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중흥·대우건설, 시너지 첫 테스트베드로 우즈베키스탄 선택한 3가지 이유

- 대우건설, 글로벌 각국 공사 노하우 풍부... 중흥그룹 지원나서

- "양사 시너지 성과내면 중흥그룹 재계 10위권 가능"

  • 기사등록 2022-10-25 08:55:57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김한나 기자]

중흥그룹(회장 정창선)이 올해 초 대우건설(대표이사 백정완) 인수를 완료하면서 두 건설사가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흥그룹은 최근 대우건설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의 대규모 인프라 개발 참여를 발표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을 첫 시너지의 테스트베드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대우건설, 우즈베키스탄 시장 공동개척 '워밍업'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원주(54) 중흥그룹 부회장은 이달초 대우건설 실무진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정원주 부회장은 미르자예프 조이르 토이로비치(Mirzayev Zoyir Toirovich) 타슈켄트 주지사를 비롯한 현지 주요 인사들을 면담하고 이 지역의 신도시와 인프라 개발사업에 관심을 표명했다.


정원주(오른쪽) 중흥그룹 부회장이 5일(현지 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미르자예프 조이르 토이로비치 타슈켄트 주지사와 면담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업계에서는 중흥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원주 부회장이 직접 우즈베키스탄 시장 개척에 나선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정원주 부회장은 중흥그룹 창업주인 정창선(80) 회장의 장남이며 중흥그룹에서 매출액이 가장 큰 중흥토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중흥그룹이 이번 우즈베키스탄 시장 진출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흥그룹이 우즈베키스탄 진출에 나선 것은 대우건설 인수가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8위(중흥토건), 48위(중흥건설)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 건설 경험은 사실상 전무하다.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이 1983년 41세에 설립한 금남주택(현 중흥건설)으로 시작해 주로 국내의 아파트, 토건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대우건설, '사막의 모래 바람' 공사 노하우 풍부 


반면 대우건설은 글로벌 각국에서 대형 토목공사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대우건설은 지금까지 총 500여건의 해외 사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사막의 열사' '모래 바람'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대우건설의 해외 대표 공사의 하나인 카타르 이링(E-ring) 고속도로는 미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예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도 도하(Doha) 남부의 기존 도로를 4.5㎞ 확장하고 4㎞를 신설했다. 총왕복 8∼14차선으로 건설돼 3개층의 교차로 2곳과 2개층 교차로 1곳도 설치됐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카타르 이랑 고속도로.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의 글로벌 공사 노하우가 우즈베키스탄에 적용되면 성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소비에트 연방 당시 구축된 도로, 철도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가 대부분으로 노후도가 심해 개보수가 필요하고 인구 증가로 주요 인프라 개발 수요가 높다. 중흥그룹은 충남 천안역전지구와 평택 브레인시티, 순천 신대지구 등의 도시개발사업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대우그룹 계열사이던 시절에 대우자동차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진출한 적이 있어 우즈베키스탄에서 '대우' 브랜드는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에서 올해 6위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2003년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론칭하면서 2006~2008년 3년 동안 시공능력평가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5위, 올해엔 6위를 기록한 ‘전통명가’다. 주인 없는 시간이 길었던 대우건설은 재무구조 악화로 경영평가액 항목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에 중흥그룹 품에 안기면서 이같은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은 주인없는 기간에도 '탄탄한 펀더멘털'을 보여왔다.  


지난해 매출액 8조6852억원, 영업이익 7383억원, 당기순이익 484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9조9278억원, 영업이익 6474억원, 당기순이익 4472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14.30%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소폭(-12.31%, -7.7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2만1000세대, 2020년 3만2000세대, 지난해 2만8000세대를 분양하며 3년 연속 신규 분양 실적 1위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K-IFRS 연결기준. [자료=대우건설 사업보고서]

건설사의 향후 성과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수주잔고도 양호하다.  


올해 상반기 총 7조7719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계획했던 수주 목표 12조2000억원의 63.7%를 달성했다. 대우건설의 수주잔고는 해마다 증가세이다. 2019년 33조4836억원에서 2020년 35조2123억원, 지난해 39조4356억원으로 수주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올해 6월 말 수주잔고는 45조6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9조4356억원) 대비 14.3% 증가한 것이다. 국내 주요 수주잔고로는 영통푸르지오파인베르사업(4008억원), 양주역세권A1BL공동주택사업(3708억원) 등이 있다. 


대우건설의 수주잔고 추이. [자료=대우건설 사업보고서]

◆중흥그룹, 대우건설 인수로 재계 20위↑... "시너지 성과내면 재계 10위권 가능" 


이번 우즈베키스탄 진출이 성과를 낼 경우 중흥그룹 사세(社勢)는 다시 한 번 퀀텀점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초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품으면서 사세가 한 차례 퀀텀점프했다. 중흥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에서 20위를 기록해 지난해 47위에서 27계단이나 상승했다. 


정창선(왼쪽) 중흥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대우건설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고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중흥그룹]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과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국내에서는 주택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면 재계 1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독립 경영을 하고 있다.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조직 문화, 급여 차이 등을 고려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상장사이지만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은 비상장사라는 차이도 있다. 


정원주 부회장은 대우건설 지원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엔 미국 텍사스주와 뉴저지주에서 양해각서 및 협력의향서 등을 체결했고, 6월에는 베트남에서 고위급 관계자들을 만나 베트남의 신도시, 산업, 물류단지부터 부동산개발,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8월에는 필리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을 만나 인프라 및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대한 추진 의지를 전달했다. 정원주 부회장은 올해 국내 주택사업에서 자체사업으로 수익성을 높이면서 베트남과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거점국가 프로젝트 매출화에 집중하면서 추가 수주도 노리고 있다.


hanna2402@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2-10-25 08:55:5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삼성SDS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