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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최근 수년 사이에 양적으로 크게 팽창했다. 올해 초 문재인 정부가 '제2벤처붐' 육성에 나서면서 관심도 높아졌다. 

그렇지만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개선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 정부 주도 스타트업 육성시스템, 민간 주도로 바뀌어야 


무엇보다도 한국의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정부가 주요 출자자인 모태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양적 성장을 이루어왔다. 


[자료=한국벤처투자]


지난 2017년 12월 기준 국내 벤처펀드 결성규모는 20조 1417원이며, 이 가운데 모태출자펀드 규모는 4조5779억원으로 73%를 차지하고 있다. 모태펀드는 2000년대 초 벤처기업 위기로 침체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년 도입된 민관공동펀드로 중기벤처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가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정부 부처가 결성한 모태펀드가 자금을 조성해 펀드, VC(벤처 캐피탈) 등의 운용사에 위탁하면, 이것이 스타트업, 벤처에 흘러 들어가는 구조이다.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가 한국의 스타트업 육성에 기여한 부분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주도로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정책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보수적 소극적 투자 경향이 커지고, 과감한 모험 투자를 비롯한 투자 전문성 및 역량 제고에는 미진했다"고 지적한다.


2018년 기준. 단위 100만달러. CAGR(연평균 성장률)은 최근 7년 기준. [자료=한국무역협회]


◆ 민간 투자자에게 과감한 인센티브 부여해야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민간 투자 주체의 자유로운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도정 에셋디자인 투자자문 대표는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것은 자금의 양적 확대보다 과감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라며 "과감한 규제 철폐를 민간 주도 자본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핀테크, 헬스케어, 모빌리티 산업의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산업의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경우 스타트업 투자 활력 제고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이달초 발간한 '한미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에 따르면 글로벌 누적 투자액 상위 개 스타트업 가운데 40.9%가 한국시장에서는 규제로 인해 비즈니스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실리콘밸리에서 조건부지분투자(SAFE)를 비롯한 다양한 액셀러레이터 투자방식을 허용하고 있고, 모태펀드 의무출자 규정 페지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스타트업 강소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의 경우 모태펀드인 요즈마 펀드(Yozuma fund)가 시장 친화적이다. 요즈마 펀드는 10개 중 6개의 내부 수익률(IRR)이 100%를 상회했고, 8개의 정부 지분에 대해 콜옵션이 행사됐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

김영익 교수는 "투자 인센티브를 개선하고 VC에 대한 과감한 지원책을 시행한다면 한국의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도 민간이 주도하는 미국식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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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27 08: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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