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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 남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과거 영광 재현할까

- 금호건설, 주택사업분야 실적UP

- 박삼구 회장 장남 박세창, 올해초 금호건설 사장 취임

  • 기사등록 2021-07-08 16: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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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항공, 타이어를 비롯한 중후장대 기업을 거느리며 호남 기반의 '재계 7위 그룹'으로까지 부상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왕년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완료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최대 주력사가 되는 금호건설(옛 금호산업)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주력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품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명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그렇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결정에 따라 대한항공으로의 경영권 이전이 확정된 상태다. 대한항공은 내년중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63.9%)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에어포트 등도 자연스럽게 대한항공 계열사(혹은 손자회사)가 된다. 지난 1월 대한항공은 9개국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터키·대만·태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현재 남아있는 절차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의 승인이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 넘아가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로는 금호건설, 금호고속, 금호티앤아이, 금호리조트 등이 남게 되고, 재계 순위는 22위에서 60위권으로 축소된다. 그룹명에서 '아시아나'도 빼야 한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아시아나항공 매출액은 6조8868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액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분구조. 2021년 1분기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호건설, 실적 개선세... 주택 부문 호조 


이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미래는 금호건설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건설의 성장에 주력하고 신사업을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호건설의 박세창(46) 관리부문 사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장남이다. 박세창 사장은 2005년 금호타이어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했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아시아나 IDT대표이사 등을 거쳐 올해 초 금호건설 관리부문 사장에 취임했다. 박세창 사장과 함께 서재환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빅세창 사장은 향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총수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박 사장은 금호건설의 실적 개선과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MIT에서 MBA(경영학석사)를 받았다.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 [사진=금호건설]

금호건설의 실적은 개선세다. 이 회사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1조3767억원(2018년)→1조5977억원(2019년)→1조8296억원(2020년)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조8296억원, 영업이익 812억원, 당기순이익 264억원을 기록했다. 금호건설은 공항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 무안공항, 양양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등 사업에 참여해 국내 최고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주택 사업은 지난해 매출의 약 36%를 차지했다. 금호건설의 올해(1~6월) 분양 세대수는 약 7000세대로 지난해 대비 70%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안성당왕지구와 이천 등 대규모 단지를 포함해 약 3800여 세대를 분양할 예정이다. 금호건설은 향후 주택 사업 비중을 50%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자체 주택분야뿐 아니라 공공주택 분야에서도 수주가 증가해 양호한 분양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재계 7위까지... 무리한 M&A로 '알짜'까지 매각  


그럼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전성기로 돌아갈 수 있을 지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계 순위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06년이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각각 6조4000억원, 4조2000억원에 인수해 단숨해 재계 10대 그룹에 등극했다. 그렇지만 당시 자산규모가 3조원이 채 되지 않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느라 8조원에 가까운 차입을 한 것은 결국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고, 사실상 '그룹 해체'가 시작됐다.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매각한 것은 물론이고 '알짜'로 꼽히던 금호렌터카, 금호타이어도 매각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사는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박인천(1901~1984) 창업주는 해방 직후 택시 2대로 사업을 시작했고 1948년 광주여객자동차(현 금호고속)를 설립해 운송사업에 본격 나섰다. 서울 광주 여객 사업을 주도하며 금호그룹은 호남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고(故) 박인천(사진 오른쪽 아래) 회장이 1946년 구입한 포드 디럭스 35년형과 내쉬 33년형. 이 두 대의 중고 택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가 됐다.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박인천 창업주의 타계 이후 장남 고(故) 박성용(1932~2005) 회장이 총수에 올라 12년간 경영을 맡았다. 대통령 비서실 경제 보좌관과 서강대 경제학 교수를 지낸 박성용 회장은 혜안과 경영 능력을 발휘하며 그룹을 전성기로 이끌었다. 1996년 차남 박정구(1937~2002) 3대 회장이 경영권을 이었고, 2002년 박정구 회장의 급작스런 타계로 삼남 박삼구 전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올랐다.


박삼구 전 회장은 앞서 언급한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동생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과 갈등을 빚었고,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으로 독립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지난 6월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수천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올해 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해체됐고 현재 금호건설 독자적으로 경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양대 주력사 금호고속, 금호건설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액은 2조3000억원 수준이고, 재계 10위 신세계그룹 매출액은 30조원 가량"이라며 "금호그룹의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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