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쌍용건설, 숨가쁜 인력 재배치·경영 혁신...글로벌세아에 안기고 보니

- 신임 김기명 대표, 연내 흑자전환 목표로 비용 절감, 공간 재배치 등 혁신 드라이브

  • 기사등록 2023-05-23 10:39:23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김인식 기자]

쌍용건설(대표이사 김기명)이 글로벌세아그룹(회장 김웅기)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인력 재배치와 비용 절감을 포함한 경영 혁신을 숨가쁘게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등의 불'로 떨어진 흑자 전환을 연내 실현하고 장기적으로는 초우량 1군 건설사로 퀀텀점프하겠다는 전략이다.    


◆계열사간 이동하고 마른 수건도 짜낸다 


쌍용건설 임직원들이 올해 1월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이후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동료들의 인사 이동이다. 


최근 쌍용건설 홍보팀장 C상무가 퇴사하고 부동산 전문 홍보대행사를 창업했다. C상무는 건설사 홍보 헤드(head) 가운데 최장기 근무하면서 쌍용건설 홍보조직을 세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건설에서 홍보 업무 담당자로는 첫 임원 승진자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쌍용건설의 '얼굴 마담'이나 다름없던 C상무의 퇴사는 쌍용건설 임직원들 사이에 김석준 대표이사의 회장 이동 만큼이나 실감나는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상무는 올초 글로벌세아 편입과정에서 진행된 쌍용건설 임원 29명 가운데 구조조정 대상자 14명에 포함됐었다. 또, 권이상 쌍용건설 홍보팀 차장이 글로벌세아 홍보팀으로 이동하면서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 현황. 2022년 12월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올해 1월 쌍용건설의 새 CEO로 취임한 김기명(66) 대표는 비용 절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쌍용건설의 사업장이 전국에 70여곳인데 사업장마다 1억원씩 줄이면 연간 70억원을 줄일 수 있다며 원가 절감, 인력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본사 사옥의 사무공간 재배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명 대표는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2006년 글로벌세아그룹이 패션기업 인디에프(엣 나산)를 인수하자 곧바로 대표이사에 취임해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을 진행한 적이 있다. 김기명 대표의 경영 이후 인디에프는 턴어라운드(흑자전환)했지만 최근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김기명 대표는 충남 서산 태생으로 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외국계 무역회사인 스웨어맥클레인 무역총괄 이사, 월마트 아시아지역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월마트 근무 당시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부터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 겸 쌍용건설 대표이사. [사진=글로벌세아]

◆2년 연속 영업손실... 건설업 침체 겹치며 위기감↑

 

쌍용건설이 이같은 비용절감과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배경에는 '적자'가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조5996억원, 영업손실 450억원, 당기순손실 547억원을 기록했다(이하 K-IFRS 연결). 전년비 매출액은 14.12% 증가하고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쌍용건설의 영업손실은 1108억원이었다. 성장성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쌍용건설의 최근 4년 매출액 연평균증가율(CAGR)은 한자리수(5.40%)에 머물고 있다.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38%다.


쌍용건설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지난 2021년 영업손실 1108억원 대비 지난해에는 450억원으로 손실폭은 감소했지만 2년 연속 적자라는 점에서 사내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글로벌세아 그룹은 쌍용건설의 재무 환경 개선과 적극적인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1500억원 가량의 유상 증자를 진행했다. 

 

◆쌍용건설 품고 대기업집단 71위→30위권 점프 전망

 

그렇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연내 흑자전환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되면서 형성된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그룹 내 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 때문이다. 

 

글로벌세아 그룹은 의(衣)·식(食)·주(住)·지(智)의 4대 핵심 사업군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창업 40주년이 되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 2025’을 진행하고 있다. 


올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이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에 71위로 이름을 올렸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6조320억원, 순이익은 920억원이다. 쌍용건설 인수 전 글로벌세아그룹 매출액이 4조2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쌍용건설 인수가 글로벌세아그룹의 퀀텀점프에도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세아가 향후 매출액 10조를 달성한다면 재계 30위권으로 진입하게 된다.  

글로벌세아 공시대상기업집단 매출액 순위. [이미지=공정거래위원회]

쌍용건설의 실적 개선 시그널은 이미 포착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 2015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수주해 이듬해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아틀란티스 더 로열' 호텔을 약 80개월간의 공사 끝에 이달 중순 완공했다.


또, 쌍용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3건의 대형수주를 따냈다. 지난 3월 두바이 키파프(Kifaf) 지역에서약 1513억원의 ‘파크뷰 레지던스’의 수주를 따냈다. 쌍용건설측은 "두바이에서 약 2000억원 상당의 Kifaf 프로젝트의 후속사업을 추가로 수주했으며 적도 기니에서도 1000억원 이상의 상하수도토목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아틀란티스 더 로얄. [사진=쌍용건설]

국내에서도 서귀포의료원 급성기병상 증축사업 건축공사, 부산 연천시장 시장정비사업, 순창 인계-쌍치(2공구) 도로시설 개량공사 등 수주들이 이어지고 있다. 쌍용건설측은 “글로벌세아가 중남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진출하지 않은 남미 지역에서 여러가지 사업들이 계획되고 있다”며 “글로벌세아와 함께 중남미 지역의 신도시개발, SOC(사회기반시설) 공사를 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s7042@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3-05-23 10:39: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4차산업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