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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우리나라 증권사들이 한 해 동안 해외에서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총 1억2283만달러로 전년도 1396억원에 비해 155.7% 뛰었다.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해외에 현지법인을 둔 증권회사는 14곳에 이르며, 13개국에서 47개 현지법인과 15개 해외사무소 등 62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중 비교적 빨리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은행에 비해 증권이나 보험사 등은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6년 해외법인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450만달러(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7년에는 4800만달러(546억원)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순이익을 두 배 이상 늘리며 수익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 법인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데는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증권사들의 업무 범위 확대와 투자은행(IB) 사업의 호조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증권사 해외현지법인의 자기자본은 47억3000만달러로 전년 말 대비 81.9% 증가했으며, 이는 해외진출 증권회사 자기자본(37조7000억원)의 14%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미래에셋대우 빌딩. [사진=더밸류뉴스]

지난해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들은 중국을 제외한 미국, 홍콩, 베트남 등 총 11개 지역에서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위탁·인수 수수료 및 이자수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역별 순익 규모는 홍콩이 5780만달러로 가장 컸고 베트남(1830만달러), 인도네시아(1770만달러), 미국(1620만달러), 인도(570만달러), 브라질(350만달러), 영국(240만달러), 태국(210만달러), 싱가포르(40만달러), 몽골(10만달러) 등에서도 흑자를 냈다. 


특히 9개 증권사가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미국에서 순이익 증가 폭이 커지면서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미국 현지법인은 2017년 1320만달러(150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620만달러(184억원)로 순이익이 200% 이상 증가했다.


다만 중국의 경우 경제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분재 여파로 인해 지난해 유일하게 130만달러(14억7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중국 현지법인은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인가를 받은 금융투자회사가 아니라, 상무국에 일반자문회사로 등록해 운영 중이다. 때문에 투자관련 자문 이외에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영업을 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새롭게 증권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투자 지역으로는 베트남이 꼽힌다. 베트남에 자리 잡은 국내 증권사 현지법인은 5개사, 사무소는 2개소이다.


최근 한화투자증권도 베트남 HFT증권을 인수하면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2일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SSC)로부터 HFT증권 지분 인수와 관련한 최종 인가를 받았다. 


지난 2003년 설립된 HFT증권은 하노이에 본사를 둔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온라인 주식거래 전문 증권사로, 한화투자증권은 지분 90.05%를 확보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해외점포 비중은 2016년 29.4%에서 작년 33.9%로 상승 추세에 있다.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6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인도네시아(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인도(미래에셋대우), 베트남(KB증권) 등으로 법인을 확장했다.


그 중 미래에셋대우는 인도를 비롯한 10개 지역에서 12개 현지법인과 3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2017년에는 홍콩, 베트남, 뉴욕 등 3개 현지법인에서 총 5930만달러(674억원)를 증자하며 영업규모를 늘리기도 했다.

또한 뉴욕 현지법인에서 중개·IB업무 확대 및 PBS(prime brokerage service; 헤지펀드 지원 금융서비스) 신규영업을 통해 수익원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다. PBS란 헤지펀드에 증권대차, 신용공여, 담보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김범석 미래에셋대우 홍보팀장은 "PBS 사업을 시작하면서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과 인력 확보에 소요됐던 비용이 컸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흑자폭을 늘렸다"며 "올해 흑자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에는 어느 정도의 한계도 지적된다. 동남아 등 일부 지역으로 국한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점,  IB 해외법인 신용공여가 자기자본법에 의해 막혀 있는 점 등이다.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가운데 해외법인의 신용공여가 가능한 곳은 금융지주 산하에 있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두 곳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 악용 가능성과 재무상태 리스크 전이 등의 이유로 계열사 관계에 있는 법인에 대해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 

해외법인 신용공여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외 진출 시 발생하는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해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잠재 리스크와 건전성에 미치는 요인 파악 등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ys@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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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4-28 19: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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