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주 강남제비스코(대표이사 황익준 김재현)가 '한국 주식시장의 숨은 자산주'로 주목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최근 후끈 달아오른 '국장'(한국주식시장)의 무게추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확산될 경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제비스코, 경기 군포 등 전국 부동산 4000억대... 시가총액 2.5배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는 17일 '강남제비스코, 현금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끌고 본업 개선이 민다'는 제목의 독립리서치를 발간했다. 버핏연구소 독립리서치는 국내 최초의 '개인투자자를 위한 독립리서치'로 2012년 9월 발행을 시작했다.
버핏연구소 독립리서치가 발행한 '강남제비스코, 현금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끌고 본업 개선이 민다'. [자료=버핏연구소]
이승윤 연구원에 따르면 강남제비스코가 부산진구, 경남 함안, 경기 군포, 여주 등에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4000억원대로 강남제비스코 시가총액(1590억원)의 약 2.5배에 달한다. 강남제비스코는 KCC,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와 더불어 국내 도료(페인트) '빅5'이며 계열사 강남화성은 건축자재(합성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 특성상 전국에 생산 설비(부동산, 기계장치 등)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현금가치도 풍부하다. 강남제비스코는 2021년 경기 안양공장 부지를 TK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매각가는 2000억원이며 계약금 100억원, 중도금 100억원을 받았고 잔금 1800억원이 내년 유입 예정이다. 이 금액은 강남제비스코 시가총액(1583억원)보다 많다.
3년 가까이 잔금을 받지 못해온 이유는 강남제비스코가 계약 조건의 하나인 경기 화성시에 물류센터 건축허가를 지난 8월에야 취득했기 때문이다. 앞서 2019년 경기 안양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자 강남제비스코는 안양 공장 부지를 매각하고 이 곳의 생산시설은 평택으로, 물류기지는 화성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KS첨단소재, 올해 이차전지 소재(CNT도전재) 납품 기대
신사업과 계열사 본업 개선도 가시화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의 본업은 도료(페인트) 사업이며 이차전지 소재, 복합성형재료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계열사 매출액을 살펴보면 강남제비스코(6431억원), 강남화성(2661억원), ㈜강남(1911억원), 강남KPI(688억원), 강남건영(613억원) 순이다(K-IFRS 연결).
강남그룹 지배구조. 단위 %. 2025. 6. [자료=강남제비스코 사업보고서]
2차전지 소재 계열사 KS첨단소재는 올해 납품이 기대되고 있다. KS첨단소재는 양∙음극활물질의 전자 이동을 촉진하는 도전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도전재는 활물질(양극∙음극)의 전자 이동을 촉진하는 물질이며 이차전지 성능을 높여준다. 강남제비스코가 2015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8년만에 신사업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이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탄소나노튜브(CNT) 기술력을 갖춘 신아티앤씨를 합작 파트너로 선정해 KS첨단소재가 CNT도전재를 생산한다. 생산능력을 6000톤까지 키울 계획이다.
KS첨단소재가 생산하는 양극용 도전재. [자료=KS첨단소재 홈페이지]
㈜강남은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올해 중순 STX엔진에 해경 200톤급 경비정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654억원이다.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주기관 20대(630억원. ASP 31억5000만원), 보조기관 20대(24억원. ASP 1억2000만원)을 STX엔진에 공급하는 것이 골자이다. 강남제비스코는 ㈜강남 지분 26.2%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은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 3만5000평 규모의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군 소해함, 기뢰탐색함을 비롯한 특수목적 방산 선박에 특화돼 있다.
강남건영은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서울시청년주택산업 등을 수주해 수주잔고 140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강남화성은 공업용, 건축자재용 합성수지(접착제 등)를 생산하고 있다. 대기업 A사에 소재 제품을 납품 예정이다. 1971년 3월 일본 DIC㈜와 합작 투자로 설립됐다가 2021년 3월 DIC㈜가 철수하고 독자 경영을 시작했다.
◆'압구정 교주' 조문원 대표, 지분 6.54% 보유
강남제비스코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베트남에 강남제비스코 곤산, 강연(상해) 신재료과기유한공사, 개걸복강소복합재료유한공사, 강남제비스코파우더코팅스(이상 중국), 강남제비스코(베트남)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해외 계열사 실적은 양호하다. 2025년 상반기(1~6월) 순이익을 살펴보면 강남제비스코파우더코딩스(57억원), 강남제비스코 곤산(5억4000만원), 강남제비스코 베트남(2억3200만원) 순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강남제비스코의 해외 매출 비중은 17.53%이다.
강남제비스코의 해외 매출 비중. 2025 상반기. K-IFRS 연결. 단위 %. [자료=강남제비스코 사업보고서]
강남제비스코는 제비표 페인트로 알려져 있다. 고(故) 황학구 (1916~1998) 창업주가 1945년 12월 남선도료상회로 설립했고 「오너 2세」 고(故) 황성호 (1951~2011) 회장을 거쳐 「오너 3세」 황익준 대표가 2016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다. 황익준 대표는 외부에 모습을 철저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다. 본인 결혼식도 임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아 임직원들이 결혼식이 끝나고 축의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제비스코의 주요 주주 가운데는 '압구정 교주' 조문원 대표가 있다(6.54%). 황익준 대표이사(19.24%), 동생 황익수(18.87%)씨에 이어 3대 주주이다. 조 대표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을 제안해 성사시켰다. 2 대 1 액면분할이며 액면가는 1000원에서 500원으로, 총주식수는 1500만주에서 3000만주로 늘어 유동성이 개선됐다. 2025년 10월14일 기준 강남제비스코의 PBR(주가순자산배수)은 0.22배이다.
이승윤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면서 국장에 불이 붙었지만 대형 반도체주로 쏠려 있다"며 "국장의 무게추가 중소형주로 이동한다면 강남제비스코가 여기에 부합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