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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코웨이 서장원, 업계 첫 '매출 4조' 이끄는 '미국변호사 CEO'

- 올해 1월 단독대표 선임... '매출 4조 클럽' 유력

- M&A 전문 미국변호사→국내 1위 정수기 기업 CEO 변신

  • 기사등록 2023-11-27 22: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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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혜지 기자]

코웨이(대표이사 서장원)는 한국 비즈니스 역사에서 진기록을 갖고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소비자들이 정수기를 사지 않고 사용료만 내면 되는 렌털(rental)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코웨이의 진기록은 또 있다. 정수기 업체이면서 전혀 다른 업종인 게임 회사에 인수됐다는 것이다. 코웨이는 웅진그룹 유동성 위기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됐고 2020년 넷마블(대표이사 권영식 도기욱)에 인수됐다. 


돌이켜보면 이같은 진기록들은 혁신으로 작용해 코웨이는 국내 정수기 렌탈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2020년 새 최대주주가 된 게임사 오너와 경영진들이 고정관념이 아닌 제로베이스의 새 관점에서 정수기 비즈니스에 접근하면서 코웨이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코웨이는 또 하나의 진기록을 갖게 됐다. 미국변호사 경력의 경영자가 단독 대표로 코웨이를 이끌게 된 것이다. 


코웨이는 올해 1월부터 서장원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시작했다. 코웨이는 넷마블 인수 전부터 경영을 맡아온 이해선 부회장과 넷마블에서 건너온 서장원 사장이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오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온전히 코웨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서장원 단독 대표의 경영 성과와 향후 혁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는…


1970년생(53) ▷미국 웨스트민스터대 경제학과·코네티컷주립대 로스쿨(법과대학원) 졸업 ▷법무법인 세종 선임 미국변호사(2001~2015)▷넷마블 경영전략담당(2015~2018)·투자전략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2019) ▷코웨이 경영관리본부장(CFO)(2020) ▷코웨이 각자 대표이사(2021.1~2022.12) ▷코웨이 단독 대표이사(2023. 1~현재)


◆올해 첫 '매출액 4조 클럽' 눈 앞... 국내·해외 동반 성장


올해 서장원 대표의 단독CEO 취임 첫 해 실적은 양호하다. 코웨이는 올 들어 3분기까지 2조96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0% 늘어난 5651억원이다. 특히 올해 2분기(1조62억원)와 3분기(1조77억원)에는 분기 매출 1조원대를 달성했다. 현재 추세라면 서 대표가 올해 실적목표로 제시한 매출 4조원, 영업이익 7020억원 달성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코웨이는 2019년 '연매출액 3조 클럽'에 오른 후 4년 만에 4조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 대표로선 2020년 인수 첫해부터 경영에 참여해 올해는 단독대표로 올라선 해인 만큼 더욱 의미가 깊다. 주요 제품은 올해도 인기가 좋았다. 부동의 1위인 정수기와 함께 공기청정기, 슬립 및 힐링케어 브랜드인 '비렉스(BEREX)' 등 국내 환경가전 렌털 판매량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웨이 연간 매출액 추이. 단위 억원. [자료=코웨이]

해외시장 성장세도 양호하다. 올 들어 3분기까지 해외법인 매출은 1조7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늘어났다. 해외시장 재출은 전체 매출의 36%에 이른다.


주요 성장지표인 전체 렌탈·멤버십 계정도 올 상반기 국내 670만개와 해외 330만개로 1000만개를 달성했다. 1998년 코웨이가 한국형 렌탈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25년 만의 기록이다. 연간 기준으로 코웨이는 매년 한 자릿대의 계정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도 여전히 높다. 코웨이는 올해 3분기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35위를 기록했다.


◆각자 대표 재임하며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시장 성과


서장원 대표가 단독대표에 선임된 것은 앞서 2021년 1월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각자대표로 재임하면서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장원 대표는 이해선 부회장과의 각자대표 체제에서 해외시장 진출과 신사업 발굴, 연구개발(R&D) 등을 맡아왔다. 


말레이시아에서 고객들이 코웨이 정수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주력 해외시장은 말레이시아로 현지 시장점유율 1위(30%)를 기록하고 있다. 코웨이는 기존의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에 더해 안마의자, 에어컨 등으로 신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이슬람교 신자가 많은 현지 최적화를 위해 정수기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 정부 공인 할랄 인증인 '자킴(JAKIM)’을 획득했다. 식품 기업이 아닌 렌털업체가 할랄 인증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었다. 할랄 인증은 외국 기업으로서 의무는 아니지만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현지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시도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2018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웨이 매출액 비중. 2022년 기준. [자료=코웨이 사업보고서]

말레이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미국에선 가전 브랜드 ‘메가 시리즈’를 앞세워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을 선보였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회사 아마존과 협력해 정기구독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접근성을 높인 것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코웨이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유럽(네덜란드) 등 8개 해외 법인을 운영하며 5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사업 매출액은 지난 5년간 연평균 20% 가량 성장해 연간 기준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서 대표는 이같은 성과를 위해 R&D 투자에 주력해왔다. 이 회사의 R&D 비용은 771억원(2018)→753억원(2019)→745억원(2020)→982억원(2021)→958억원(2022)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로 환산해보면 이 기간 2.3~2.85%로 1%대인 다른 경쟁사를 압도한다. R&D 인력은 2018년 354명에서 2022년 429명으로 늘었다. 이러한 R&D 투자는 얼음정수기나 스마트 매트리스 등 히트상품을 낳고 있고 이것이 다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는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서장원 대표는 올해 1월 취임사에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일본 등의 글로벌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M&A 전문 변호사에서 경영자 변신... 방준혁 의장 신임 두터워


서장원 대표는 변호사 경력의 기업인으로 성공한 사례다. 그는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 경제학과와 코네티컷주립대 법학대학원 졸업 후 미국변호사로 활동하다 국내 법무법인 세종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지난 2015년 상무 직급으로 넷마블로 이직했다. 넷마블이 CJ ENM의 게임사업 부문이었던 지난 2014년 당시 세종의 변호사로서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로부터 5억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계약을 성사시킨 것을 계기로 넷마블로 옮겼다.


넷마블 창업주인 방준혁 의장이 서 대표에게 코웨이 단독 대표를 맡긴 것은 그만큼 신뢰가 두텁고 방 의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서 대표가 넷마블 창업 멤버가 아님에도 전문가 출신의 외부인사이면서 방 의장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있다. 법조인 답게 업무에는 논리적이지만 사석에서는 유머를 구사해 분위기를 돋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장원 대표의 전문 분야는 인수합병(M&A)이다. 그는 넷마블에서도 2015년 퍼즐 장르 세계 2위 개발사인 잼시티와 2017년 미국 게임사 카밤 인수를 성사시켰다. 사내에선 M&A 통으로 불렸다. 이후 넷마블 투자전략·커뮤니케이션 부사장으로서 2019년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전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어 코웨이 인수후통합작업(PMI)을 맡았다.


서장원(왼쪽) 코웨이 대표이사가 지난해 서울시 구로구 G타워 본사에서 열린 조인식에서 임창경 코웨이지부장과 기념 촬영 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당시 업종이 전혀 다른 게임회사와 렌털회사의 만남인 만큼 코웨이의 내부사정을 잘 파악하고 두 회사의 결합을 무리없이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웨이 최대주주(25.08%)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애초에는 동종 게임업체 넥슨을 인수하려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고 이후 매물을 찾던 중 코웨이를 제안받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웨이는 넷마블그룹 계열사 가운데 매출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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