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2024.04.29 (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로 식품업계가 연이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으로 내식이 늘면서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해외 역시 비슷한 상황에서 라면, 만두 등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전체 실적에 기여했다.
8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조2457억원, 1조3596억원으로 전년비 8.5%, 5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의 실적을 제외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10.9%, 73% 늘어난 14조1637억원, 1조415억원이었다. CJ제일제당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겼다.
식품사업부문은 전년비 12% 증가한 8조968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해외 매출이 31% 늘며 성장을 주도했다. 슈완스(2조8322억원)를 포함한 해외 매출은 4조1297억원에 이르며 약 46%의 비중을 차지했다. 비비고 만두를 앞세운 K-푸드 제품이 미국 등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며 이룬 성과다. 영업이익은 49.1% 늘어난 5110억원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 HMR 제품. [사진=더밸류뉴스(CJ제일제당 제공)]
농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각각 12.6%, 103.4% 증가한 2조6398억원, 1603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둘다 역대 최고치다. 농심은 "라면·스낵 등 국내 주력 사업 매출과 해외 사업 성장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식이 증가하자 자연스레 라면 수요도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라면 부문에서는 신라면과 함께 영화 ‘’기생충 효과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인기를 끌었다. 이 중 너구리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고 짜파게티도 연매출 20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온도 코로나19 특수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10.2%, 14.7% 증가한 2조2304억원, 3756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합산 80여종이 넘는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효율 및 수익 중심 경영 체질화를 통해 전 법인이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의 한국 법인은 매출액 7692억원, 영업이익 1238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은 매출액 1조원을 다시 돌파했다. 베트남 법인도 매출액 2920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뚜기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라면과 HMR 수요가 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냈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5958억원, 영업이익은 1984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0.0%, 33.8% 늘었다. 회사는 "HMR을 비롯해 상온·냉장·냉동식품, 면류의 판매 실적이 증가했다"라며 "선제적으로 판관비를 줄여 원가를 절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제품이 진열된 베트남 마트에서 고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오리온 제공)]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상과 삼양식품도 지난해 좋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대상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3조1276억원, 1932억원으로 전년비 5.52%, 48.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식이 증가하면서 조미료, 장류 판매 등이 호조를 보였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6649억원, 1029억원으로 전년비 22.31%, 31.4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대표 제품인 ‘불닭’ 시리즈의 해외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긍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내식이 트렌드가 되며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국내 외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에도 이런 성장세를 지속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