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대표 이윤태)이 최근 5년간 배당성향 30% 기조를 이어오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본업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의 수익성 저하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LX세미콘 매출액 비중. [자료=LX세미콘 사업보고서]
◆배당성향은 일정, 주당배당은 ‘롤러코스터’
LX세미콘은 2015년 LG디스플레이 시스템IC사업부 영업양수로 설립된 후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 왔다. 주로 30% 내외로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에서 얼마만큼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서 계산한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얼마나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나를 가늠하는 잣대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 LX세미콘은 배당성향은 일정하지만, 주당배당금이 크게 변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LX세미콘 최근 연도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2021년에는 DDI 호황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92.3% 급증해 주당 54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작년에는 영업이익이 2021년(3696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1671억원에 불과해 2400원의 주당배당을 지급했다.
LX세미콘의 주가는 2021년 12월에 최고치인 16만8800원을 기록한 후 지난 26일 5만4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주환원 좋지만 성장 발판 마련 병행
주당배당금의 변동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업계는 LX세미콘의 주력 제품인 DDI 판매가 제한적인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DDI 업계 자체는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경쟁사와의 치열한 공급 경쟁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부터 주요 고객사였던 LG디스플레이가 모바일용 OLED DDI 공급을 대만의 노바텍으로 이원화 함에따라 LX세미콘의 DDI 점유율이 하락했다.
정원석 iM증권 애널리스트는 ‘LX세미콘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 수혜가 강했던 지난 2022년 이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의 사업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Apple의 DDI 공급사 다변화 등으로 인해 DDI 단일 제품에 의존하는 성장에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신규 성장동력은 차량용 방열기판으로...1000억 규모 투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X세미콘은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 유닛(MCU), 방열기판 등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LX세미콘은 차량용 방열기판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2022년 경기도 시흥시에 3000평 규모의 방열기판 공장을 준공하며 약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 4월부터 친환경 차량용 방열기판의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차량용 방열기판은 전기차 파워모듈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주는 핵심 부품으로, 높은 방열 성능과 신뢰성을 요구한다.
LX세미콘의 방열기판은 기존방식과 차별화된 MDB(Metal Diffusion Bonding) 공법을 적용해 품질을 향상시켰다. MDB 공법은 얇고 균일한 금속층으로 세라믹과 구리를 접합하는 기술인데, 접합면을 얇고 균일하게 접합할 수 있어 열적, 기계적 신뢰성이 높다.
LX세미콘은 경기도 시흥시에 3000평 규모의 방열기판 공장을 준공하고 지난 4월부터 친환경 방열기판의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사진=LX세미콘]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의 지난 1분기 DDI 매출 비중은 여전히 9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사업인 DDI를 견고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이 심화된 ‘레드오션’인 만큼 새로운 미래 먹거리 탐색은 필수적이다. LX세미콘이 차량용 반도체와 방열기판 사업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