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YG엔터테인먼트로부터 600억원대 투자금을 회수함에도 불구하고 YG 주가 하락으로 80억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YG에 따르면 LVMH는 2014년 10월 산하 투자회사 ‘그레이트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YG에 투자했다.
당시 LVMH는 YG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으로 610억5000만원을 투자하면서 보통주도 함께 사들여 양현석 전 대표에 이은 2대 주주(지난 6월 말 기준 지분율 9.53%)로 올라섰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주당 4만4900원에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5년 후 원금(610억5000만원)에 연 2%의 이자를 더해 총 674억원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발행됐다. 상환일 시점에 주가가 4만4900원을 넘어서면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얻거나 그보다 낮으면 투자금으로 회수해 손실을 피하는 방식이다.
올해 들어 버닝썬 사태 등 악재로 YG주가가 급락하면서 전환가격보다 낮아지자 LVMH는 상환을 요구했다. YG는 오는 15일자로 674억원을 돌려줄 예정이다.
문제는 LVMH가 YG 보통주도 함께 매입했다는 것이다. 당시 LVMH는 양현석 전 YG 대표 프로듀서로부터 보통주 50만3588주를 주당 4만410원에 샀다. 이를 통해 양 전 대표는 203억5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LVMH가 상환전환우선주에 따른 674억원을 돌려받더라도 보통주는 여전히 남아 있어 YG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VMH가 보유한 YG 보통주의 평가손실은 지난 11일 기준 YG 주가 2만3950원으로 주당 1만6460원이며 총 82억9000만원에 이른다.
LVMH가 상환전환우선주 투자로 받을 이자수익 63억5000만원과 비교해도 손실이 더 크다. LVMH가 손실 확정을 감수하고 손절하지 않는 한 YG 주가 상승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YG 실적은 상반기 영업손실 20억원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작년동기대비 약88% 감소한 3억원에 그치는 등 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양 전 대표의 성접대가 무혐의 처분되는 등 YG 주가의 악재가 조금씩 가라앉는 분위기인 것은 LVMH로서 기대를 갖게 할 만한 점이다.
SK증권 전영현 애널리스트는 14일 보고서에서 “지난 6개월간 진행된 국세청의 YG 세무조사는 지난 9월 60억원의 추징금 부과로 마무리됐다”며 “향후 아티스트 활동 재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실적 추정치 상향을 동반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