이 확보해 놓았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수주잔고비율이 1.0배(100%)이면 1년치(연간 매출액) '일감'이 남아있다는 의미이고, 5.0배(500%)이면 5년치 일감이 남아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조사에서 매출액은 지난해 K-IFRS 연결 기준 매출액을 사용했고, 수주잔고액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했다. 모집단은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2023 시공능력평가 1~30위 건설사’로 했다.
◆1위 롯데건설, '롯데캐슬' 브랜드 효과로 민간공사 풍부
1위 롯데건설의 수주잔고비율은 6.65배(665.09%)이다. 향후 약 6년하고도 반년치 일감이 남아있다는 의미이다. 지난 12월 31일 기준 수주잔고가 45조3000억원인데 지난해 매출액은 6조8111억원이었다.
롯데건설이 3년 연속으로 가장 높은 수주잔고비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파트 건설사업의 호성적 덕이 크다. 롯데건설의 수주잔고 45조3000억원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민간공사(아파트공사)가 38조7265억원(85.5%)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어 토목공사 3조9005억원(8.7%), 해외공사 2조6277억원(5.8%) 순이다.
롯데건설 아파트 부문을 견인하는 브랜드는 '롯데캐슬'이며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아파트 이미지로 인기가 높다. 롯데캐슬 아파트의 외관 디자인을 보면 황금빛 컬러를 통해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성(castle)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 파리 개선문을 연상 시키는 검독수리 문양(文樣)도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진행한 국내 아파트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4위를 차지했다.
123층(555미터)의 국내 최고층 건물로 이름 높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도 롯데건설이 건설했다. 최대 초속 80m의 풍속을 이겨내는 내풍설계와 진도9의 강진에도 견디는 내진설계가 돼 있다.
◆2위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브랜드 효과 높아... 3위 동부건설
2위 HDC현대산업개발(대표이사 최익훈 김회언 조태제. 이하 '현산')의 수주잔고비율은 5.13배(512.58%)이다. 5년치 일감이 쌓여 있다는 의미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수주잔고가 21조4805억원인데 지난해 매출액이 4조1907억원이었다. 지난 2022년, 2021년 조사에서도 3위를 기록했다.
현산은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전체 수주잔고 21조4805억원 중 민간공사(아파트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93.83%(20조1554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으로 봐도 지난해 4조1907억원 가운데 60.4%가 외주주택(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의 몫이었다. 아이파크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지난달 국내 아파트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6위를 기록했다.
3위는 동부건설로 수주잔고비율 4.87배(486.86%)를 기록했다. 약 5년치 일감이 남아있다는 의미이다. 수주잔고는 9조2504억원이고 지난해 매출액은 1조9000억원이었다.
동부건설의 대표 브랜드는 '센트레빌'이며 경기 과천·반포 센트레빌(현대아파트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 등을 맡아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동부건설은 회사명에 '동부'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는 DB그룹(옛 동부그룹)에 소속돼 있지 않다. 2016년 키스톤PE(56.39%)가 인수했으며 키스톤PE 주요주주는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이다.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허상희 부회장은 2016년 10월 동부건설에 사내이사로 처음 발을 들여놓았고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차정훈 한토신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삼성물산, 21위로 제자리... 30대 건설사 평균 수주잔고비율 3.7배
이들 30대 건설사의 지난해 평균 수주잔고비율은 3.7배였다.
수주잔고의 절대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현대건설로 58조 4991억원이었다. 이어 2위 롯데건설 45조 3000억원, 3위 대우건설 45조 1338억원, 4위 GS건설 40조2834억원, 5위 포스코E&C 38조 4억원, 6위 현대엔지니어링 30조 9082억원, 7위 삼성물산 26조 9759억원, 8위 한화건설 21조 9992억원, 9위 DL이앤씨 21조 4915억원, 10위 HDC현대산업개발 21조 4805억원 순이었다. 수주잔고 절대액이 가장 적은 건설사는 아이에스동서 1조4596억원이었다.
버핏연구소는 2022년에도 동일한 조사를 실시했다. '2022 국내 30대 건설사 수주잔고비율' 순위를 살펴보면 1위 롯데건설(7.68배), 2위 두산건설(7.24배), 3위 HDC현대산업개발(6.34배), 4위 동부건설(5.80배), 5위 포스코E&C(4.76배), 6위 한화건설(4.64배), 7위 대우건설(4.32배), 8위 금호건설(3.68배), 9위 GS건설(3.54배), 10위 한신공영(3.44배) 순이었다. 평균 수주잔고비율은 3.44배였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일명 10대 건설사)의 수주잔고비율 순위를 살펴보면 롯데건설(6.65배. 1위)이 가장 높고, 이어 포스코이앤씨(3.99배. 6위), 대우건설(3.87배. 7위), 현대건설(3.71배. 8위), GS건설(3.00배. 13위), DL이앤씨(2.69배. 14위), 현대엔지니어링(2.37배. 16위), SK에코플랜트(1.87배. 19위), 삼성물산(1.40배. 21위) 순이다. 시공능력 10위 호반건설의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부동의 1위' 삼성물산(건설부문 대표 오세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21위)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비율은 139.70%(1.40배)이다. 수주잔고비율이 2.0배 미만인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1.87배. 186.52%), 태영건설(1.82배, 182.44%), 삼성물산(1.40배, 139.70%), 서희건설(1.39배, 139.34%), 아이에스동서(0.72배, 71.92%)의 5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