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테슬라·애플, 코로나19 불황 속 액면분할 ’치트키’ 이용한 주가 상승

- 액면분할 발표 후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 급등

-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에 일각에선 우려

  • 기사등록 2020-09-01 16:53:16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권용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속에서 다수의 기업이 영업실적 하락으로 주가하락을 겪고 있는 반면 테슬라와 애플는 액면분할 후 첫 거래에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3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비 223.82포인트(0.78%) 하락한 2만8430.05포인트를 기록했다. 약세를 보였음에도 1984년 이후 8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79.82포인트(0.68%) 상승한 1만1775.46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날 주가지표의 상승은 양사의 액면분할의 결과였다. 애플은 기존 주식 1주가 4주로 분할된 주식이 주당 4.23달러(3.4%) 상승한 129.04달러로 마감했다. 1주가 5주로 쪼개진 테슬라 주식도 55.64달러(13%) 폭등한 498.32달러로 뛰었다. 덕분에 나스닥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다우 존스30에는 테슬라가 포함 되어있지 않아 애플의 액면분할로 주가가 낮아졌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인 나스닥과 달리 다우지수는 주가 가중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 가중방식은 주식가격의 평균값을 계산하여 산출하기 때문에, 이 방식은 액면분할시 분모의 주식수가 왜곡되어 주가지수가 왜곡된다.


전력 충전 중인 테슬라의 전기차(왼쪽부터)와 애플의 주력 상품 아이폰. [사진=더밸류뉴스(픽사베이 제공)]

양사의 액면분할 발표 후 국내 투자자의 매수 결제 규모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7월 30일 액면분할을 발표한 이후 해당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결제 규모는 11억903만달러(약 1조3164억원)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액면 분할을 발표했던 테슬라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 역시 뜨거웠다. 테슬라가 주식을 5분의 1로 분할한다고 발표한 8월 11일 이후 테슬라 매수 결제 규모는 9억8117만달러(약 1조164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 매수 상위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린 아마존(3억5234만달러), 엔비디아(3억1365만달러)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이 같은 통계 수치는 국내 증권사 창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 외화증권 규모다. 대부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로 추정된다는 게 예탁결제원의 설명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양사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사이 이들 주가는 크게 올랐다. 액면 분할 발표 이후를 기준으로 했을 때 테슬라 주가는 무려 77%나 상승하며 주당 가격이 2200달러(약 260만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애플 주가 역시 35% 올랐는데, 이 기간 애플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달러(약 2365조6000억)를 돌파했다.


월스트리트(왼쪽부터)와 NYSE(뉴욕증권거래소). [사진=더밸류뉴스(픽사베이 제공)]
양사의 액면분할은 경제불황 속에서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우량주, 기술주에 투자하려는 개인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오메가 어드바이저스 창업자인 리온 쿠퍼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모두가 액면분할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양사의 주식에 몰려들어 주가가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5달러 지폐를 내어주고 1달러 지폐 5장을 받는다고 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사의 액면분할을 통한 주가 급등은 시장 과열의 징조라고 경고했다.


danielkwon11@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09-01 16:53:1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4차산업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