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건설사들이 아파트에 로봇을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입주민의 편의성을 높임과 동시에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과 연계해 스마트 주거 모델을 구현해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미 실증 들어간 삼성물산...'홈 AI 컴패니언 로봇 서비스'로 시니어 마음 잡는다
삼성물산은 지난 3일 '홈 AI 컴패니언 로봇 서비스'를 래미안 원베일리, 래미안 원펜타스, 삼성노블카운티 거주민을 대상으로 실증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홈 AI 컴패니언 로봇 서비스'를 래미안 원베일리, 래미안 원펜타스, 삼성노블카운티 거주민을 대상으로 실증한다. [이미지=삼성물산]
홈 AI 컴패니언 로봇은 말동무•집사•간호사 등 각종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이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연결된 태블릿을 통해 복약 알림 등의 상세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높이 30cm•폭 21cm•가로 20cm의 아담한 크기를 가지고 있지만, 시니어와 대화 시 내장된 5인치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감정표현을 구사할 수 있다. 또 시니어의 보행속도를 고려해 주행 속도가 0.5m/s로 맞춰졌으며, 전방 카메라를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실증 사업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5 서비스로봇 실증 사업'에 선정됐으며, 삼성물산·삼성노블카운티·로보케어가 컨소시엄을 이뤄 진행한다.
우선 삼성노블카운티 거주 시니어 20가구와 래미안 원베일리•래미안 원펜타스 거주 시니어 20가구에 총 40대의 홈 AI 컴패니언 로봇을 보급한다. 이후 오는 12월까지 실제 생활 환경에서 직접 로봇을 운영해보며 개선점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외에도 다양한 로봇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2일에는 지능형 로봇 서비스 플랫폼 기업 뉴빌리티와 협업해 서울 서초구 래미안 아파트 단지 내 '도어 투 도어(Door-to-Door)' 로봇 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입주민이 아파트에서 음료나 음식을 주문할 경우,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직접 각 세대 현관문 앞으로 배달해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2일 지능형 로봇 서비스 플랫폼 기업 뉴빌리티와 협업해 서울 서초구 래미안 아파트 단지 내 '도어 투 도어' 로봇 배송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미지는 자율주행 로봇 '뉴비' [사진=삼성물산]
형시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DxP사업전략팀장은 “국내 최초 아파트 단지 외부 상가 및 단지 내 커뮤니티 카페 및 식당에서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로봇이 F&B를 배송하는 상용화 서비스 실시로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구현에 초석이 됐다”며 “로봇과 융합된 공간 크리에이터 사업자로서 주택, 빌딩 등 공간 내 사용자에게 다양한 로봇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일상 속 로봇 시대’를 리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 셔틀•전기차 충전 로봇•퍼스널 모빌리티…'로봇 친화 단지' 꿈꾸는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로봇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주거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에 우리나라 최초로 ‘로봇 친화형 아파트’를 제안하고 ‘로봇 기반 스마트시티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10일 공개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에 우리나라 최초로 '로봇 친화형 아파트'를 제안하고 '로봇 기반 스마트시티 모델'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미지=현대건설]
단지 내부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셔클’이 적용된 무인 셔틀을 운영한다. 셔클은 현대차그룹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Mobility on Demand) 서비스 플랫폼으로, 실시간 승객 수요에 따라 노선과 운행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어 맞춤형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스널 모빌리티 로봇’도 도입한다. 소형 자율주행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무거운 짐을 나르는 데 유용하다. 현대건설은 향후 이 로봇을 다양한 솔루션과 결합해 거동이 불편한 입주민에게 최적의 경로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전기차 차주들의 충전 문제를 해결하는 ‘전기차 충전 로봇’도 설치한다. 차량이 충전구역에 진입하면 로봇이 자동으로 충전구를 인식해 열고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한다. 충전이 끝나면 케이블을 분리한 뒤 차주에게 알림을 보내기까지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2구역에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차별화된 로봇 솔루션을 적용할 예정이며,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적용된 미래 주거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차는 로봇에게…HDC현대산업개발 ‘파키’
주차는 일정 수준의 공간 감각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이 때문에 많은 운전자가 도로 주행은 무난히 소화하면서도 주차에서는 어려움을 겪는다.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은 HL로보틱스와 손잡고 AI 기반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parkie)’를 송파한양2차 아파트에 도입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HL로보틱스와 손잡고 AI 기반 자율주행 주차 로봇 '파키'를 송파한양2차 아파트에 도입한다. [이미지=HDC현대산업개발]
‘파키’는 자율이동로봇(AMR) 기술을 활용해 차량 밑으로 들어가 바퀴를 들어올린 후, 빈 주차 공간까지 옮겨 주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출차 시에는 입주민이 앱이나 세대 월패드로 차량을 호출하면, 파키가 입주민의 차량을 출차 구역으로 이동시킨다.
이 로봇은 주차 소요 시간 단축, 주차장 내 ‘문콕’ 등 접촉 사고 위험 감소, 기존 대비 30% 이상 높은 공간 효율성 등 여러 장점을 갖췄다. 파키는 CES(세계 최대 규모 정보통신기술 융합 전시회)를 비롯한 전시회와 실증 현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향후 입주민 편의성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