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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야놀자 이수진, '업계 첫 유니콘' 신화 쓴 자수성가형 기업가

-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주관사로 IPO 재도전...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몸값↑ 도전

  • 기사등록 2024-03-11 11: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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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명학 박수연 기자]

여가 플랫폼으로 국내 첫 유니콘 기업이 된 야놀자. 


일의 시작은 모텔 청소였다. 힘들게 모은 4000만원을 주식으로 다 잃고 갈 곳이 없어 선택한 일이었다. 이수진 대표는 당시 평생 할 실패를 다 했다고 회상한다. 모텔에서 청소부 일을 하며 숙박업 커뮤니티를 만들었지만, 앞날은 여전히 깜깜하던 때였다. 이후 7만명 회원을 가진 채널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기반을 다졌다. 일찌감치 트래픽 채널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성실함을 무기로 커뮤니티 글에 하나하나 댓글을 달며 채널 규모를 키우고 함께 일할 사람들을 모았다.


야놀자는 올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제반 작업에 돌입했다. 2020년 국내 상장 철회, 2022년 나스닥 상장 문턱에서 선회한 지 2년 만이다. 그런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IPO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놀자 기업가치(valuation)가 당초 예상한 10조원에 못 미치는 5조원에 머물면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작업이 선행될 거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이다윤 기자]

◇이수진 총괄대표는…


▷1978년 출생(46) ▷안성두원공고 졸업 ▷천안공업전문대 졸업 ▷야놀자 창업(2005) 자전에세이 '리스타트' 출간(2015) 야놀자 총괄대표(2019. 2~현재) 


◆인터파크 편입효과로 매출↑, 영업비용 확대로 손실↑


야놀자는 지난해 2분기 인터파크 편입효과와 자체사업 매출 확대로 큰 폭의 외형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인적자원 등에 대한 투자 확대와 인터파크에서 발생한 신규 비용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대비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야놀자의 3분기 매출액은 238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5% 증가했다. 자회사가 된 인터파크트 매출이 더해진 가운데 플랫폼부문 매출은 2780억원으로 49.5%, 클라우드 부문 1241억원으로 22.14%, 인터파크 트리플 부문은 1803억원으로 32.16% 분포를 보였다. 


야놀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0억원이지만, 같은 기간 영업비용이 2267억원으로 급증하면서 누적 영업손실 1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254% 감소했다. 


영업비용 확대 요인에는 인터파크 편입, 인적자원 투자 등이 꼽히고 있다. 야놀자가 3분기 연구개발(R&D) 지출액은 675억원으로 전년대비 47.37% 늘었고 인터파크 직원들이 합류한 것 외에 기존 플랫폼 및 클라우드부문의 R&D(연구개발) 관련 인적투자도 확대됐다. 또 인터파크가 네이버쇼핑, 망사업자 등에게 지출한 각종 수수료가 포함되면서 지급수수료 지출액 또한 전년 전분기보다 62.6% 증가한 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야놀자 관계자는“인터파크의 완전 연결 편입과 국내외 여행 수요 선제 대응을 통해 견고한 실적과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놀자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공격적 투자로 사업 다각화…트래픽 채널로 사업 성공 발판 마련


이수진 총괄대표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야놀자는 2016년부터 2022년 6월까지 호텔나우, 레저큐, 젠룸스, 한국물자조달 등 모두 14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호텔나우는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 제공 기업이며, 젠룸스는 동남아시아 기반 여행 플랫폼 기업이다.


야놀자는 애초 숙박예약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호텔 운영사업과 해외 숙박예약 서비스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이수진 대표는 2005년 모텔 사용자들이 후기 등을 공유하는 다음 카페인 '모텔투어'를 500만원에 사들인 후 1년 만에 회원수 3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수진 총괄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2007년 5월 정식으로 야놀자닷컴을 열고 숙박예약 서비스업을 시작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로 시작했던 야놀자닷컴은 스마트폰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2015년부터 애플리케이션의 형태로 바뀌었다. 2019년에 호텔예약 스타트업 데일리호텔을 인수해 예약 서비스 대상을 고급 호텔 및 레스토랑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2021년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를 인수했다. 앞서 야놀자는 2022년 5월 인터파크 주식 70%를 3011억원에 매수한 뒤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인터파크가 항공이나 공연 티켓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놀자가 종합여행 플랫폼으로서 외국의 온라인여행플랫폼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야놀자는 숙박업소 예약을 넘어 항공이나 공연 티켓 판매 등으로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는 중이다.


야놀자 주요 사업별 매출액 비중. [자료=더밸류뉴스]

◆'테크 올인' 비전 선포, 기술인재 확보에 힘써


이수진 총괄대표는 야놀자의 새로운 미래 비전으로 '테크 올인'을 선포했다. 


테크 올인은 기업의 미래를 위해 기술에 전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여가 관련 정보통신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관련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한다. 야놀자는 테크 올인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 문화와 일하는 방식 등을 글로벌 빅테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기업 문화, 일하는 방식 등을 과감히 바꾸면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신규 시스템을 도입하고 R&D에 대한 투자 및 역량을 강화하며 글로벌 인재 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야놀자는 국내외 포함 전체 임직원 중 R&D 인재만 40% 이상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OTA(온라인여행) 중 최다 수준의 R&D 인재들을 보유하며 업계를 이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여가 앱이자 전 세계 17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은 2021년 33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9.6%, 2022년 1095억원으로 18.11%,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41억원으로 전년 실적을 상회한다. 


이 총괄대표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시장을 이끌기 위해 기업 문화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모두 바꿔, 업계 표준을 세우겠다”며 “해외 R&D 오피스 추가 등을 통해 글로벌 우수 인재들을 적극 발굴하고 기술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가 지난해 6월 20일 인터파크트리플 비전 선포 미디어데이에서 야놀자의 인벤토리, 야놀자클라우드의 글로벌 네트워크, 인터파크트리플을 결합해 5년 안에 인바운드 관광객 5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인터파크트리플]

◆자수성가형 기업가… ‘끈기’로 이뤄낸 국내 1위 숙박앱


야놀자 이수진 총괄대표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이수진 총괄대표는 충청북도 충주시에서 태어나 부모를 일찍 여의고 조부모 밑에서 컸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글을 읽고 쓰기가 힘들 정도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대학등록금이 부족해 희망했던 대학 대신 장학금을 받고 천안공업전문대에 입학했다.


졸업 후 2001년부터 4년 반 동안 모텔에서 일했다. 청소 일부터 시작했지만 빠르게 매니저로 승진해 모텔·호텔 운영 업무를 배웠다. 이후 모텔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2004년 숙박업 종사자들을 위한 포털 사이트 카페 ‘모텔 이야기’를 개설했다.


지난해 개정판을 낸 '리스타트'는 이수진 총괄대표가 경영을 하며 느낀 글을 묶어서 낸 책이다. 그는 '성공할 것이라고 굳게 확신했던 것은 실패하고 위기라 느꼈던 것은 되레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야놀자는 허상이나 환상이 아닌 위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왔다'고 고백했다.


이 총대표는 "사람들이 손쉽게 숙박을 예약하고 여행을 다녀와 추억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소형 호텔도 양성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니 5년, 10년 뒤에 야놀자가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myung09225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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