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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플러스에셋, 설계사 수익 떼먹어 논란

- 손보사 2사 수년 전 협약 종료되고 매출 근거 없어···제시 자료는 진위성 의심돼

  • 기사등록 2020-12-16 14: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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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에이플러스에셋이 시책비 중 일부를 계열사에 서비스 매출로 밀어주는 꼼수를 부려 설계사의 수익을 편취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 로고. [이미지=에이플러스에셋 홈페이지 캡쳐]16일 프라임경제에 따르면 편법 매출로 수혜를 입었다고 지목된 계열사는 AAI헬스케어다. AAI헬스케어는 ‘건강관리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2013년 설립됐으며, 에이플러스에셋에서 42.43%의 지분을 가졌다. 에이플러스에셋 박경순 대표와 전영하 부사장이 사내 이사로 등재돼 있기도 하다.


◆에이플러스에셋의 타 보험사 서비스 비용 대납 배경은?


AAI헬스케어는 손해보험사인 A사와 B사의 특정 보험 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 하에 에이플러스에셋으로부터 매달 각각 10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회사가 제공하는 회사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보편적 절차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이 A사와 B사의 서비스 비용 명목으로 AAI헬스케어에 자금을 집행하는 이상한 구조가 생긴 원인은 ‘시책’ 때문이다.


시책이란 업무 실행을 위한 비용으로 보험업계에선 보험사가 설계사의 판매촉진을 위해 제공하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그런데 에이플러스에셋은 보험사에서 받은 시책 중 일부를 원래 용도와 달리 AAI헬스케어에 비용으로 지불했다. 설계사들은 시책을 일종의 급여로 인식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설계사들은 수익을 편취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에이플러스에셋 관계자는 "대체로 원수사들이 AAI헬스케어에 수수료를 직접 지급하지만 일부 회사는 업무상 편의 등을 이유로 에이플러스에셋의 시책비에 서비스 수수료를 포함해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이를 전달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수사 시책을 계열사 매출로 돌리는 행위가 계열사 불법 자금 지원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무 대가 없이 매출을 지급한다면 불법자금 지원에 해당할 수도 있지만, AAI헬스케어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법자금 지원이라고 볼 수 없다"며 "만약 이 같은 불법행위를 한다면 회계 감사나 감독원 감사 등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인데, 어느 임직원이 전과자가 되고 해직될 수 있는 행위를 하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A·B사 이미 수년 전 업무 협약 종료?


그러나 에이플러스에셋의 이러한 해명은 모두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역설적으로 에이플러스에셋의 해명이 불법행위를 자인한 꼴이 됐다. 


에이플러스에셋에서 서비스 제공 중이라고 밝힌 A·B사는 "현재 AAI헬스케어에서 어떤 서비스도 제공받는 사실이 없다"며 "과거 AAI헬스케어와 계약을 맺은 적은 있지만 당시 비용은 자사에서 직접 지불했고, 시책에 헬스케어 비용을 포함시킨 적은 절대 없다"고 전했다.


프라임경제에서 입수한 AAI헬스케어와 A·B사의 '헬스케어서비스 업무 협약서'에 따르면 A사는 월정액 2000만원에, B사는 건별로 500만원에서 1500만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문서 어디에도 해당 금액을 시책에 포함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심지어 한 관계자는 "현재 AAI헬스케어가 아닌 타사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오랜 기간 부서를 근무한 직원만이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뿐"이라며 아주 오래 전 얘기라고 설명했다.


'헬스케어서비스 업무 협약서'에 따르면 A사의 계약유효기간은 2016년 1월30일까지이며, B사의 계약유효기간은 2017년 3월31일까지다. 또한 B사와의 협약서에는 ‘자동 연장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으며, A사와의 협약서에는 자동연장 여부에 대한 언급 자체가 빠져 있다. A사 역시 자동연장은 안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만일 계약이 자동 연장된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에이플러스에셋의 주장대로라면, 최소한 협약서에 명시된 의무가 지켜져야 했다. 


협약서에는 ‘이용 건수에 대한 증빙을 위해 매월 5일 전체 이용대상 고객의 통화량(Log data)을 제출할 것’이라 명시돼 있는데, 보험사 현업에서 서비스가 유지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점에 비춰볼 때 이 의무는 이행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음은 명백하다. 즉, 설계사가 에이플러스에셋에서 시책 중 일부를 편취했다고 주장하는 이유 역시 일리 있음을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서비스 시행 여부는 차치한다 하더라도 서비스 주체조차 없는 서비스 매출로 보험사에서 받은 시책 중 약 10억원(에이플러스에셋이 해당 기간 양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았다고 주장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매출에 대한 추정치) 상당을 계열사 매출로 지불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제시 자료의 진위여부는?


앞서 에이플러스에셋은 실제 서비스 데이터를 IT 담당이 정리한 것이라며 월별 이용자수와 상담건수 데이터를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셀에 정리된 데이터는 마치 실제로 서비스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일만한 수치로 가득했지만, 그저 엑셀 파일일 뿐 실제 로그 데이터를 확인시켜 주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측이 제시한 자료의 진위여부를 판단할 순 없지만 여러 정황상 본 자료는 프라임경제의 취재에 대응하기 위해 급조한 가짜 데이터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홍보담당자가 직접적으로 속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거짓 데이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진 않으며, 단지 누군가 비난을 면하기 위해 실체가 없는 데이터를 만들어 제공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것이 프라임경제의 입장이다.


이와 같은 의심의 배경에는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는 곽근호 회장과 측근으로 구성된 경영진이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주요 인사는 대부분 곽 회장이 몸 담았던 삼성 출신의 지인들로 가득하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업무 프로세스는 과도한 탑다운 방식에, 주변 인사들은 제대로 된 업무처리보다 곽 회장의 눈치를 보기 바쁘다는 평이다.


이에 프라임경제는 “당장 닥친 문제를 숨기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다는 가정 하에, 단순히 비난을 면하기 위해 담당 임원이 허위로 보고한 자료를 진실로 오인해 당당히 관련 자료라 제시한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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