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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기준금리 0.5%p 빅스텝에 유독 비명...왜

- 패닉바잉으로 집 구매→ 소득 대비 부채 과다→금리 인상→대출이자 감당 어려워져

  • 기사등록 2022-07-26 0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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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미래 기자]

"사무실에 출근해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집에서는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base rate)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유독 MZ세대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의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2.25%가 되자 MZ세대가 대다수인 인터넷 카페나 사이트에 들어가면 당혹, 공포, 좌절감을 드러내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직장인, 자영업자, 주부 모두가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유독 MZ세대의 비명이 큰 걸까.


서울 강남의 한 빌딩 로비에서 직장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MZ세대=영끌족', 소득 대비 부채 많은 편


이를 이해하려면 MZ세대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고 어떤 처지에 내몰려 있는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며 20~30대의 사회 초년생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소득 대비 부채가 높다는 점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021년) 동안 집을 구매한 10명 중 3명이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의 상당수는 최근 수년간 집값이 폭등하자 '패닉바잉'(공포에 휩싸인 매입)을 했다. 이 결과 역사상 가장 빚이 많은 젊은층이 됐다. 흔히 말하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족)인 것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이미지=한국은행]

한국은행의 3월 금융안정상화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가계대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475조8000억원으로 전년비 35조2000억원 늘었다. 주목할 점은 청년층의 연체율이다. 청년층의 연체율은 5.8%로 직전 분기 대비 0.8% 증가했다. 그러나 타 연령층은 6.2%에서 5.5%로 0.7% 감소했다.


이자부담으로 금리 상승에 취약... 마이너스 통장 일상적


그러다 보니 이번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채를 가진 이들 MZ세대의 이자부담은 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대출금리는 퀀텀점프 중이다. 지난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6.123%, 변동형 금리는 연 6.218%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 정도였으나,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3월 6%를 돌파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말 기준금리가 2.75%에서 0.25% 증가한 3.00% 도달하면 대출금리는 7%를 넘어 8%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MZ세대에게 치명적이다. 


30년 원리금균등분할 방식을 이용하면 3억원을 연 4% 금리로 빌리면 대출 초기 월 이자는 100만원 수준이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연 7%로 뛰면 월 이자는 78만원 증가한 178만원까지 늘어나는데, 만약 금리가 8%까지 뛰면 월 이자는 200만원까지 치솟는다. 가구당월평균소득을 고려하면 대략 월 소득의 3분의 1이 은행이자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특히 무리하게 대출한 사회초년생이라면 월급을 사실상 전부 반납해야 하는 수준이다.

 

주택매매가격 지수. [이미지=한국은행]

MZ세대가 처한 이같은 현실의 해법이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청년층에 전례 없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지금 20~30대는 경제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는데, 집을 살 때 3% 금리로 돈을 빌렸다면 그 수준이 평생 갈 것이라 생각을 했지만 경제는 언제든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다. 언제든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이 있다는 가정 하에 경제 활동하길 조언 드리고 싶다.”


그렇지만 이런 조언은 때늦은 감이 있다. 최근 수년간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당시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집을 매수히라"고 했고 그래서 이들은 영끌족이 된 것이다. 상아탑의 드높은 이상을 뒤로 하고 이제 막 사회 생활에 들어선 MZ세대는 냉혹한 첫 현실을 대면하고 있다. 


mrkk@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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