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LG와 삼성의 ‘TV 화질 싸움’ 이번엔 조용할까

- CES 2020 주관협회, 상호 비방 금지조항 제정..."성숙한 경쟁 펼쳐야"

  • 기사등록 2019-12-26 17:32:23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TV 화질’을 놓고 날선 공방을 펼쳐온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서로에 대한 공격을 잠시 멈출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0'을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시 참가 계약서에 참가 업체 간 상호 비방을 금지하는 조항을 만들었다.

 

CTA의 계약서 약관 19조와 21조에 따르면 참가업체는 참가자의 제품만을 전시할 수 있으며 관람객이 보기에 부적절하고 공격적인 콘텐츠의 전시와 시연은 자제해야 한다. CTA는 이를 위반한 전시업체를 전시장에서 철수시키거나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CTA가 이런 원칙을 둔 이유는 지난 9월 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발발된 LG와 삼성 간의 TV 전쟁 때문으로 관측된다.

 

당시 IFA 2019에서 LG전자는 자사 전시장에 화질을 비교 시연하는 코너를 만들어 삼성 TV를 공격했다. 비교 대상은 올레드TV와 QLED(양자점 발광다이오드) TV가 아니라 나노셀 TV와 QLED TV였다.

 

LG전자는 삼성 등의 QLED TV는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일종이기 때문에 LG의 올레드TV와 비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화질 선명도(CM) 평가에서 LG 나노셀과 올레드TV는 모두 기준치인 50%를 넘는 약 90%에 이르지만 QLED TV는 12%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QLED 8K TV가 국제 해상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완전한 8K TV라고 지적한 것이다.

 

당시 LG전자 박형세 TV사업운영센터장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TV는) 픽셀 수로는 8K가 맞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8K가 아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LG전자의 올레드 TV. [사진=더밸류뉴스]

이에 삼성전자도 이날 브리핑을 열고 "8K TV의 화질은 CM 값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평가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시연을 통해 LG의 8K 올레드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8K 이미지 파일과 8K 동영상을 띄운 결과 글씨가 뭉개지거나 화면이 깨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삼성전자측은 “LG 측이 먼저 자사 제품을 비방해서 방어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간 8K 화질 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서로의 TV 광고를 제소하면서 더욱 과열됐다. LG전자는 9월 19일 QLED TV는 자발광이 아니라며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약 한 달 만인 10월 18일 LG전자의 TV 광고가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공정위에 맞제소했다.

 

삼성전자의 8K QLED TV. [사진=더밸류뉴스]

세계 1, 2위인 국내 TV업체가 서로를 향해 비난을 하며 ‘진흙탕 싸움’을 하는 행태에 대해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졌다. 해외에서 상대방의 제품과 기술력을 헐뜯는 공격에 되려 중국과 일본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월 전자산업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국내 업계가 과도한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성 장관은 "같은 업종 내 대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내부 갈등이 경쟁자들의 어부지리가 되지 않도록 성숙한 경쟁 문화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CES 2020에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삼성과 LG가 상호 비방전을 자제하고 성숙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shs@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9-12-26 17:32: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삼성SDS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