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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서강현 대표, 회사채 5000억 발행하고 실적 개선 '시동'

- 회사채 5000억 발행,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 저PBR주 매력↑

  • 기사등록 2024-02-20 16: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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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지수 황기수 기자]

현대제철 새 사령탑에 새로 오른 서강현 대표가 회사채 5000억원을 발행하며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에 본격 나섰다. 철강 업황이 나빠지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현대제철을 정상화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회사채 5000억 발행... 현금확보해 재무 안정성↑


현대제철은 지난달 22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투자은행 업계는 지난 2일 현대제철이 목표 물량을 채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업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을 갖고 있다. 철강산업은 지난해부터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2024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의 국내 유입으로 철강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철강기업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서강현 대표가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첫 회사채 발행이다. 안동일 전임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년가량 현대제철을 이끌며 본업을 개선하고 신사업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친환경·경량화 자동차 소재 부품산업에 더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에너지산업용 소재 개발로 철강산업의 업황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 수익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내비친 바 있다.  


그렇지만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액 25조9148억원, 영업이익 8073억원을 기록했다(K-IFRS 연결). 전년비 각각 5.21%, 50.06%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2조4475억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이어가 2022년 1조6165억원에 이어 지난해 50%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주된 이유는 국내 건설 경기 부진 지속과 전반적인 전방 산업 수요 둔화 영향, 중국 수입 철강제품 가격 하락 지속, 판매량 감소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고정비 부담, 인건비 상승 등 2500억원의 대규모 비용 반영 등이다. 


◆수익성 중심 사업기반 · 탄소 중립 로드맵 ·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제시


서강현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취임 당시 이같은 어려운 업황 속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방 산업 축소와 원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대폭 하락한 상황에서 3가지 사업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가 제시한 사업전략은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 확충 △탄소 중립 로드맵 실행 강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다. 안동일 전 대표의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서 대표는 특히 에너지산업용 소재 개발과 생산 및 판매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후판공장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추세에 따라 유럽 해상풍력 신재생프로젝트(PJT) 수주 활동을 강화하는 등 에너지용 후판 공급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세계 에너지분야 전문 인증기관인 노르웨이 선급협회(DNV)로부터 ‘신재생에너지 해상풍력 공장인증’을 취득하는 등 국내 강관제조사 중 유일하게 해외 시장 경쟁력 제고에 대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단지인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에 하부구조물용 강관을 공급했고, 대만 TPC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하부구조물 강관을 공급하는 등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 물량을 수주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일정 이상의 수요가 예상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및 플랜트용 강재를 개발·공급 중이며,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용 강재 등을 추가로 개발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강현 대표이사는 “최근 신규시장으로 부상하는 에너지산업용 소재의 개발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갈수록 심화되어가는 경제블록화 및 공급망 체계의 변화 속에서 해외시장 공략 거점을 확보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강현 현대제철 신임대표는 재무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재임 기간에 매출, 영업이익 등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만들어냈고, 지난 2019년부터 약 1년간 현대제철의 CFO를 맡은 바 있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진=현대제철]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서강현 대표에 대해 "재무구조 안정화, 수익성 관리 등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중장기 방향 수립, 미래 관점의 투자 확대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저PBR주 매력도 높아져 


실적이 악화됐지만 현대제철은 주식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가 낮아지면서 '저PBR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를 발행한 지난달 22일 직전 3만14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지난 7일 3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19일 3만6400원 선까지 하향했다. PBR은 0.25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이다. 현대제철의 PBR은 0.3배로 지난 2017년 이후 경쟁사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순부채가 10년 평균 11조원에 달하는 만큼 현대제철의 ROE가 낮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부채비율이 높으면 자본총계가 낮아져 ROE도 줄어들게 된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시장 상황에도 주가 방어가 용이해 사업 지속에 제약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부양책 효과로 올해 철강 업황의 점진적 개선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추세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철강수요는 올해 소폭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업황도 호전될 것이고, 부동산향 철강수요는 의미 있게 회복되기는 어렵지만 인프라향 철강 수요가 주목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parkjisu0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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