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청각 솔루션 기업 포낙이 보청기 시장의 경쟁 기준을 ‘증폭’에서 ‘이해’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단순히 소리를 키우는 기기를 넘어, 사용자가 실제 대화를 또렷하게 인지하도록 돕는 AI 기반 청각 디바이스로 진화하겠다는 선언이다.
스위스 청각 솔루션 기업 포낙이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리딩 더 AI 익스피어리언스(Leading the AI Experience)’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플랫폼 중심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진=포낙]
포낙은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리딩 더 AI 익스피어리언스(Leading the AI Experience)’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플랫폼 중심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사용자 조사 결과를 근거로, 보청기 사용자들이 가장 크게 불편을 느끼는 지점이 ‘소음 환경에서의 말소리 이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끄러운 환경에서 성능에 대한 불만족 응답이 약 70%에 달한다는 점을 제시하며, 향후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스피크 인 노이즈(Speech-in-Noise), 즉 소음 속 말소리 이해 능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낙이 제시한 중심 축은 AI 기반 플랫폼 ‘인피니오 울트라(Infinio Ultra)’다. 이 플랫폼은 청취 환경을 실시간 분석해 자동으로 음향을 조정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전 세대 대비 소음 속 말소리 이해도를 최대 24% 개선했으며, 이를 통해 청취 피로와 인지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운영 체제인 오토센스 OS 7.0은 다양한 음향 데이터를 학습해 환경을 자동 분류하고 설정을 적용한다. 딥러닝 기반 음성 분리 기술 SSC 2.0은 복합 소음 환경에서도 특정 화자의 음성을 정교하게 추출·강화한다. 여기에 자체 AI 칩셋 ‘딥소닉(DEEPSONIC)’은 초당 77억 회 연산을 수행해 음성 신호를 실시간 분석·보정한다. 기술 방향은 명확하다. ‘더 크게’가 아니라 ‘더 또렷하게’다.
AI 플랫폼이 적용된 ‘오데오 인피니오 스피어’는 글로벌 누적 판매 150만대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보훈처(VA) 공급 채널에서 약 60% 점유율을 확보하며 공공 의료 영역에서도 시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이를 AI 기반 이해 중심 기술이 실제 상업적 성과로 이어진 사례로 제시했다.
포낙은 인피니오 울트라 플랫폼을 적용한 첫 충전식 맞춤형 보청기 ‘비르토 인피니오 R’을 3월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해 중심 AI 청각 기술을 국내 시장에서도 본격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보청기 산업이 의료 보조기기 영역을 넘어 AI 기반 개인화 디바이스 시장으로 확장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소리의 ‘볼륨’ 경쟁이 아닌, ‘이해’ 경쟁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