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대표이사 김창한)이 배틀그라운드(PUBG)의 꾸준한 흥행을 발판 삼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9700억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92%에 상당하는 것으로 놀라운 수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크래프톤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지난 29일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누적 매출은 2조6616억원, 영업이익은 9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3%, 38.3% 증가했다. 하지만 일회성 영업외비용으로 순손실이 났고, 특정 게임에 치우친 매출 구조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신작으로 진정한 기업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 배틀그라운드의 진화…UGC 수익화로 플랫폼 체질 개선
본업인 PUBG IP의 확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 프랜차이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고, 2분기 PC 플랫폼 매출은 신규 모드(제노포인트 등) 도입과 서브노티카2 실적 반영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5604억원을 기록해 분기 최초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모바일 매출 역시 2분기 4510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1조1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크래프톤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중심의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2분기 기준 누적 창작 맵은 540만 개를 넘어섰고, 330억 회 이상의 매치 플레이가 이루어졌다. UGC 모드 체류시간이 전체의 10% 중반에 달하며 핵심인 클래식 배틀로얄 모드(20%)에 근접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모바일에 신규 재화 'WOW 토큰'을 도입해 창작자 보상과 인앱 구매가 동반 상승하는 선순환 수익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컨퍼런스콜에서는 외부 IP 활용 방안도 구체화됐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ADK(애니메이션 IP) 시너지에 대해 "단순 콜라보를 넘어선 구체적인 성과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며 "미·중 이슈 등으로 ADK 광고 비즈니스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회복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게임 밖 물리 법칙 품는 AI…루도로보틱스로 딥테크 인프라 구축
단일 IP 중심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신작 라인업과 딥테크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브노티카2'는 얼리 액세스 출시 22일 만에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하며 초기 흥행을 기록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서브노티카2 이용자의 절반가량은 전작을 경험하지 않은 신규 유저층"이라며 "약 2년간의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글로벌 팬덤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의 '서브노티카2'는 얼리 액세스 출시 22일 만에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하며 초기 흥행을 기록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
크래프톤은 오는 8월 독일 게임스컴 2026에서 PUBG 스튜디오 신작을 비롯해 '노 로우',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언바운드' 등 2027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는 5종의 신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의 검증을 받는다.
인공지능 분야 영역 확장도 본격화한다. 단순히 게임 내 NPC를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미국 자회사 루도로보틱스를 중심으로 게임 데이터를 활용해 현실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피지컬 AI'와 월드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현재 소형 온디바이스 모델인 'PUBG Ally'의 기술 검증이 완료됐으며, 콘텐츠 재미 요소를 넘어선 수익화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 일회성 적자에도 주주환원 4000억 육박…장기적 IP 다변화 과제
2분기 외형 성장 이면에는 영업비용 증가와 일시적 순손실이라는 재무적 변수가 공존한다. 서브노티카2 직접 서비스와 PUBG PC 매출 증가로 앱 수수료가 늘고, ADK 편입 등으로 지급수수료가 증가하면서 2분기 영업비용은 8793억원(전년 동기 대비 +111.4%)을 기록했다.
특히 자회사 언노운월즈 인수 당시 경영진에 약속한 언아웃(조건부 성과급) 지급을 놓고 미국 법원에서 벌이던 소송이 최근 합의에 이르며 3167억원의 일회성 영업외비용이 반영됐고, 이로 인해 2분기 29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크래프톤은 지난 29일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중 1000억원의 자사주를 추가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였다. [자료=크래프톤]
일시적 적자 전환에도 크래프톤은 주주환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상반기에만 자사주 취득과 감액배당으로 지난해 연간 집행액을 상회하는 3996억원을 집행했다. 나아가 3분기 중 1000억원의 자사주를 추가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였다.
일회성 리스크 해소와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시행과 더불어,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단일 IP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크래프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서브노티카2'의 정식 출시 전까지 완성도 제고와 커뮤니티 신뢰 확보에 주력하고, 신규 IP의 잠재력을 검증해 차세대 프랜차이즈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게임스컴에서 공개될 신작 5종의 성과가 향후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출 실질적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