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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혁신하자] ④한국, '시리즈C' 이후 투자 늘려야

- 정부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가 스타트업 육성 주도

  • 기사등록 2019-05-25 13: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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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엑시트(Exit). 


'투자한 이후의 출구 전략'이란 뜻으로 VC(벤처 캐피탈), 기관, 사모 펀드 등이 스타트업이나 기업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엑시트 방법으로는 IPO(기업 공개), 매각, M&A(인수합병) 등이 있다. 투자자로서는 엑시트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내느냐에 따라 스타트업이나 기관에 투자한 성과가 판가름난다.  


한국무역협회가 이달초 발간한 '한미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에 따르면 한국은 엑시트에 관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미흡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 지난해 한국 엑시트 한자리수(9건)에 불과


먼저 엑시트에 대해 살펴보자. 한국은 한미중 3국 중 엑시트 규모가 가장 작았다. 

지난해 한국의 엑시트는 총 9건으로 미국 928건, 중국 68건임을 감안하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었다. 한국의 엑시트 9건을 내역별로 살펴보면 IPO 3건, M&A 6건이었다.  M&A 6건 중 5건은 리디, 쏘카, 스타일쉐어, 직장, 마켓디자이너스였다. 


한국(왼쪽), 미국(가운데), 중국(오른쪽). 단위 개. 자료 : CB인사이트. [편집=더밸류뉴스]

미국의 경우 지난해 엑시트는 928건으로 최근 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928건을 내용별로 살펴보면 M&A(825건)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IPO는 83건이었다. M&A의 집행한 상위 투자자는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시스코 시스템즈, 아마존 등으로 ICT(정보통신기술) 대기업이 M&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엑시트는 모두 68건으로 최근 5년 연평균 21% 증가하고 있다. 68건을 내용별로 살펴보면 M&A 34건, IPO 34건이었다. 중국 M&A의 상위 투자자는 알리바바로 배달앱 스타트업 어머러(ele me)를 5억달러에 인수했다. 

 

◆ 한국, '시리즈C' 이후 투자 급감


시드 · 엔젤 투자를 받은 한국, 미국, 중국 스타트업의 성장 경로를 살펴보면 한국은 '시리즈C' 이후 투자가 빈약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시리즈 A · B까지의 후속투자 유치 비중은 3국 중 가장 높았으나 시리즈 C부터는 15%로 급격히 감소해 후기 투자 생태계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왼쪽), 미국(가운데), 중국(오른쪽), 단위 %. 자료=CB 인사이트. [편집=더밸류뉴스]

미국의 경우 시리즈 A 단계부터 엑시트가 활발(8.6%)했고, IT대기업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뒤를 이을 유니콘 스타트업 ‘펄프스’의 상장으로 투자 생태계의 선순환이 기대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한 중국은 풍부한 유니콘 기업(6.8%) 기반으로 향후 엑시트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주력은 정부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 투자 주체에서도 한국, 미국, 중국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스타트업 투자의 주력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다. 정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가 대표적이다. 팁스란 정부가 지정한 엔젤 투자사, 벤처 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 민간 운영사가 유망 기술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운영사의 엔젤투자(1억원 내외)와 연계해 정부가 R&D(연구개발) 자금을 최대 5억원으로 매칭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초기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4~2018년 합산 기준. [자료=CB 인사이트]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 벤처스의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있고,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후속 투자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벤처스의 한국신용데이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넵튠, 키즈노트 등에 투자자로 참여했고, 키즈노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알토스 벤처스는 미국계 VC로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쿠팡, 비바 리퍼블리카가 세콰이어 캐피탈, 페이팔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데 기여했다. 


미국의 경우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등 높은 명성으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액셀러레이터들이 네트워킹 멘토링 등 독보적인 자원 제공을 통해 스타트업 발굴 및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을 발굴한 와이콤비네이터는 동문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지원해 스타트업 성공의 보증수표로 불리고 있다. 


중국은 매트릭스 파트너스 차이나(Matrix Partners China),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Sequoia Capital China)를 비롯한 미국계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하다.  이들 미국계 들은 실리콘밸리와 중국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계 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중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으로 VC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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