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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1분기 17.6억 흑자+미국 진출 더블 호재…'샛별의 역습' 시작됐나

-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익 흑자…장기적 성장 위해 근본적 수익 구조 개선 필요

- 수익성 개선으로 IPO 재도전 청신호…고평가•FI•공모시장 위축은 우려

- 한달간 '컬리USA' 시범 운영...역직구 서비스, 주문 후 48시간 내 미국 전역 발송

  • 기사등록 2025-07-16 16: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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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컬리(대표이사 김슬아)는 2015년 기업의 서비스명인 샛별처럼 시장에 등장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컬리는 당시 밤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배송하는 파격적인 모델로 유통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창업 10여 일 만에 8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8개월 만에는 월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급속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류비와 마케팅 비용으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렸으나, 지난 1분기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이제 컬리는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컬리USA몰' 시범 운영을 통해 48시간 내 미국 전역 배송 서비스를 테스트하며, 미국 시장에서도 샛별 배송으로 불리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가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컬리, 1분기 17.6억 흑자+미국 진출 더블 호재…\ 샛별의 역습\  시작됐나컬리의 지배구조와 현황. 단위 %. 2025. 6. [자료=컬리 사업보고서]

◆10년만에 영업이익 흑자…관비 785억 절감하며 비용구조 혁신 결실


컬리가 지난 1분기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10년간의 적자 터널을 벗어났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80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7억6100만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매출 7.7% 증가,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20억원이 개선된 수치다. 전체 거래액도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8443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

컬리, 1분기 17.6억 흑자+미국 진출 더블 호재…\ 샛별의 역습\  시작됐나컬리 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주목할 점은 조정 EBITDA 기준으로 지난해 1-3분기 누적 117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2023년 -1077억원에서 지난해 137억원으로 대폭 개선된 조정 EBITDA는 컬리의 본질적 수익성 회복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는 '매출 성장 우선'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전략 축을 전환한 결과로 분석된다.


컬리의 수익성 개선은 비용 구조 혁신에서 비롯됐다. 2023년 송파 물류센터 정리 후 김포, 평택, 창원 물류센터로 기능을 분산하며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판매비와 관리비도 2021년 7950억원에서 2023년 7165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과 빅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 '데멍이' 도입으로 재고 관리와 폐기 비용을 최소화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컬리, 1분기 17.6억 흑자+미국 진출 더블 호재…\ 샛별의 역습\  시작됐나컬리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이 이뤄졌다. 2023년 -10% 미만이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0.8%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됐다. 다만 안정적인 영업이익률 확보를 위해서는 은행 평균 이자율(3%)의 2배 이상 수준까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앞으로 컬리가 지속 가능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시적 비용 절감 효과를 넘어선 근본적 수익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높은 판관비 비중과 물류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멤버십 서비스 확대, 3P 및 풀필먼트 사업 강화 등 고수익 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2분기부터 계획된 공격적 마케팅 투자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신선식품→뷰티→글로벌…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속도↑


컬리가 신선식품 중심의 마켓컬리에서 뷰티, 퀸커머스, 해외 진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2022년 11월 출시한 뷰티컬리는 글로벌 럭셔리부터 K-뷰티 브랜드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며 전체 거래액의 약 10%를 차지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특히 럭셔리·인디 브랜드 판매 호조로 뷰티컬리 거래액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컬리, 1분기 17.6억 흑자+미국 진출 더블 호재…\ 샛별의 역습\  시작됐나컬리 매출액 비중. [이미지=더밸류뉴스]3P(판매자배송)와 FBK(풀필먼트 서비스) 사업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3P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했으며, FBK 거래액은 약 10배 성장했다. 이는 컬리의 물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입점 업체들에게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로, 기존 직매입 모델 대비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입점사 물류 일괄 관리를 통한 시너지 창출로 컬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퀵커머스 서비스 '컬리나우'는 1시간 이내 배송을 통해 도심권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새벽배송과 차별화된 즉시 배송 니즈를 공략하며, 유료 멤버십 혜택과 연계해 충성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2023년 8월 출시한 멤버십 서비스 '컬리멤버스'와 함께 고객 경험 강화와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미국 거주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컬리USA몰' 베타 테스트에 돌입한다. 한국 평택 물류센터에서 출발해 48시간 내 미국 전역에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DHL과 협력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있다. 미국 내 K푸드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 확산을 배경으로 한국 교민과 현지인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컬리, 1분기 17.6억 흑자+미국 진출 더블 호재…\ 샛별의 역습\  시작됐나컬리가 지난달 13일 USA 엠버서더 모집 공고를 올렸다. [사진=컬리USA 공식 인스타그램]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도 주목할 부분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입점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을 도모하고, 네이버의 컬리 지분 인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쿠팡, 이베이 등 경쟁사 대응을 위한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고객 기반 확대와 시장 점유율 제고가 목표다. 연내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이 제휴는 컬리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 지분 5.69%로 희석…IPO 재도전은 긍정과 우려 공존


김슬아 대표는 미국 웰즐리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채권 업무를 담당했고,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 싱가포르 테마섹홀딩스, 베인앤드컴퍼니 등 글로벌 금융·컨설팅 회사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15년 마켓컬리를 설립하며 국내 신선식품 이커머스 시장을 개척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컬리를 성장시켰다. 2021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매출 2조1956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2023년부터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해 물류 자동화, 빅데이터 기반 주문 예측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대폭 개선했다. 현재는 컬리 CEO뿐만 아니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으로도 활동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컬리, 1분기 17.6억 흑자+미국 진출 더블 호재…\ 샛별의 역습\  시작됐나컬리 지분 비중. [자료=더밸류뉴스]하지만 지속적인 투자 유치 과정에서 김 대표의 지분율은 크게 희석됐다. 올해 1분기 기준 김 대표의 지분율은 5.69%이며,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13.49%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힐하우스캐피탈(9.93%),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8.51%)가 뒤를 잇고 있어 해외 자본의 영향력이 큰 상황이다. 2023년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퀴티와 아스펙스캐피털로부터 총 1200억원을 투자 유치하면서 전환우선주 조건에 따라 투자자에게 유리한 지분 구조로 변경된 것이 원인이다.


IPO 재도전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신호와 우려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 2022년 상장 예비심사 통과 후 시장 환경 악화로 철회됐던 IPO가 1분기 흑자 전환을 계기로 재추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 등이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를 키우고 있다. 다만 2021년 4조원으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가 16일 현재 장외 시가총액 7267억원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어서 IPO 밸류업이 시급한 과제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서는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 시장 점유율 확대, 투자자 신뢰 회복이라는 세 가지 관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특히 높은 FI(재무적 투자자) 비중과 창업자의 낮은 지분율은 IPO 과정에서 경영권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진출 등 글로벌 확장과 사업 다각화 성과가 지속된다면 2025~2026년 내 IPO 재도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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